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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유니온 전함, 최강 최대의 더 다크 자지블랙홀쫀득뷰지 드래곤, 뉴저지 등장!"


뉴저지는 내내 준비했던 인삿말을 던지면서 등장했다.

고대하던 지휘관과의 재만남.

그녀의 감정은 사관학교에서 지휘관을 만나 생겼던 그때 그 시절 그대로였다.


그런데....


"아...."

"음...."


먼저 있던 토끼 두 마리가 곤란해했다.


"어?"


방금 막 태어난 뉴저지는 놀랐다.


"뭐야!? 왜 아타시가 둘?!"

"음... 저기, 그게 말이지....."


지휘관이 설명한다.


"미안해. 어쩌다 보니까 너희가 한꺼번에 나왔어."

"좋아, 하니! 그럼 역시 내가 가장 첫 번째로 나왔으니까 내가 허니의 곁을 지켜야겠지?"
"아타시의 맏이는 맏이답게 책임감을 가지고 전선에 나가도록 해. 지휘관의 곁에서 자지를 쪽쪽 빠는 건 두 번째인 나라고."

"에."


자기들끼리 순번을 정하는 뉴저지들.

사실, 그 순번도 제멋대로였다.

뭐, 워낙 자유분방한 성격이니 이해 못할 건 아니었다.

다만.....


"잠깐만, 그럼 나는?"

"음...."

"어...."


1, 2호기 뉴저지가 딴청을 피우며 눈을 돌렸다.


"....이렇게 하는 건 어때. 1호기는 앞에. 2, 3호기는 우저지 좌저지가 되는 거야."


지휘관도 당황했는지 헛소리를 뱉었다.

결국, 쩌리라는 말과 다를 바 없는 의미였던 걸 모를 리 없는 3호기는 크게 실망했다.


"흥칫뿡이야! 난 비뚫어지겠어! 내 멋대로 살겠다고!!"

"자, 잠깐만!? 3호기 뉴저지!?"


지휘관이 부른 이름은 뉴저지 단 하나가 아니었다.

3호기 뉴저지.

자신의 처지를 더욱 절실히 알게 해주는 말.


물론, 지휘관도 진심으로 그렇게 한 말은 아닐 터.

그러나....


"블랙 드래곤은 더는 없어! 이제부터는 더 딮 다크 심연의 오나홀과격보지 모유푸슉푸슉 블랙홀 드래곤 뿐이야!!"


뉴저지가 셋이 될 수는 없다.

누군가는 퇴역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자원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아 최대의 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아마도 1호기 뉴저지가 될 거다.


2호기는 지휘관의 옆에서 여러 의상을 갈아입으며 보지아양을 떨며 임신을 준비하면 된다.

각자 역할이 정해진 것이다.

1호기는 전선에, 2호기는 지휘관의 곁에.


그러나 세 번째는 없다.

자원도 부족하고, 모항의 자리도 부족하기에.


결국, 누군가는 뒤로 물러나 모항을 떠나야 한다.

같은 함순이의 중복이 아닌, 더 다양한 함순이들을 위해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것이다.


'하는 수 없지! 세상에는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거니까!'


3호기는 기꺼이 그 역할을 받아들였다.

흥칫뿡을 시전한 건 지휘관이 마음 놓고 체념할 수 있도록 쏘아붙인 거다.


그러나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가 없었다.


""여자를 울리면 안 되지, 지휘관! 반성하도록 해!!""

"크아아악! 3호기! 돌아와! 내가 잘못했어!!"


1, 2호기가 지휘관을 두들겨 팬다.

티격태격 거리는, 뉴저지와 지휘관의 행복을 뒤로 하고.


"자.... 이제 어디로 갈까?"


뉴저지는 모항을 떠나 앞을 향해 나아갔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술집이었다.


"우후후 빵빠레~!!"


뉴저지는 본래 주스를 즐겨 마셨다.

하지만 탄산도 좋아했다.


