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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 남자 프로배구 리그 우승팀 주장이 돌연 은퇴를 선언한 후 가톨릭 수도원에 들어가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생나제르 팀 주장 루도빅 듀에(32)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직후 자신에게 명예와 성공을 가져다준 배구 코트와 작별하고 신앙의 길을 선택했다.


한 개인의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프랑스의 '가톨릭 붐'이 심상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가톨릭 인터넷 매체 '더 필라'는 프랑스 주교회의 3월 27일자 자료를 인용해 올해 프랑스 성인 세례자 수가 7천135명으로 지난해 5천463명에서 3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비단 올해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성인 세례자 수는 2021년 이후 올해까지 3년 연속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고교생인 11∼17세 청소년의 세례자 수도 2023년 2천861명에서 올해 5천25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청소년 세례자 수는 프랑스 주교회의가 20여 년 전부터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다.


현지 가톨릭 주간지 파미유 크리티엔은 프랑스 가톨릭교회가 장기간 위기를 겪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증가세는 놀라운 일이자 예상치 못한 현상이라고 짚었다.


프랑스는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지만 최근 수십 년 동안 신앙 활동이 크게 약화했다.


프랑스는 인구 6천800만 명 중 약 29%가 자신을 가톨릭 신자라고 보 지만 이중 미사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비율은 8%에 불과하다.


2021년에는 지난 70년간 가톨릭교회에서 21만6천건에 달하는 아동 성 학대가 발생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발표돼 프랑스 가톨릭 주교들이 무릎을 꿇고 피해자들에게 참회하기도 했다.


교세 위축에 시름이 깊었던 프랑스 가톨릭교회는 성인 세례자 수가 2021년 바닥을 찍은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 고무된 분위기다.


프랑스 주교회의 교리교육국 책임자인 올리비에 르보르뉴 주교는 "프랑스의 거의 모든 교구에서 사람들이 세례, 견진성사, 성찬을 받기 위해 교회에 오고 있으며 때로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비율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삶의 의미를 찾는 이에게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은 이전에 들어본 적은 말을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신부는 청소년 세례자 증가에 대해 "이들은 양성, 지침, 형제애, 뿌리에 목말라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전통 가톨릭 국가인 벨기에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벨기에의 올해 성인 세례자 수는 362명으로 2014년 186명과 비교해 10년 만에 거의 배로 증가했다.


세례를 신청한 29세의 제프리 쇼에나르스는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실존적 의문이 생겨 교회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책을 읽기 시작했고 기독교가 내 정체성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마치 나 자신의 문화, 즉 르네상스를 재발견한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과 가톨릭 신앙은 두 팔 벌려 나를 환영해 줬다"며 "무의미한 존재로 살기보다는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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