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레스카티에에 독신 남성이 투어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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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이라니... 생각해보니 그쪽으로 향하는건 나를 여기서 잡아먹어주세요.’ 라는 뜻이지?

 

게다가 거기에 뭐가 또 있을 줄 알고...

 

아무튼 계속 귀찮게 구는 다크엘프를 어떻게든 쫒아버리려면아무래도 어디론가 들어가야만 할 텐데...

 

마침 시장기도 돌고 하니 당신은 근처에 보이는 꽤나 깔끔해보이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갔어.

 

 

어서오세요손님두분이신가요?”

 

한명이요~”

 

..? 그럼 뒤에는...”

 

모르는 사람이에요.”

 

“....”

 

 

한방 먹은 다크엘프는 일단 되돌아간 모양이야.

 

그나저나 어쩌다보니 들어온 거지만본격적인 레스토랑에 들어왔네.

 

직원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식당 안에는 마치 연회장에서 그러는 것 처럼 둥근 테이블이 곳곳에 있었어.

 

테이블보가 고급스러워보이는 자줏빛 실크소재고이름 모를 화려한 꽃 한송이가 테이블 가운데에 장식되어 있어.

 

레스토랑의 한 가운데에서는 작은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고.

 

... 질척이는 교성이 음악 속에서 들려오는 건 무시하자레스카티에잖아?

 

오히려 음란한 마음을 비우면 그 질척이는 물소리마저 하나의 화음을 이루고 있어.

 

소프라노는 마물의 교성테너는 그 남편의 신음으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라니.

 

당신이 그런 모습들에 한 눈 팔고 있을 때당신을 맞이한 데몬 웨이터는 은근슬쩍 스리슬쩍 당신의 팔을 자신의 팔로 감고는 당신을 이끌었어.

 

누가 봐도 풍만한 옆가슴 터치를 의도한 이 노골적인 움직임에 당신은 끌려다닐 수 밖에 없었지

 

그렇지만당신은 손님이잖아요구할 건 요구해야지.

 

최소한 그 음행이 벌어지는 한 가운데에선 멀어지고 싶었어.

 

당신의 정신력과 인내가 한계에 달하고 있었거든.

 

더구나, ‘레스카티에 특어디서든 한다는 이 레스토랑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어.

 

오케스트라의 그런 음란한 음악과 음행에 자극받은 커플들부부들은 테이블을 도움닫아열심히 번식활동에 열중하고 있었지.

 

수완 좋은 웨이터들은 그런 부부들에게 슬며시 다가가서 물어봐.

 

 

디저트는 남편 분/아내 분 위에 올려드리면 될까요?”

 

아내 분와인을 따라드리겠습니다움직이시면 안 돼요.”

 

크림과 버터를 가져다 드릴까요?”

 

 

당신과의 바디터치가 의도된 것처럼혼자 온 손님을 그 가운데에 몰아넣으려는 것 역시도 당연히 의도된 거겠지

 

당신은 그렇게 순순히 따먹히고 싶지 않았어.

 

물론 따먹히고 싶기야 하지만이렇게 쉽고 자연스럽게는 아니거든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최대한 가장자리로 안내해달라고 부탁했어.

 

 

그렇지만... 이쪽이 제일 좋은 자리인데요손님 손님께 드리는 특별 서비스니까 사양하지 마세요.”

 

 

당신은 괜찮다고단호하고 강하게 말했어.

 

손님은 어쨌거나 왕이니까 들어줘야지진상을 부리기 전까지는 말이야.

 

그런 당신의 부탁에 웨이터는 약간 실망한 얼굴로 멀찍이 떨어진 테이블에 당신을 안내했어

 

 

 

웨이터로부터 메뉴판을 건네받으니단품은 사이드나 음료밖에는 제공되지 않아.

 

나머지는... 이름부터가... 거의 외계어네?

 

당신이 발음을 할 수 있는 것과는 별개로메뉴에 대한 설명도 무엇도 없어.

 

죄다 코스요리인건가

 

이럴 때는 가장 가격이 싼 것을 골라야지.

