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오진 천황의 휘는 本牟多(고사기 권 2, 61b.6), 品陀(고사기 권 2, 49b.8, 55b.9, 69b.7), 品太(고사기 권 3, 42b.3), 譽田(일본서기)로 표기되어 있는데, 그 음은 Pômunda였다. 일본서기 표기에서 譽는 분명히 훈독자로 보이며 WOJ 동사 pomu(원형 pomë-) ‘빌다’를 적은 것이다. 그렇다면 WOJ pomë는 *pômë- [pomɛ-]와 *pömë- [pəmɛ-] 중 어느 쪽일까? 고사기 표기에서 品은 pomu로 읽는 2음절 음독자인데, 전기 중고 한어에는 *-om 운(韻)이 없었고 *-əm 운만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고사기 표기의 本은 분명히 음독자로 pô일 것이다. pô를 지지하는 다른 독립적인 증거도 있다. 바로 WOJ에는 /ö/와 /u/는 형태소 안에서 결합하지 못한다는 음운 규칙이 있었다는 것이다. Pômunda는 본디 Pô-mu에 형태소 경계가 있었지만 8세기 초에는 이미 단일형태소로 받아들여져지고 있었다.


Pômunda는 활팔찌라는 뜻이다. WOJ tömö(鞆) '활팔찌'와 pômunda는 이중어로, tömö는 다른 WOJ 문헌이나 이후 단계에서도 확인되지만 일반 명사로서의 pômunda는 위의 일본서기 기사에서 딱 한 번 보인다. 보통 이중어 가운데 하나는 고유어고 다른 하나는 차용어로, 본인은 WOJ의 이중어에서 더 좁은 분포를 보이는 쪽은 보통 한국어 차용어라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Vovin 2007, 2010).

WOJ pômunda '활팔찌'는 좁은 분포를 보이며, 어원적으로 더 분석할 수 없다. 이때, WOJ에는 음절말 자음이 없으므로 자음으로 끝나는 모든 외국어 낱말들은 차용 시에 말음 탈락이 일어나거나 반향 모음(echo vowel; 마지막 모음을 반복하는 것 - 역주)이 붙게 된다. 곧, MK pʌ̀rh '팔'을 생각해볼 때, MK pʌ̀rh > WOJ pô-는 합당한 음운 변화이다. 또한, MK mwùt- '묻다'는 연음화되지 않은 자음이므로 -t- < PK *-nt로 재구되며(Vovin 2003, 89ff), WOJ -nd- < PJ *-nt-를 생각해볼 때 MK mwùt과 WOJ -mund-는 모두 *munt-로 재구된다. WOJ -a는 MK kàrʌ́- > MK son karak '손가락(손-가르다-명사화)'에서 보이는 명사화 접미어 MK -ak에서 음절말 자음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Pômunda < pô-mund-a < *pʌ̀rh munt-ak '활팔찌'를 얻는다.

전설에 따르면, 후에 천황이 될 오진은 진구황후가 한국 정벌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 규슈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패퇴한 적을 기리기 위해 한국식 이름을 지었다는 것은 매우 의심스럽다. 이 사실을 통해 실은 오진과 진구가 둘 다 한국어 모어 화자였다는 합당한 의심을 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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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