"바텐더, 여기 콜라 한 잔 가득 더 줘!"

".....술은 주문 안 하십니까?"

"술주정 부리면 가게 다 박살나잖아. 난 보통 인간이 아니니까."


뉴저지는 퇴역 절차를 밟고 민간의 도시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육체는 여전히 인간을 초월했기에, 함부로 술을 마시면 안 되는 입장이었다.

특히나 이런 기분일 때는 말이다.


"바텐더의 소중한 바를 내 마음대로 부숴도 된다면~ 술을 줘도 될 것 같은데~?"

"...그건 곤란하군요."

"후후후, 장난이야~"

"최고급 콜라를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뉴저지가 고개를 갸웃했다.


"콜라도 최고급이 있어?"

"가장 신선하고 가장 시원하며, 또 가장 탄산이 많은 것입니다."

"가장 최근에 발주 받은 거란 말이네?"

"그렇게도 표현할 수 있지요."


바텐더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콜라를 가져왔다.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뉴저지가 콜라를 원샷 때리는 것을 본 바텐더가 걱정스레 물었다.


"아무 일도? 그냥 평범하게 퇴역한 군인 1이잖아."

"글쎄요.... 제가 듣기로 당신은 가장 강력한 전함이라고 합니다만."

"에이, 다 과장이야. 내가 그렇게 강하면 3호기라도 전력으로 쓰지 않았겠어?"


바텐더는 쾌활하게 웃는 그녀를 보며 진지한 눈빛을 지었다.


"....1호기만으로도 모든 것을 불사지르는 최강이라면, 둘이나 셋 씩이나 있을 필요도 없지요."

"......."


뉴저지가 움찔했다.


"이야기를 듣고 싶군요. 들려주시겠습니까?"

"딱히 없어. 그냥.... 쓸모가 없어서 나왔을 뿐인 걸. 퇴역 군인 처음 보는 거 아니잖아?"

"그야 그렇지요."

"그래. 그러니까 그냥 평소에 다른 퇴역 함순이들 대하는 것처럼 해줘. 특별 대접 받을 위치에서는 내려왔거든."


바텐더는 옅게 웃으며 하얀 천으로 유리잔을 닦았다.


"예, 항상 하던 대로 하겠습니다. 어떤 일이 있던 겁니까?"

"나한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었는데."

"저는 항상 하던 대로 제 바에 오시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뿐입니다."

".....!"


뉴저지가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곧 웃음이 나왔다.


"히히~ 말주변이 좋은 바텐더네. 장사 잘 되겠어."

"뭐, 보통 이상은 한다고 할 수 있지요."

"흠...... 허니는 말이지~"


뉴저지는 테이블에 드러눕고 눈을 반짝였다.


"정~~말 멋진 사람이야. 얼굴도 멋있고, 몸도 좋고, 자지도 크고, 체력도 좋아."

"거 참 대단하군요."

".....무엇보다 성격도."

"좋은 분이셨습니까?"

"응."


뉴저지는 테이블에 엎어진 채 콜라에 취한 것처럼 흐느적거렸다.


"하지만 그 자지새끼가 날 3호기 뉴저지라고 했어!! 난 누구보다 첫 번째가 되고 싶었는데, 절대 그럴 수 없게 못을 박아버렸다구~!! 이런 처우는 너무한 거 아니냐고~"


이어서 테이블을 내리치면서 벌떡 일어났고, 남은 콜라를 원샷 때렸다.


"캬아아아! 한 잔 더!"

"하하하. 알겠습니다."


바텐더는 웃으며 콜라를 리필해왔다.

그리고 묻는다.


"허면, 이대로 콜라만 마시면서 죽치고 사실 겁니까?"

"말이 너무한 거 아니냐구우~ 아까까지의 조심스럽고 상냥한 바텐더는 어디로 갔어~"


뉴저지는 테이블에 엎드려 뒹굴거렸다.