 

... 가장 싼 것조차당신의 주머니를 꽤나 털어갈만한 금액이지만 말이야

 

그래 뭐이런 것도 여행의 묘미지.

 

레스카티에같은 곳은 귀족들이 살던 부유한 도시잖아그런 곳에서는 이런 코스요리 문화가 발달하는게 인지상정.

 

원래대로라면 코스요리를 즐기러 유명하고 잘 알아둔 곳으로 가려 했지만우연히 이런 곳을 발굴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아.

 

아무튼 결국 선택을 마치고는 당신은 웨이터를 불러서 메뉴를 말해.

 

 

여기.. 음 그... 데퓨...켈레... ... ... 이걸로 주세요.”

 

“Dépucelage et tarte à la crème 코스를 말씀하시는 걸까요?”

 

.., 그걸로 준비해주세요.”

 

탁월한 선택이십니다저희 가게의 시그니쳐 메뉴거든요.”

 

 

우연찮게 좋은 선택을 했다니 당신은 약간 기분이 으쓱해졌어.

 

그렇지만 주문을 받고도 웨이터는 자리에서 떠나지 않아.

 

멋쩍은 눈빛으로 웨이터를 바라보자 웨이터는 싱긋 웃으면서 물어봐.

 

 

그렇지만... 손님혼자이시군요혹시 이 메뉴를 전에도 시켜보신 적 있으실까요?”

 

 

당신은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했어 그러자 웨이터가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말해.

 

 

이 메뉴는 두 분이서 함께 먹어야 하는 메뉴입니다만...”

 

 

시장기가 돌았고당신의 먹성은 꽤나 자신있었기에 당신은 먹을 수 있다고 말했어.

 

그러자웨이터가 말했어.

 

 

하하... 양을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방법을 말씀드린 겁니다아무튼 뭐 괜찮으시다면 제가 옆에서 식사하는 법을 가이드해드리겠습니다.”

 

 

뭔가 이유없어보이는 친절에 꺼림직했지만특별한 요리에는 특별한 먹는 법이 있으려니 생각하고당신은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해

 


[식전주 전채]

 

그러면 아페리티프(Apéritif)뮤러카인 사보네 와인을 따라드리겠습니다.”

 

 

어쩐지 당신이 왔던 곳에서라면 국왕님도 함부로 먹지 못할 것만 같은 이름의 와인이 당신의 유리잔에 따라져

 

와인색을 종종 핏빛에 비유한다고 하지만실제로 와인은 그것보단 좀 더 어두운 색이잖아?

그런데 이건 진짜 막 뿜어져나온 선혈처럼 붉은 빛이야

 

조심스럽게 입에 약간 대어보니약간의 씁쓸한 맛과 함께 가득 올라오는 진한 포도향그리고혀를 얼얼하게 만드는 듯한 강력한 마력이 느껴져

 

전체적인 맛은 달달하고과즙의 풍미가 느껴지지만결코 그 무게감은 약하지 않아

 

식탁에는 아마도 근처 장원에서 공수해왔을 것 같은 다색의 올리브 절임과 함께 치즈가 놓여져

 

고급스러운 접시에 놓여진 한 조각 한 조각마다 다른 풍미가 있으면서도 부드럽고쌉쌀한 뒷맛이 느껴져

 

 

다음은 앙트레(entrée)로 빵과 버섯수프를 준비하겠습니다.” 

 

 

음식은 생각외로 평범한데.... 라고 생각했어.

 

식전 빵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러면 저희 직원들이 직접 만든 빵을 마음껏 즐겨주세요.”

 

 

당신은 떨리는 손으로 빵들을 하나하나 집었어.

 

놀랍게도 빵의 모양이 제각기 다 다르네디테일이 조금씩 달라.

 

당신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빵을 조용히 내려놓았어

 

그리고 당신은 이거 설마...’로 시작하는 것을 물어보고 싶었지만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될 것만 같아서굳이 묻지 않기로 해.

 

 

어머나빵은 드시지 않으시는 건가요아쉬운걸요...

