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동유럽 사회주의 세력들은 결국 무너지지 않았냐? 근데 왜 자본주의가 비판받아야하는 것이냐? 대안이 있냐?" 따위의 질문임. 당연히 자본주의도 문제가 많고 생산자보다 유통자들이 더 많이 꿀을 받아먹는 자본주의 체계는 잘못되었다고 비판받아야하는데 그런 질문을 하면 꼭 "소련 망했는데 왜 그런 말을 하냐" 따위의 말들임. 마치 "너희 대빵 뒈졌는데 왜 너희들은 살아있냐" 따위의 헛소리로 들림. 무슨 공산주의자들이 하나의 칼라로 연결된 하이브마인드도 아니고 소련 붕괴가 공산주의의 완벽한 패배를 의미하는 것도 아닐텐데 자꾸 이상한 논리로 가져다붙임.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은 붕괴했음. 하지만 왤까?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비롯한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지속적인 낭비, 그리고 자본주의 세력과의 경쟁에서 도태되어가는 경쟁력, 민족주의적 갈등의 심화, 뭐 여러가지들이 있겠지. 끝내 동유럽 국가들은 붕괴되고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 자유주의 체제로의 이행을 겪어야했음. 하지만 그게 모두 "자본주의가 우월"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일까? "자유주의는 올바르기" 때문일까? 난 아니라고 봄.


이미 난 예전부터, 그리고 지금도 계속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의 도덕적 실패와 구조적 실패를 경험하고 또 목격하고 있음. 동남아발 97년 경제쇼크(한국의 1997년 IMF도 이 영향임), 07년 리먼 쇼크, 대봉쇄 등등이 발생해왔었음. 거기에 날아간 돈들, 목숨들, 그리고 미래들까지 합하자면 아마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되고 자본주의, 자유주의 체제로 이행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인류는 잃었어야했을거임. 하지만 여기서 자본주의의 실패에 대해 이야기하면 "자유주의는 살아계신다. 아직 할 일이 많다." 따위나 "몇몇 국가 체제들의 구조적 부패와 실패" 따위로 치부하지.


공산주의를 따르는 국가들의 붕괴와 실패는 공산주의의 실패지만 수 백, 천 만의 가난한 사람들이 죽음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하는 경제위기는 자본주의의 실패가 아닌 체제 실패, 정부 실패, 시장의 일시적인 후퇴 따위로 여겨야한다면 대체 공산주의는 왜 실패와 죽음이란 가혹한 판정을 받았어야했을까? 결국 기성 철학자들, 특히 자유주의 철학자들은 간신배 이아고나 다름없음. 최소한 이아고는 "무어 놈을 잡고 내가 그 위에 서겠다"란 목표라도 있었지 자유주의 철학자들의 옹호는 그러한 목표도 없고 기존 체제의 실패를 어떻게든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실패로만 무마시키려는 반동주의적 행보에 가까움. 그리고 그 행보에 목숨과 돈의 낭비들이 벌어지는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