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그녀가 나한테 이름을 붙이기 전,
나는 한 마리의 귀에 불과했다.

"소녀여, 원하는 걸 말해라. 평생을 부유하게 살고 싶다면 죽을 때까지 낭비해도 남아 넘치는 금은보화를 주리라. 평생을 걱정 없이 살고 싶다면 그 무엇으로도 해해지지 않는 몸을 주리라. 평생을 사랑받으며 살고 싶다면 백마의 남편을 내 곁에 보내주리라. 자 무엇을 원하나 소녀여."

그렇기에 신이 되고 싶어서,
사람의 감각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나는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제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제가 아껴주고 사랑해 줄 수 있는 여동생 뿐입니다."




"이야, 설마 전설의 귀객이 이런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되었을 줄이야."
"웃지마라 대흥산선. 더 늙어보인다."
"여자아이한테 쓰다듬받는 여자아이한테 늙어보인다는 말을 들어보았자 거기서 거기지! 이노오옴!"

꼬오옥.
대흥산선의 위협을 진짜로 받아들인 건지, 내 언니가 나의 몸을 감싸온다.

"끌끌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우이. 나는 이 아해를 해할 생각이 없소. 아니 능력도 없고말고."
"아해라고 부르지마라."
"그나저나 자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고? 이런 위험한 변방에서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잘 자랄 수 있을리가 없을턴디."
"일단은 수도로 간다."

기존의 정체성, 그녀의 여동생으로서의 자리를 버리기 위해서라면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한다.
이 여동생이라는 귀찮은 자리는 빨리 떼어버리고
제대로 '신'이 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