 

 

한쪽 빵을 유심히 바라보는 걸 보니그 빵 모양의 주인은 설마....

 

아냐아냐당신은 그런 생각을 최대한 집어치우고스프에 집중했어.

 

그런데 이거 스프 뭔가 맛이 야한데...?

 

질겅이는 식감은 버섯... 이겠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뭔가 선정적인 식감으로 입 안에서 움직였다.

 

 

스프는 마이코니드의 갓과 포자를 메인으로 한 버섯스프랍니다일품이지요?”

 

 

....잊고 있었네평범한 버섯을 쓸 리가 없잖아

 

그대로 발정나는 건 아니겠지?

 

도시에 들어올 때 시전한 방호마법 스크롤이 당신을 진정시켜주길 바라며 당신은 스프를 조심히 먹었어.

 

 

[메인]

 

 

그럭저럭 스프를 비우고어쩐지 특별히 먹어주기를 바라는 빵을 일부러 피하면서 당신은 전채를 마쳤어.

 

그러자 웨이터가 당신에게 말해.

 

 

그러면이제 비앙드(Viande), 그러니까 메인인 고기요리를 먹을 준비를 해야겠지요.”

 

 

그러더니 웨이터는 당신에게 약간 입가심할 정도의 와인을 따라줘

 

 

입 안에 머금고 계세요삼키면 안됩니다.”

 

 

그리고 음식이 도착해그건 바로...

 

 

 

 

모양은... 아까 빵에 이어서 그것을 닮은 모양의 다진고기 요리였어.


그래도 이 정도는 참고 먹을래 라고 당신은 생각했어. 


따지고 보면 평범한 소시지도 음란하게 보면 그렇게 생긴 거잖아?


끝부분이 마치 남성기처럼 올라갔다는 것을 빼면 평범한 소시지를 먹듯이 먹을 수도 있을 것만 같았어.


설마하니 이것도 누군가의 그것을 본따 만든 것인가 했지만 다행히도 모양과 크기는 균일했어. 


한 입에 먹기엔 조금 크니 역시 나이프로 잘라 먹어야만 하나? 고민하던 당신의 어깨에 웨이터가 손을 얹으며 속삭였어.



제가 먹는 방법을 지도해드린다고 했었죠?”

 

 

그리고 웨이터는 허공에서 털실로 만든 수갑을 소환해서그대로 의자에 당신을 결박했어.

 

무슨 짓이냐며 당신은 항의했지만이내다리조차도 묶이고 말았지.

 

그런 당신의 옆좌석에 그녀가 앉으며 그리고 은근슬쩍 허벅지를 쓰다듬으면서 귓가에 속삭였어.

 

제가와인 머금고 있으라 하지 않았나요안타깝네요다시 한 모금.”

 

그리고 무슨 말이냐면서 따지려던 당신의 입을 한 손으로 살짝 열고 와인을 약간 부어 넣었어.

 

반사적으로 와인을 삼키려던 순간당신의 입안에는 그 무지막지한 고기요리가 들어와.

 

구강을 범하듯, 그것은 앞뒤로 움직이면서 눅진한 고기향을 입과 비강에 퍼뜨렸지.

 


으읍!!!으브브브븝!!! 으읍!!!”



그렇지만 그런 움직임이 불쾌하면서도, 강하게 들어온 어떤 것은 자궁을 노크하듯이, 당신의 목젖을 노크했기에 당신은 저항했어. 그렇지만 움직이는 머리를 뒤에서 부드럽고 완고하게 붙잡으며 웨이터는 속삭였어.

 


조금만 참아주세요맛을 음미하지도 못한 채 삼키는 건 요리에 대한 모독이니까요.”

 

 

고기가 식도 깊숙히 들어와 숨이 막히자 당신은 반사적으로 억세게 고기를 물었어.

 

그러자 잘린 단면에서 하얀 소스가 흘러나왔지.


피식하고, 찌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말이야.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앞부분에서 조금씩 배어나오던 소스가 목구멍 속으로 쏟아지듯 나왔어.  

 

웨이터는 그런 당신의 입가를 냅킨으로 훔쳤어.

