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크노캄파 루미노사의 성충(아래)와 고치(위)


파리목에 속하는 버섯파리의 일종인 아라크노캄파 루미노사는 뉴질랜드 북섬에 서식하는 곤충이다.


아라크노캄파 루미노사의 생애. 우측 하단 부터 시계 방향으로 유충, 고치, 성충이다.


이 곤충은 겉으로 보기엔 완전변태를 하는 다른 파리목 곤충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동굴땅개똥벌래에 대한 설명 영상

동굴땅개똥벌레(유충)이 불을 밝힌 뉴질랜드 북섬의 와이토모 동굴 천장. 이것으로 별빛이 가득한 밤하늘을 모방한다.

가까이서 본 모습. 사진에서 보이는 진주 목걸이 같은 물체는 입에서 토해낸 실로 접착력이 강한 액체 방울로 덮혀 있다. 이 실은 애벌레가 들어있는 저 "해먹"의 재질이기도 하나 액체로 덮혀있지는 않다. 


이 곤충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유충에 있다. 동굴 천장에 붙어서 사는 이 유충은 꽁무늬 에서 푸른 빛을 낼 수 있으며 이것을 이용해 먹이를 사냥한다. 학명인 Arachnocampa luminosa(아라크노캄파 루미노사, 빛을 내는 거미 벌레) 또한 유충의 이런 습성에서 따 온 이름이다. 물론 이건 가로등 처럼 엄청나게 밝은 빛을 내서 모으는건 아니다.

이 원리를 알기 위해선 야행성 곤충의 길을 찾는 방법 부터 알아야 한다. 나방과 같은 야행성 곤충들은 밤에 비행 할 때 과거의 선원들 처럼 하늘의 별과 달빛을 보고 길을 찾아간다. 

그러나 이들은 방해가 되는 다른 불빛이 있으면 방향감각을 잃고 그것을 달빛이나 별빛으로 착각하고 그 빛을 향해 가기도 한다. 사실 가로등 주변에 곤충들이 바글거리는 이유가 이것이다.

동굴땅개똥벌레는 곤충들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한다. 곤충이 우연히 길을 잃고 동굴에 들어서게 되면, 동굴 천장의 푸른 빛을 밤하늘의 별빛으로 착각하고 길을 찾으려 하지만 사방에서 나오는 "별빛"에 혼란에 빠지고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곤충은 빛을 향해 날아가다 끈적한 액체가 발려있는 실덫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벌레는 벗어나려 발버둥을 치지만 지쳐버려 꼼짝 없이 애벌레의 저녁거리가 되고 만다.


*예전에 비슷한 것을 간략하게 쓴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더 자세히 제가 아는 것을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