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명조가 내 인생 액션게임(주로 프롬게임)들 수준의 도파민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지는 않았어
당연하다면 당연한건데, 명조는 라이브서비스 게임이니까 게임을 플레이 할 때 평균적으로 얻게 되는 도파민의 양은 싱글 패키지 게임에 비해서는 적을 수 밖에 없음
세키로를 하면서 사투 끝에 처음으로 각 보스들을 만나는 순간과, 명조에서 단순히 육성 재료가 필요해서 필드 보스들을 처음 찾아가 보는 체험의 몰입감은 절대 같은 수준일 수가 없는거니까



씹덕 엘든링을 기대하는 반응도 꽤 있던데, 엘든링의 월드는 그 본질이 초회차의 압도적인 경험에 맞춰서 밀도가 구성 되있다면 명조는 애초에 반복 노가다를 전제로한 밀도를 가지고 있어
엘든링의 레거시 던전이나 소울본 게임의 월드를 탐험하는 것 같은, 구역마다 새로운 적들과 예상치 못한 함정들이 유저를 위협하면서도 동시에 충분히 극복할만한 짜릿하고 몰입되는 체험을 주는 공간은 명조에 존재하지 않아
(사실 이런 공간에서 반복 파밍을 해야한다면 오히려 게임이 훨씬 더 빨리 물릴거라고 생각해)



조형적인 아름다움이나 로어를 풀어놓는 공간이라는 특성을 배제하고, 오직 게임성 측면에서만 바라보자면 명조의 월드는 상당히 평이해

여기저기 파밍할 잡몹들이 세계관에 맞춰서 분포되어 있고, 탐험의 보상으로 얻는 상자들에서는 육성재화랑 가챠재화가 좀 나오고 말아

그냥 거기에 배치된 필드보스들이 웬만한 겜들 보스보다 티키타카하거나 폼 잡으면서 쿨한 영상 찍기에 재밌는 정도야



그럼 패키지 명작 액션겜들 해봤으면 명조는 할 가치가 없는 게임인거냐?? 하고 묻는다면 그런건 아님
위에서 언급한 얘기들은 그냥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싱글 패키지 게임에 비해 가지는 단점에 대한거고, 당연히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니까 가지는 장점들도 있지
일단 당연하게도 게임에 계속해서 새로운 컨텐츠가 추가된다는 점

새로운 컨텐츠로 진입 할 때 패키지 게임은 신작을 구매해서 튜토리얼 부터 다시 익히고 게임이 나한테 맞는지 아닌지 수 시간에 걸쳐서 파악해 나가야 하지만,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업데이트는 이미 나한테는 재밌다고 보증된 맛에 예열기간 없이 바로 투입되서 즐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명조의 액션 체험이 비록 모든 면에서 최고는 아닐지라도, 액션 게임의 기본적인 뼈대가 되는 캐릭터들과 보스들의 완성도 측면에서 명조가 보여주는 기본기는 좀 어중간한 패키지 액션겜들은 역으로 패버리는 수준이라고 생각해

명조가 모바일 라이브 서비스 ARPG게임으로써는 전례가 없는 완성도의 전투 퀄리티를 자랑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야



거기에 더해서, 명조는 서브컬처 캐릭터 수집형RPG라는 점도 명작 패키지 액션 게임들과는 차별화 되는 부분이야
'가챠가 너무 좋아! 짜릿해!' 이런 소리를 하는게 아니고, 위에서 말한 활동들을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로 오픈월드를 누비면서' 즐기는 게임이라는 얘기야

명작 패키지 액션겜들을 처음 했을 때 같은 며칠간 일상생활에 지장이 오는 수준의 몰입감을 제공하지도 않았지만, 동시에 그냥 피곤할 때 가볍게 켜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로 예쁘게 조형된 필드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게임이 명조였어



아래는 CBT때 돌아다니면서 찍었던 스샷들이야

CBT때 카메라 모드에서 스샷이 저장이 안되서 그냥 구도만 잡아두고 캡처했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