 

그 냅킨의 보들거림이 마치 속옷의 그것과 같은 느낌이던건 당신의 착각은 아니었을 거야.

 

빨간 와인과 하얀 소스가 천에 물들어져, 식사의 장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 할 선정적인 자국을 남겼지.

 

완전히 기운이 빠진 당신을 보며 웨이터는 히죽이며 웃었어.

 


처녀상실과 질내사정(Dépucelage et tarte à la crème) 요리의 첫 체험은 어떠셨나요?” 

 

싫어... 이제 그만 먹을래....”

 

 

그렇지만 그런 당신의 애원에도 웨이터는 희열에 번들거리는 눈으로 당신의 입가에 다른 요리를 가져갔어.

 

 

어라라아직 메인 요리 체험은 3번이 남아있는 걸요그러면 나머지도 힘내서 먹어볼까요?”

 

...싫어...”

 

 

 

[디저트]

 

온 몸에 힘이 풀려크림과 레드와인을 입가에 묻힌 채로 죽은 눈으로 있던 당신에게 웨이터가 말했어.

 

 

너무 짖궂었나요헤헤.. 미안해요손님 표정이 너무 꼴려서 저도 모르게 열중해버렸네요.”

 

풀어......”

 

그래도 디저트는 먹어야지요그럼아앙~”

 

 

먹지 않으면 풀어주지 않을 것 같은 느낌에 당신은 억지로 한 입을 물었어

 

그리고 가득 올라오는 크림의 풍미와 이어지는 달콤한 맛에 눈이 뜨였지.

 

 

원래는 소르베(sorbe)가 나와야 하는 타이밍이지만약간의 사과를 담아서 홀스타인의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으로 메뉴를 업그레이드 했답니다맛은 어떠세요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시다면 원래 메뉴를 다시 가져올게요.”

 

 

완전히 그맛에 빠진 당신은그러면 이걸 하나 더 시키겠다고 말했지그렇지만 웨이터는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어.

 

 

그러면하나 더 공짜로 가져올게요이것도 서비스에요.” 

 

 

당신도 참 단순하지방금 전의 그 능욕은 잊고 아이스크림에 용서해버렸으니까

 

사실 단순한 걸 넘어서 그다지 기분나쁘지 않았으려나

 

당신의 본심하고 그리 멀지 않은 서비스였으니까.

 

아무튼 전채에선 조금 당황스러웠고메인에선 메차쿠차 능욕당해버렸지만디저트는 평범하게 맛있었어

 

디저트를 다 먹자당신을 옭아맸던 수갑과 밧줄도 스스로 풀렸어.

 

저 멀리서 웨이터가 당신에게 즐거운 식사시간이었냐고 물어봤어.


레스카티에식 식사란게 다 그런거지 하면서 당신은 그렇다고 말했지.

 

 

그럼 다 합쳐서 레스카티에 은화 3개에동화 5개입니다.”

 

 

지불해야 하는 돈의 액수을 들은 당신은 당신의 지갑을 찾았어

 

아차어디다 두었더라?

 

당신이 허둥지둥 지갑을 찾아대자 무전취식의 빌드업이라 생각한건지 웨이터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추궁하듯 물었어.

 

 

손님.돈이 없으신 건 아..?”

 

 

당신은 아니라고 지갑을 찾고 있을 뿐이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했어

그러자 웨이터는 방금 전의 정색은 장난이라는 듯이그러나 눈은 웃지 않은채로 말했어.

 

 

후훗... 괜찮아요레스카티에에서는 다른 방식으로도 지불하는 방법이 있으니까요다만... 이 레스토랑에서는 조금 비쌀지도요...?”

 

 

레스카티에식 방식이 어떤 방식인지 알고 있는 당신은최대한 서둘러서 온 몸을 뒤졌지.

 

아하아까 다른 주머니에 지갑을 쑤셔넣었던 모양이야결국은 찾아냈네.

 

돈은 제대로 있겠지...?

 

 

1. 히히 물론 미리 환전해왔지롱!

2. 아차환전해오는 걸 깜빡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