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어렸을땐 cd플레이어 + 유선이어폰 세대였으니 장비의 품질은 낮더라도 음원 자체의 품질은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mp3가 나오고 무선이어폰이 나와서 20대 이후엔 128~320kbps 정도의 mp3를 무선이어폰으로 주로 들었다

그리고 올해들어 가성비 차이파이가 약간 유행(?)하면서 유선이어폰을 다시 껴보게 되었다


탕주 상관완아, 7Hz 제로2를 각각 9천원 2만원에 사서 들어 보니 잊고 있었던 유선의 감동을 새삼 느꼈다

그러다 수월우의 유명세를 듣고 아리아2나 카토 정도의 이어폰과, 던프로 정도의 꼬다리를 사 보고 싶어졌다

(충동이 왔을 때 던프로를 8만5천원 주고, 아리아2를 10만원 주고 살 뻔 했지만 일단 참았다)

참는 자에게 복이 온건지 아니면 기어코 신이 날 지름의 구렁텅이에 빠뜨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더 싼 가격에는 참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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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 유선 > 더 비싼 유선 > 꼬다리 장착 > 128 > 320 > 무손실
순서로 각 단계를 처음 들었을 때에는 그냥 그정돈가? 싶었다 내 귀가 막귀라고 생각했다

근데 아리아2에 던프로 꽂아서 하나에 300메가 넘는 무손실 음원 듣다가

점점 퀄을 내려서 mp3 듣고, 그러다 꼬다리 빼보고, 좀 싼 유선 꽂아 보고 하니까 역체감이 미친듯이 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보급형 유선이어폰으로 mp3 듣는건 

좀 비싼 이어폰에 꼬다리 끼고 무손실 들을 때에 비하면 음악 전체에 랩을 둘둘 말아서 듣는 먹먹한 느낌이었다

재료 하나하나가 살아 숨쉬는 듯한 신선한 음식 먹다가, 남은걸 냉동실에 대충 뭉쳐서 얼렸다 꺼내 놓고 먹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무선이어폰은 차이가 너무 충격적일까봐 무서워서 아직 못 들어 봤다 


아무튼 사람들이 왜 비싼 음향기기에 환장하는지 대충 알았다

하지만 난 더 좋은 장비를 알고 싶지 않다 무서우니까


궁금한거 잘 알려준 헤드폰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