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산 정장 빼 입고선 무대 근처에서 소형 부스 운영한 뉴비입니다.



토요일 하루 운영했지만 8시 반에 집 도착하고 친구들과 뒷풀이 하다 2시에 자고나선 오늘(5일) 하루종일 골골대다가 이제야 후기 올립니다.


그림쟁이로서 첫 참가였기에 어느정도 견적만 뽑아보자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스스로 그림실력도 인지도도 많이 부족한 걸 알고 있었기에 어떻게든 적자만 면하고 운영만 잘 굴러가면  성공 성공 대성공이다 라는 생각이었는데,

역시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고.. 여러가지 아쉬운 점은 나올 수밖에 없었네요.


생각보다 아루 아크릴이 되게 이쁘게 나온거 같았고, 선입금에서도 어느정도 팔리는 거 같아서 더 주문해버리는 불상사라던가,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했는데...!)


수십번 머릿속에서 진행해 본 부스 디피가 생각보다 되게 휑하게 느껴졌다던가,


무엇보다 방문해주셨던 분들한테 기운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던게 좀 많이 신경쓰임...

아무래도 잠깐 슥 보고 지나가시는 분들도 있을 수밖에 없고,  판매량도 당연히 많진 않았기에  시무룩해 있을 때가 꽤 있던 거 같고, 그러다 아차 싶어서 다시 텐션 가다듬긴 했어도 신경은 계속 쓰이더라구요.




그래도 후회나 아쉬움보다 행복과 감사함이 더 크게 남는 부스였습니다. 정말이요.

현장 판매에서 가장 걱정한 굿즈였던 리오 아크릴은 오히려 초반에 연속으로 팔려서 심장이 두근거리게 해주었는데, 이게 이루 설명하기 어려운 벅참이더군요.


또, 감사하거나 인상 깊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트위터 보는 유일한 실친은 팔로워 한자리일때부터 계속 반응해주고있고..

첫 부스 연다니 흔쾌히 운전이나 운영 도와준다고 한 친구놈들도 있었구요,

수년 전 군대에서 시작한 그림이라 처음엔 반대하셨던 아버지께서 제 첫 굿즈구매자시기도 했구요,

고생하시라고 든킨 드나쓰 갖다주시거나, 혼자 운영하는거 아니냐고 걱정해주시거나, 고생했다고, 아쉬워도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고 위로해주신 지인분들도 계셨구요,

친구 응원한다고 처음으로 서브컬쳐 행사 와서 세시간 구경하다가 다과 쥐어주고 굿즈 사간 일반인 친구들도 있었구요,

살짝 늦으실 것 같다고 기다려주실수 있냐고 하셨던 선입금 손님도 계셨구요,
(사실 재고.. 많이 많이 남았었어요....! 그런데 차마.. 말할 수 없었어...)


최애캐가 리오에 하스미인 친구 듀오께서 방문하셔서  어떻게 이 두 학생들이 한자리에 있는 그림이 있죠? 하면서 재밌어 하시는 분들도 있었구요,


조금이라도 재밌으시라고 시도해 본 엽서 증정품 가챠 재밌었다고 리뷰해주신 분이라던가,

이번엔 예산 초과해버려서 못 사셨다고 다음 행사 일정 물어봐 주시는 분도 있었네요.


저는 스스로 너무나도 감사하게도 인복이 많은 사람이었구나 하고 느끼게 되서,  아직 알바로 메꿀수 있을 정도밖에 안되는 적자 가지곤  도저히 아쉬워 할 수가 없게 되었네요.
(뒤풀이나 주변사람들에겐  아 ~나 쌩적자야~하고 있지만...)



참가를 준비했던 두달동안 정말 처음 해보는 고민이나 걱정들도 많이하고 그랬지만, 이번에 느낀 감사함이나 고양감은 정말 꽤나 오래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어버이날이라 본가에 있어서 여건은 안 되지만, 어서 펜을 잡고 싶네요...!



저는 다음에도 주섬주섬 이것저것 들고 홍보하러 와보겠습니다.

일페 참가하신 모든 분들 고생많으셨고, 즐거운 연휴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