"아아~ 지히간 보고 싶다~ 허니한테 안겨서 앙탈부리고 싶어~~"


뉴저지는 진짜로 술취한 사람처럼 꼬장을 부렸다.

그 꼴을 보던 바텐더가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직접 안길 수는 없어도, 소통할 수는 있는 법이지요."

"응? 무슨 소리야?"


뉴저지가 벌떡 일어났다.


"자주 오시는 손님 중, 특정 시간에만 오셔서 따님과 영상 통화를 하며 술 한 잔 걸치는 분이 계십니다."

"딸?"

"저 분입니다."


바텐더가 구석에 자리 잡은 한 노인을 가리켰다.

그 노인은 누구에게도 간섭 받지 않고 조용히 술을 한 잔 하며 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서 따님과 이야기를 나누시지요. 듣기로는 따님이 옆 도시로 출근하게 되어 이렇게 시간을 내서 대화하는 것 같습니다."

"헤에.. 오붓하네."

"다만,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뭐가?"

"지금 저건 '통화'가 아닙니다."

"응?"


뉴저지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소리?"

"따님은 늦은 시간까지 일해서 노인분과 이야기할 시간조차 맞추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노인께서는 특정한 대화 방에 접속해서 혼자 이야기를 하고, 따님이 여유가 될 때 그 방에 접속해서 노인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합니다."

"......그럼, 딸이 진짜진짜진짜 바빠서 못 들어오면...."

"네. 혼자서 이야기하시는 거지요."


뉴저지는 살짝, 씁쓸함을 느꼈다.


"하지만 노인은 마음을 두지 않으십니다. 전에 그와 관련해 물었더니 '녹화해두면 된다. 나는 딸의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딸이 나의 이야기를 듣고 안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다.'라고 하더군요."


노인은 나이가 지긋지긋했다.

건강도 조금 안 좋아 보이는 듯했고.


"...걱정하는 딸을 위해 매일매일 기록을 남기는 거구나."

"아마 그럴 겁니다."


바텐더가 다 먹은 콜라 잔을 수거하며 묻는다.


"한 잔 더 드릴까요?"


뉴저지는 정중히 거절했다.


"바텐더의 말이 힌트가 됐어! 정말정말 고마워!!"

"저는 이야기를 전달했을 뿐입니다."


바텐더는 마지막까지 겸손하게 예의를 지켰다.

뉴저지는 손을 흔들며 바를 떠났다.

그리고 준비를 시작했다.


"미안한데, 이것 좀 가져갈게!"


뉴저지는 모항으로 돌아가 군시설에 들이닥쳤다.

그녀는 그곳에서 군용 장치를 여러 개 챙겼는데, 그중에는 퇴역할 때 반납한 의장 속에 있는 핵의 일부도 있었다.


"이거랑 저거, 그리고 저거랑 저거랑..."

"앗! 도둑이야!"

"도둑이라니! 사랑의 큐피트라고 해줘~"

"일반인은 여기 들어오시면 안 돼요!"

"일반인이라니! 이글 유니온의 'Big J'!! 블랙 드래곤이 바로 나야!!"

"그렇다 해도 훔쳐가시는 거 안 돼요! 때찌!!"


그렇게, 뉴저지의 계획은 저지됐다.

하지만 그런다고 포기할 그녀가 아니었다.


"허니~~!! 이거 좀 사줘~~!!"


뉴저지는 지휘관의 앞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땡깡을 부렸고.


"군용품이잖아...."

"...안 돼?"


애처롭게 애원하며 찌찌를 살짝 깠다.


"이런 거 좋아하지~? 아니면 엉덩이로?"

"....이번만입니다. 빅찌찌 드래곤님."

"역시 허니야~!"


그렇게, 뉴저지는 원하는 것들을 얻었다.


"뉴저지. 저번에는 내가 말실수를-"

"참, 이거 받아!"


뉴저지는 쪽지를 건넸다.


