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2017-2019: 3년 동안 4질 씀

판무 2질: 300화, 200화 / 로판 2질: 130화, 120화

3년 동안 약 750화를 썼는데 단 하루도 고단하지 않은 적이 없었음

누가 2질 끝내고 나면 그래도 앞이 보일 거라 했는데, 4질 마무리할 때까지도 앞이 쭉 캄캄했음


특히 카카오 런칭하는 날부터 3일 간은 잠을 1시간도 못 잤음

런칭 이후 초반 댓글에 엄청 우지좌지되는 게 있어서 판무도, 로판도 눈을 뗄 수가 없었음

다른 작가들은 담대하게 받아들이던데 난 성격상 그게 안 됐음

여기서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거 같음

수익은 토탈 1.2 정도였던 걸로 기억함


2020-2021: 마침 영장 날아와서 글 놓고 군 복무 시작함

나름 빡센 부대로 갔는데도 생각보다 적성에 맞았는지 편했음

나이 많다고 어화둥둥해준 것도 있고, 웹소설 보는 애들이 잘해줬던 것도 있음

전문하사로 간이나 볼까 했더니 간부들이 하지 말라고 함

몸이 별로 안 좋았던 편인지라 나가서 쉬라고 하더라


2022-ing: 배운 도둑질이 글뿐이라서 전역 후 다시 글 쓰기 시작함

오랜만이니까 좀 가볍게 만져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썼는데 영 아님

문피아에서 대가리 깨지고, 노벨피아에서 대가리 깨짐

10화까지 올렸는데 선작 50, 선작률 25퍼 남짓인 거 보고 멘붕함

조아라 투베 바뀐 것도 영 별로로 다가옴...... 예전엔 8화면 각 다 볼 수 있었는데


그렇게 군대를 다녀와서도 글이 다시 손에 안 잡히자,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마음에 이력서를 넣기 시작함


주로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 매니지 편집자 쪽만 봄

몸이 안 좋기도 해서 가능한 한 재택근무를 희망했더니, 많은 곳에서 환영하진 않았음

중견급 게임회사 한 곳, 중소 게임회사 한 곳, 매니지 한 곳

이렇게 연락 왔는데 그나마 생태계를 잘 아는 쪽이 편할 듯해서 매니지에 입사함

*여기서 여담인데, 게임회사들은 면접 올 때 정장 입고 오지 말라고 언질주더라

자기들이 안 입어서 부담스럽다고


여튼 맞춤법은 글 쓸 때부터 잘 체크하는 편이었고,

대학도 스토리텔링과 관련된 곳 나왔으며, 인풋양도 어느 정도 되다 보니 큰 어려움 없이 적응했음

물론 주변 사람이 좋은 게 제일 컸고


애초에 작가님들이 다 짬이 높은 고수들이라 전개 쪽으론 내 도움이 크게 필요하지가 않았음

약간 박수 머신+프로모션 심부름꾼 느낌이었던지라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교정+윤문에만 신경 썼음


프로모션 영업은 작품이 좋다 보니 웬만한 건 패스되었고,

좀 안 된다 싶은 건 최대한 미사여구 달아서 푸시해 보고, 그래도 안 되는 건 포기했음

사바사바하는 잘하기 vs 작품 성적 좋기하면 무조건 후자가 이기는지라

계속 박치기해 봤자 플랫폼 담당자 난감하게만 할 뿐이거든


뭐, 다른 편집자들처럼 익사이팅한 경험은 없었지만......

여차저차 이렇게 편집자로 일한 지도 어느새 3년을 꽉 채우다 보니

알게 모르게 전개나 연출에 대한 감도 조금씩 쌓인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최근에 글을 좀 써보니까 알겠더라


어떤 장면을 여기 넣으면 조금 더 나아 보인다,

여기선 조금 더 길게 쓰고 저기는 대충 생략하는 게 좋겠다 하는 게 좀 느껴짐

글을 그저 보기만 하는 게 아닌, 제대로 된 분석을 해봐야 한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음


당장은 연재를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은 안 들지만

언젠가 이 경험치로 편하게 글 쓰게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음


그냥 오랜만에 시간도 남고 주절거리고 싶어서 썼음


다들 즐필하고 건필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