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네, 하셨습니다. 아가씨."

"솔직히 말해봐. 안 믿지?"

"......죄송합니다. 도무지 믿기 힘든 이야기다 보니......"

"괜찮아. 이해해. 반대 입장이었어도 못 믿었을 것 같으니까. 그런데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해줬을까?"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너를, 한 명의 여자로서 가지기로 했거든."

"예?"


 재밌으니까, 너라면 믿을 수 있으니까 따위의 이야기를 생각하던 시우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말에 답지 않게 얼빠진 소리를 내뱉었다.


"그래서 생각했지. 내가 널 가지면, 너도 날 가지게 될 테니까 우리 사이에 비밀은 없어야 된다고."


 틋녀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또각 거리는 굽 소리를 내며 뒷짐을 진 채 서 있는 시우에게 다가섰다.

그러고는 그의 넥타이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 심장의 강렬한 고동이 손을 타고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부터 내 현생은 물론 전생의 기억까지 모두 이용해서 널 꼬실 거야. 그러니까 너도 맹세해."

"무엇.....읏?!"


 순간, 틋녀가 시우의 넥타이를 쥐고 자신에게로 힘껏 당겼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시우는 제대로 된 저항도 못한 채 끌려갔다.


 틋녀가 재주 좋게 당긴 것일까, 아니면 시우가 본능적으로 멈춘 것일까. 조금만 잘못 움직여도 입술이 닿은 것만 같은 거리였다.


 서로의 숨이 느껴지는 거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틋녀는 시우의 떨리는 황금빛 눈동자를 똑바로 노려보며 말했다.


"나를 사랑하게 됐을 때, 조금의 거짓도 없이 솔직하게, 그 감정을 고백하겠다고."


 시우는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 탓에 어디를 보더라도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는 틋녀의 금빛 눈동자를 피할 수 없었다.


 그렇게 영원 같은 찰나가 지나고, 시우가 입을 열었다.


"맹세, 하겠습니다."


 그제서야 만족스러운 듯 "좋아"라고 중얼거린 틋녀는 시우를 살짝 밀며 넥타이를 손에서 놓아 주었다.


 그렇게 시우가 한 걸음, 틋녀가 한 걸음 물러서며 둘은 서로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 보게 되었다.


"후훗. 그나저나 정말 불합리하네."

"무엇이, 말씀이십니까?"

"사랑은 먼저 좋아한 쪽이 손해라 하더라고. 정말이지, 딱 그 짝이야."


 틋녀는 천천히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똑바로 가리켰다.


"그런 얼빠진 얼굴도 - 사랑스럽다고 느껴버리거든."


 정말 행복하다는 듯 살며시 짓는 눈 웃음을 본 시우는 확신했다. 자신은 이미 이 여자에게 반했노라고.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시우가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는 일은 없었다.


"아, 혹시 지금 반했더라도 아직 이야기하지 마."


 여전히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던 시우를 살며시 끌어안은 틋녀가, 그의 귀에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을 속삭였기 때문에.


"너도 나도, 조금은 이 간지러운 감정을 즐겨야 하지 않겠어?"





이런 내용 없음?

이상야릇한 묘사 잘 하는 작가로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