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자살하는 힘을 가진 자는 행복하다."

앨프리드 테니슨이 한 말이다. 근대 시대의 인물인데, 아는 사람이 있을까 궁금하다. 사실 이 사람을 알고 말고는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자살하는 힘'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아마도 이 고통을 내 의지로 끊어낼 수 있는, 그런 권리를 말하는 것이겠다. 그러니까, 우리는 언제든 인생에서 '빡종'을 선언할 수 있다는 말이다. 좆같으면 뛰어내리면 되는거니까. 저 사람의 말이 맞다면 우린 행복의 기본조건은 갖추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언제든 자살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살은 삶에서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가장 큰 의미는 역시 '도피'다. 무엇이 됐든 크게 좆된 상황에 자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가? 그게 진실한 의미던 드립이던 어쨌든 자살은 문제에서의 도피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이 말은 곧, 문제에서 도피할 수 있는한 우리는 행복하다라는 말이다.

문제가 있다. 이론상 우리는 모두 자살할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우린 모두 행복하지 않다. 왜일까. 간단하다. 실제로는 모두가 자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살도 용기가 필요하다'라는 말로 이해하면 간단하다. 어떤 사람이든 자살할 때 칼 앞에서, 약 앞에서, 다리 앞에서 망설이게 된다. 이유가 어찌됐든간에. 이후 이탈자가 발생한다. 도저히 아픈걸 못참겠다라던가. 뭐 영영 사라져 버리는게 두렵다던가. 그런 핑계를 대며 자살하지 '못 하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다. 생긴다기 보단 발견 되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자살 하는 힘이 없다는것을. 그들은 행복할 수 없다. 고통을 해결할 능력도 없거니와 도망 칠 수도 없으니까.

힘이 있음에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혹시 '난 몸에 불을 붙여서 자살 해야겠다.'라고 생각한 사람 있는가? 있다면 접길 바란다. 불타 죽는건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 중 하나이다. 이왕 죽으려면 편안한 방법으로 죽자. 그리하여 선택 되는것이 다양한데, 현대에서는 자살하면 떠오르는 것이 손목 긋기, 번개탄 피우기, 수면제 먹기, 뛰어내리기 정도가 있다.

이 방법들에도 하자가 있긴 하다. 실패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손목 긋기. (왠지 이중에 해봤던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해봐서 알겠지만 손목 긋기로 죽는건 쉽지 않다. 성공 확률이 낮다는 말이다. 게다가 무지 아프다. 손목을 긋는다고 픽 죽는게 아니다. 피도 흘리고, 손목이 쓰라린다. 그러다가 천천히 의식을 잃는 것이다. 아픈데다가 실패도 자주한다니 참 별로다.

번개탄도 마찬가지다. 번개탄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을 베이스로 깔고 간다. 흔히들 고통 없이 죽는 방법이라고들 알고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고통 없이 할 수 있는건 눈치 채기 힘들정도로 느리게 농도를 올릴 수 있는 '넓은 공간' 한정이다. 질식에 의한 고통을 느끼기전에 의식을 잃는 것이다. 그럼 좁은 공간에서는? 급격한 농도 상승으로 인한 질식에 고통을 느끼다 본능적으로 뛰쳐나가게 된다. 그럼? 자살 실패다.

자살 실패 역시 독특한 사례다.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은, 힘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 아닌가. 힘이 있는 그들은 왜 행복해 질 수가 없는가. 

이것은 행복이란 자살 시도 전까지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살 시도 전에는 내가 자살할 수 있다는 희망에 힘을 낼 수 있다.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실행 후에는 성공하든 실패하든 좆까라는 듯이 행복을 찾아볼 수 없다. 어쩌면 실패 또한 힘을 잃어버리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진지하게 말하고 싶은건 이건데

존나 힘들어서 자살 할랬다가

실패하고 본인은 자살도 못한대서 더 힘들어지는

그런 전개 존나 꼴리는데

작품 추천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