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TS근친3] 대충 형이었던 것을 깔아뭉개는 소설
개념글 모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정사가 끝났다.


이예준은 숨을 헐떡이며 아래를 응시했다.

마찬가지로 숨을 헐떡이며 바르르 떠는 이예지가 보였다.


순백의 몸을 도화지 삼아.

진주색과 붉은색이 섞인 줄기에 자라난 짙푸른 꽃도 보였다.


그는 흡족하게 미소 지었다.

그동안 꾹 눌러두고 있었던... 가학심이 완전하게 눈을 떴다.


다시 한번 하체에 힘이 들어갔다.

할 수만 있다면 머리채를 잡고 일으켜 그녀를 재차 범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이러다가 그녀가 죽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있어서였다.


그가 원하는 건 그녀가 오랫동안 고통받는 것이었다.

업보를 미처 다 치르기도 전에 픽 죽어버리는 건 원하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그녀를 안았다.

병을 주고 약을 주듯. 따스하게 그녀를 안아 올렸다.

그리고 마치 공주님처럼 정중하게 화장실로 향했다.


샤워기가 쏴아, 하고 물을 뿌렸다. 이예지는 그 소리에 숨어 흐느꼈다.

우는 소리마저 거슬려서 한 대 더 맞지 않을까, 하는 공포 때문이었다.


그는 말없이 물을 뿌렸다.

그녀는 말없이 물을 맞았다.


얼마 뒤, 그는 적당히 뒤처리를 끝내고 그녀를 내버려 두었다.


“알아서 씻고 나와.”


그 한마디가 끝이었지만, 그녀는 그 무엇보다 큰 위안을 받았다.


몸이 바르르 떨렸다.

다시 겪고 싶지 않던 시간이 끝났다는 게 믿기질 않았다.


그녀는 재차 흐느꼈다.

물을 틀어두고. 비부를 씻으면서 흐느꼈다.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이제야 공감할 수 있었다.


강간당한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끔찍하고 비참한 일이었다.


할 수 있다면 당장 죽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죽는다는 건 강간당하는 것 이상으로 싫고 두려운 일이었다.


그녀는 말없이 몸을 씻었다.

그렇게 하면 몸에 남은 흔적이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몸을 씻었다.


그 뒤로 며칠이 지났다.

그는 말없이 그녀를 대했다. 그녀도 말없이 그를 대했다.

그는 말없이 그녀를 치료했다. 그는 말없이 그녀에게 밥을 줬다.


그러나 두 번 다시 그녀를 건드는 일은 없었다.


이예지는 종종 그의 얼굴에서 묘한 혐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확하게 어떤 상황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건 좋은 일이었다.


적어도 그 혐오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날 건들지 않겠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 그녀가 입을 벌렸다.

이젠 입으로 음식을 먹는 것도 상당히 익숙해졌다.

개처럼 오줌을 누라고 하면 눌 수 있을 정도로... 그녀의 자존감은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뒤였다.


지금이라면 다리를 벌리라고 했을 때 군말 없이 다리를 벌릴 것 같았다.


헉헉거리며 허리를 흔드는 동생의 표정을 무시한 채.

최대한 고개를 다른 곳으로 젖혀 그곳의 무늬를 셀 것 같았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그가 그녀를 건드는 일은 없었다.


늘 똑같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을 주고.

점심에 점심을 주고 밖으로 나가서. 종종 길게 전화하다가.

저녁이 되면 저녁을 주고 밤이 되면 먼저 잠드는 식이었다.


이예지는 처음에는 그것 또한 좋다고 여겼다.

개처럼 밥을 먹는 것도 이젠 상당히 익숙해졌다.

밥은 여전히 맛있었고 몸의 상처도 깨끗하게 나았다.


마음의 상처는 절대 나을 일이 없겠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금의 동생에게 그 상처를 새기지 않았느냐며 추궁했다간 상처가 몇 배로 생길 게 분명했으니까.


‘개는 개답게.’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최대한 가만히 있었다.

말하는 것도 잊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그녀가 하는 일이라고는 별것 없었다.

그의 시선을 최대한 피하면서. 언제 어디서 폭력이 날아올지 모르니 경계하면서.

그러다가 종종 길게 이어지는 그의 통화를 엿들으며 겁에 질려 벌벌 떨 뿐이었다.


요즘 들어 그는 형님과 자주 연락했다.

형님은 이예지가 이예형이었을 시절, 사채를 썼던 사채업자였다.