"....'뉴저지의 세상 여행 방송! 가끔 야외 자위도 할 생각이니까 꼭 보러와줘, 허니~?'...?"


거기에는 어떤 대화방으로 추정되는 링크가 있었다.


"이게 뭐야?"

"쓰여 있는 대로야. 뉴저지의 세상 여행 방송. 언제 어디에서나 지휘관이 원할 때 들어올 수 있어. 나는 언제 어디에서나 이 방송을 켜놓을 거고. 내가 잠들어 있을 때도."

"......그래서 고출력 장비가 필요했구나?"

"응."


뉴저지가 챙겨가겠다고 한 것들은 대부분 민간에는 알려지지 않은 기밀 장치들이었다.


"세상의 반대편에 있더라도 너에게 닿아야 하니까."

"......."


지휘관은 옅게 웃었다.


"그러네. 세상 어디에서도 너의 방송 링크에 들어가야 하니까."

"맞아."


뉴저지는 환히 웃었다.








"할로할로~ 안녕 여러분~ 더 다크 엠페러 블랙 오메가 드래곤 뉴저지야~!"


아침 해가 밝았을 때, 뉴저지가 방송을 켰다.


띠링-


방송을 켜는 순간 시청자가 1 늘어났다.

그리고 우측 하단에 메시지가 출력된다.


[오늘도 찌찌가 크고 엉덩이가 탐스럽네.]


"정말~ 허니는 진짜 변태 같은 남자라니까."


뉴저지는 배시시 웃으면서 허벅지를 꼬았다.

지휘관이 원한다면, 음성으로 통화가 가능하다.

그러지 않고 채팅을 쳤다는 건, 지금 업무가 바쁜 와중이라는 것이다.


"보지 보여줄까?"


[안 돼... 지금 발기해서 딸치다가 업무 밀리면 혼나....]


"에잇~"


뉴저지는 찌찌랑 팬티를 깠다.

천박한 자세에, 천박한 행동.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유쾌했다.


[크아아악! 그런 젖꼭지랑 보지를 보여주면 딸딸이를 칠 수밖에 없잖아!!]


"아하하하! 허니가 내 옆에 있었으면 허벅지를 베개로 삼게 해줬을 텐데~ 문질문질하다가 뷰르릇 쌀 수도 있고. 내 엉덩이를 마구 매만지면서 범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미 한 발 찍 싸서 현자타임 왔어. 더는 날 유혹하지 마라 이 악마야.]


"후후후."


[....그런데 거긴 어디야?]


"산을 올라가고 있어. 아침에 등산, 운치 있지 않아?"


[조금 노인네 같지만.]


"뭐어?!"


[농담이야.]


"흐응.... 지휘관이 항상 모항에 틀어박혀서 업무에 시달리느라 바깥에 나가지 못하잖아? 그래서 내가 대신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당신에게 세상을 보여주려는 거라구."


[오, 그러네. 전쟁이 끝난다면 여행을 다니고 싶어. 산도 가보고, 바다도 가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모두와 함께 여운을 즐기고 싶어. 그런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그러면 뉴저지도 제약 없이 만날 수 있을 텐데.]


지휘관의 솔직한 미래계획이었다.

뉴저지는 웃음을 지었다.


"그날을 위해, 내가 먼저 세상을 구경하면서 좋은 장소를 골라둘게."


[그렇다면 나야 좋지. 고마워. 다만, 부디 그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


뉴저지는 화면에 올라오는 채팅을 빤히 바라보면서 웃었다.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슬픔이나 그리움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


"허니가 항상 내 곁에 있어줘서 너무 기뻐."


1호기처럼 전쟁의 고충을 공감할 수 없어도.

2호기와는 달리 몸이 떨어져 있어도.

뉴저지는 지휘관과 이어져 있었다.


[....물론이지.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야.]


"그럼 힘내서 등산해볼게!"


뉴저지는 깡총깡총 뛰며 산을 올라간다.


그렇게, 세상을 유랑했고. 세상을 보여주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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