Spoiler ALERT!

갑자기 생각나서 써보는 글이다


마왕히스가 왜 히스클리프가 캐서린을 죽인거라고 그렇게 굳게 믿고 단정짓는지 생각해 봤거든. 정말로 히스가 캐시를 죽인것이다 그렇게 단정짓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근데 다시 보니까 이미 나왔었네.



일단 히스클리프가 역정내는 거에 비해 자존감은 오히려 바닥을 친다는 건 여러 번 묘사되었지.


그리고 그 때문에 히스가 캐시랑 어린 시절을 보낼 때,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에 휩싸여 있었고, 그래서 캐서린의 품위발언 듣고는 워더링하이츠 뛰쳐나간 거고.



그리고 20번구 기적때 히스가 이야기했듯이, 본인은 그 이후로 보란듯이 성공해서, 캐서린이 자기를 버린 걸 후회하고 그제서야 본인에게 오기를 바랐던 거지. 이건 다른 세계의 마왕히스도 마찬가지였을 듯.


근데 정작 워더링하이츠에 돌아와보니, 캐시는 죽어있었고, 심지어 캐시가 죽는 순간까지 히스 본인에 대해서는 아무 이야기 하지 않았다는 것을 듣고나니 본인이 지금껏 캐시에게 어울리는, 캐시가 붙잡고 싶어할 그런 사람이 되려던 게 통째로 쓸모없게 된것임.


결국 그 상황에서, 기존에 있던 낮은 자존감에 이 히스클리프는 본인에게 잘못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거야. 물론 히스클리프가 떠나고 그 상심에 쇠약해져서 캐시가 죽은거에 보탠 것일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래야 본인이 캐서린에게 제일 중요한 사람이니까. 그래야 캐시가 죽었어도 본인이 계속 존재할 이유가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라도, 자기에게 책임을 전부 돌리면서도 캐서린을 놓아주고 싶지 않았던 거지.


그래서 그런 자책의 끝에 도달해 미쳐서 다른 세계까지 손을 뻗친 결과가 마왕 히스클리프인 거고.



그리고 우리 히스클리프도 이를 드디어 깨닫고는 최종전에서 마왕히스에게 이렇게 일갈하는 거지. 결국은 마왕히스 본인이 캐시를 상실한 고통에 본인의 열등감과 강박을 잘못 표출해 버린것이 잘못이라는 걸.


보스전 가사도 좀 과대해석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보면 중의적이라 생각되는게, 


-> I must be the reason why you have given up your smile


이게 "네가 웃음을 잃은 이유는 나일수밖에 없어."라고 해석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네가 웃음을 잃은 이유는 나여야만 해."라고도 할수 있거든? 그러니까 본인이 반드시 캐시에게 제일 영향을 미쳤어야 한다는 거의 강박에 가까운 생각이 담긴 가사일 수도 있다는 거지.


이랬는데 정작 또 모든 캐서린은 본인 때문에 히스가 불행해진다고 모든 캐시를 삭제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니 진짜 마음이 어긋나도 제대로 어긋났네.


아무튼 그냥 갑자기 6장 여운 왔다가 쓴 글이니 재밌게 봤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