자세한 건 몰랐다. 이예준이 죽도록 일해서 원금을 겨우 갚았다는 것만 알았다.

그것도 이예준을 가엽게 여긴 형님이 상당히 많이 봐줬다는 것도.


그 뒤로 또 며칠이 지났다.

슬슬 이쯤 되자 그녀는 불안해졌다.


분명 이예준은 그녀에게 몸으로 갚으라고 했다.


그런데 그는 그녀를 몇 주 가까이 건들지 않았다.

다시 성욕이라는 게 절제된 것처럼 행동했다.


그녀는 그렇기에 겁에 질렸다.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추궁하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언제 어떻게 그의 가슴 속에서 이자가 불어나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최대한 눈치를 봤다.

집안일을 조금씩 해치우면서 그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주의 깊게 반응을 살폈다.


그러나 채무가 사라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그는 그녀를 볼 때마다 혐오 가득한 시선을 보냈다.

그건 곧 그녀를 향하면서도 그 자신을 향하는 복합적인 무언가였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났다.

그 시점에서의 그녀는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죽일 정도로. 죽이고 싶어서 두들겨 패고.

드라이버를 쑤셔 넣어 처녀를 빼앗고도 모자라 강간할 정도로.


그녀는 그에게 미움받고 있었다. 원망받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 할 수만 있다면 몇 번이나 쳐 죽여도 이상하지 않은 존재가 바로 그녀였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준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예지는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아침 일찍 일어났을 때 찾았다.


“...아.”


그녀는 멍하게 이예준을 응시했다.

정확하게는 그의 하체를 응시했다.

아침인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빳빳하게 고개를 들어 올린 남성기를 응시했다.


그는 성욕이 제거된 것처럼 굴었지만, 성욕은 여전히 그의 안에 채무의 형태로 남아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네발로 기었다. 마치 개가 그러하듯.

자존감과 자존심을 매 걸음 철저히 짓밟으며.

그렇게 네 발로 마저 기어 이예준의 바지와 팬티를 벗겼다.


남성기가 살짝 흔들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입을 벌려 그걸 물었다.

그날 이후로 연습한 적은 없었지만, 어째서인지 이번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머리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녀는 이가 닿지 않게 최대한 주의하면서 혀도 움직였다.


츄릅, 하고 무언가를 빠는 천박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머지않아 그가 눈을 떴다.

눈을 뜨고는 형이었던 존재가 남성기를 최대한 정중하게 빠는 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깨, 깼어...?”


“...응.”


“그, 그렇구나.”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나, 나는 그냥... 네가... 쌓여있는 것 같아서...”


“그래?”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말았다.

혹시라도 폭력이 날아오면 어쩌나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는 주먹을 들어 올리지 않았다.

쾌락과 혐오가 뒤섞인 표정을 지으며. 묘한 감정을 눈에 담은 채 입을 열었다.


“표정. 보기 좋네. 계속해 봐.”


“아, 응...”


“쌓여 있던 건 사실이니까.”


이예지는 황급히 네발로 기었다.

그리고 먼젓번보다도 훨씬 더 정중하고 부드럽게 남성기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기술을 모두 동원해서.

남자였던 시절이 있던 만큼 그녀만이 알 수 있는 공략 지점 같은 것도 있었다.


그녀는 손을 움직였다.

손을 벌려 기둥 전체를 감싸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흔들었다.

그러는 한편, 입으로 귀두 부분만 머금은 채 혀를 움직였다.


다행히 남성기가 맥동했다.

그녀는 지난번에 몸으로 배웠던 대로 충격에 대비했다.

비리고 쓴. 맛볼 이유라고는 없는 정액을 사랑스러운 단물처럼 머금고 최대한 삼켰다.


침이 주룩 흘렀다.

그녀는 먼젓번에 그랬듯 다시 네 발로 기어 뒤로 도망쳤다.


이예준은 말없이 그 모습을 응시했다.


그러다가 입을 열었다.


“너, 나한테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는지 기억하고 있어?”


이예지는 대답 대신 고개를 숙였다.

심장이 멎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몸으로라도 넘어가지 못하리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과 다르게 그는 그저 조용히 말했다.


“규칙 여섯. 하루에 하나씩 내게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사과해. 지키지 못하면 벌칙이 있을 거야.”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규칙이 얼마나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것인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개는 개답게. 목줄과 곤봉을 쥔 주인의 말을 죽을 때까지 따르는 게 전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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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