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듀얼 초심자 틋녀
개념글 모음


그 아이가 있는 보육원에서 연락이 왔다.


평소에도 행실이 좋지 못했던 아카데미생이 아이들과 내기 듀얼을 벌여서 카드를 갈취해 갔다고.



-똑똑



그 모습들 발견한 코우키가 아카데미생과 듀얼을 해서 카드를 되찾아 주려고 했고.


지고 말았다고.



"코,코우키 괜찮..."

"오늘 오시는 날 아니시잖아요."

"...이야기를 들었어. 너무 걱정하지 마. 언니가..."



원래도 마음이 여린 아이가 큰 상처를 받았는지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말에 남은 수업도 내팽겨치고 보육원으로 달려왔다.



'누구보다 노력하시잖아요. 언젠가 분명 빛을 보실거에요.'



승승장구하며 재능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오며 아카데미에 들어간 나였지만.


아카데미에 입학하고 처음 나간 대회에서 예선 탈락을 겪고 방황하던 내게 위로의 말을 건내준 보육원의 아이.


결과가 아닌 내 노력을 제대로 봐준 아이가 최근에 듀얼에 흥미를 가져주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에 흥미를 가져준 것이 기뻐서, 그 아이와 단 둘이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 기뻐서.


단 둘만의 과외시간이 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끼이익

"코우키...아..."



그 기대가 무참히 부서지기 직전이었다.


문을 열고나온 코우키는 방금 전까지 울고 있었던 것인지 눈가가 붉게 부어있었고.


생기있는 작은 꽃같던 분위기는 지금 당장에라도 시들어 버릴듯 위태로워 보였다.



"잘됐네요. 언니가 해결하는 거군요. 저는 아무래도 재능이 없는 것 같아요. 매번 할때마다 무언가 실수를 하더라고요."



첫 날에 흥분해서 나만 아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었는데.


겨우 입문서와 카드를 쥐어주고 끝내선 안됬는데.


똑똑한 아이라 너무 쉽게 실력이 늘어나 둘만의 시간이 적어지는 걸 걱정할게 아니었는데.


간단한 듀얼을 몇번하며 초심자가 하기 쉬운 실수를 알려주었다면 달랐을까.



"이거. 돌려드릴게요."



코우키는 선물받았던 케이스를 내게 건네주었다.


이걸 왜 내게 주는거야.


받고 그렇게 좋아해주었잖아.



"입문서는... 제가 가져도 될까요? 아직 다 못읽어서. 혹시 빠진 카드가 있으면 나중에 찾아볼게요."



내가 케이스를 받지 않고 멍하니 있자 작게 한숨을 쉰 코우키는 방 문앞에 케이스를 조심스럽게 내려 두었다.



"언니. 죄송하지만 이렇게 둘게요."

"잠깐!"

"다음에 이야기해요."


-쿵



어렵사리 시작된 흥미는 악의에 쉽게 부셔저 버렸다.


나를 위로해 준 작은 아이를.


나는 위로조차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워서 이가 갈릴정도로 힘이 들어갔다.


.

.

.



"두사람. 보육원에서 내기 듀얼같은 걸 했다면서요."



쉬는 날에 아카데미에서 유명한 모범생인 사이레 아야메가 갑자기 연락을 해서 불러내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보육원에서 친 장난을 들킨 모양이었다.



"무슨소리야. 다 내기 듀얼이 나쁘다는 교훈을 주려고 한거라구."

"맞아. 뺏은 카드도 돌려주러 갈 생각이었어."



귀찮게 되었다.


교사진들의 귀에 들어가면 겨우 봉사활동으로 안끝날 텐데.



"아. 그러시군요."

"맞아. 우리가 장난이 심하긴 했지만 나쁜 의도는 아니었어."



여기서는 입을 잘 털어서 끝내야...



"그런데 왜 옥션에 올려두셨을까요?"

"뭐,뭐라고?"

"여기 [화톳불], [카오스솔져 - 개벽], [창세신], [XYZ 드래곤 캐논]랑 잡다한 카드 전부 5000엔에 판다는 글. 두분이 올리신 거잖아요?"



그걸 어떻게 아는거야.



"제가 사갔으니까 알죠. [창세신]에 되어있는 낙서도 못알아 볼리가요."



옥션에 글이 몇갠데. 하필 우리가 올린 걸 사이레가 구매해?


그런 우연이...



"혹시 우연이라고 생각하세요? 틀려요. 듀얼리스트에게 우연이라뇨. 이건 필연이에요."

"뭐...?"

"전부 사서 모으면 되잖아요. 간단하죠?"



미친년.


대회에서 예선 탈락을 당하고 나서는 독기가 조금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잖아.



"어쩌지...?"



같이 있는 친구는 기세에 눌려서 아무말도 못하고 내 옷소매를 붙잡고 떨고 있었다.


빼앗은 카드는 이미 팔아서 사이레가 가지고 있다.

돈도 이미 전부 써버렸다. 

이대로 사이레가 아카데미에 고발을 한다면 우리 둘은 퇴학 확정이다.


사이레도 그것을 알고 있겠지.



"하지만 힘으로 뺏은 것도 아닌데. 퇴학은 조금 너무하죠?"



그러니.



"저랑 듀얼을 하셔서 한 번이라도 이기면 입을 다물도록 할게요."



무슨 조건을 걸어서 제안을 하더라도 받아 드릴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대신 질때마다 카드를 한장씩 자르도록 할까요? 몇번을 지셔도 한 번만 이기시면 전부 봐드릴게요."



-챙.


진심인 듯, 가방에서 꺼낸 가위 한자루가 바닥에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할거죠?"



두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 겨우 한 번만 이기면 된다.


중학생 시절 무패? 최근에 몇번씩 지기 시작했잖아.


이길 수 있어. 운이 좋으면 이길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그럼 하죠. 아쉬운 건 그쪽이니까 먼저 할게요?"



함정속으로 걸어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