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돈키호테 - goat 중 goat

근대 소설을 시작하고 동시에 끝낸 개또라이 작품.

모더니즘에서 시도한 의식의 흐름? 존재함. 포모에서 시도한 메타픽션? 존재함. 근대 소설에서 보이는 성장? 존재함. 성장에 대한 안티테제?존재함. 재미? 존재함. 개인과 세상과의 화합? 존재함. 단절? 존재함. 실존주의? 존재함. 소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는 이미 돈키호테가 했다.


파우스트 - 근대 문학의 끝판왕

근대 사상의 두 축을 꼽으라고 한다면 역시 계몽주의와 낭만주의임.

그리고 괴테는 이성으로 상징된 계몽주의적 가치관의 끝판왕 소설인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의지와 감정을 강조하는 낭만주의적 가치관의 끝판왕 소설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이미 근대적 가치 투 탑을 찍은 상태에서, 신과 인간, 자연과 지배, 욕망 그리고 진보와 허무주의까지 당대 모든 가치관을 모두 집대성한 책을 자기 일생을 걸고 써냈으니 그게 바로 파우스트임. 아무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가 쩐다지만, 결국 돌고돌아 파우스트를 빨 수 밖에 없다.


신곡 - 역사적으로나 문학사적으로는 논문 몇 권은 써야 하는 내용이 나오지만 솔직히 순수재미는 파우스트나 돈키호테보다 딸림. 하지만 지옥이라는 관념의 변천사, 개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등장, 중세와 근대의 과도기적 문학이라는 측면에서는 인정할 수 밖에 없음. 하지만 노잼임. 성경이 더 재밌음 솔직히.


모비 딕 - 위대한 개츠비 하려다가 모비 딕으로 바꿈.

솔직히 재미 면에서는 위대한 개츠비가 더낫지만 모비딕도 약간 파우스트랑 느낌 비슷함. 하지만 파우스트와는 달리 지배하고 욕망하는 존재인 에이허브, 이성과 합리의 상징인 스타벅, 자연과 평등의 상징인 퀴케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관조하면서 동시에 이 관념들의 충돌의 생존자 이스마엘까지 더욱더 총체적인 느낌이 들어서 고름. 그리고 모비딕이 개츠비보다 오래되었으니 더 근본 아닐까?


번외) 셰익스피어 - 한 개만 뽑기에는 모든 장르에서 모조리 걸작을 써내려간 미친놈이기 때문에 하나 뽑기가 불가능해서 걍 뺌. 심지어 반유대주의까지 셰익스피어가 먼저함. 젠장 셰익스피어 너는 인종차별마저도 최강인 것이냐?


불문학은 위고 뒤마 발자크 스탕달 플로베르까지 다 개 쩔지만 딱 근본이라고 생각하는 게 없어서 뺌. 절대 내가 다들 분량이 너무 많아서 읽다가 포기해서 뺀 게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