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깨끗한 손으로 치는 박수,

이제는 비워내어

내 작은 목소리마저 울려내는 음악당

출구는 바람머리였다.


어느 누군가는ㅡ, 마지막 연주자는 객석에 

최종의 온기를 널어두고,

그 긴 계단을 걸어

무거운 문을 닫았을 것이다.


머리 위로는 켜지는 작은 조명.


광겁의 교향곡 앞에 선

나와 검은 피아노,

그 위 체온 만큼의 온기와 소복이 쌓인 고운 먼지.

보드라운 치맛단으로 미련을 털어

바닥에 조금 누이고

열어젖힐 새 시대의 문.


그 아래에 나의 어린 영혼을 곤히 잠재워,

나는 서툴고 부끄러운 영혼으로

새 관객들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이윽고 흘러나올 고운 선율과 그 사이의

작게 고개 내밀 모난 음.

그것은 아마,

묻혀버린 나의 유년이 

문듯 깨어 부르짖는

비릿한 피가 섞인 외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