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 얘기가 아니라

저런 사적제재를 테마로 한 사이다물을 말하는거


저런 사적제재 사이다물의 한계는

일단 주제의식의 한계가 명확함.

아무리 이 세상에 자기나라 사법을 신뢰하는 국민이 거의 없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적제재가 안되는 이유는 인터넷 검색 5분만 해도 나옴.

그나마 슈퍼히어로물은 1. 이미 장르가 하나의 세력으로 굳어질만큼 짬빠와 역사가 있고/2. 말그대로 '슈퍼'한 초인들이라서 인간의 논리와 법을 1:1로 적용시키기엔 문제가 있고/3.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적제재가 옳은지, 히어로는 어디까지 해야하고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함


하지만 이런 자경단을 다룬 사이다물(이하 자경단물)은 일단 주인공부터 좆밥임

물론 전직 특수부대원이나 경찰 출신 같은 그럴싸한 설정이 있는건 알겠지만, 이들은 슈퍼맨이나 토르의 초인적인 능력은 커녕 배트맨의 자금력과 정보력도 없음.

그럼 조금만 짱구를 굴려도 "내가 이 새끼를 왜 곧이곧대로 믿어야하지?"라는 생각이 어느순간 들 수 밖에 없는거임.

만약 이 새끼가 틀렸으면? 아니 얘는 형 다 살고 나왔는데 왜 단죄를 해야함?

왓치맨 하면 떠오르는 말 있잖아. "Who watches the Watchmen?"

심지어 이런 자경단물의 주인공들은 가끔 살인이나 영구장애를 입히는 것까지 서슴치 않음.

아니 자신보다 더 강한 슈퍼히어로들도 일부 예외를 빼면 살인은 고사하고 최대한 제압만 하려고 하는데, 지들이 뭔데 사람을 저렇게 조져놓지?

생각하면 할수록 주제의식이 감정에 치우친 날림이니까, 주제의식을 탐구하려는 시도 자체가 주제의식을 흔드는게 되는거임.


물론 주제의식 자체가 "사적제재 나빠용"이라면 괜찮지만, 문제는 이러면 고구마 전개가 되면서 보던 사람들이 떠남

그나마 비질란테 정도가 영리하게 전개를 풀어나갔고(그마저도 후반부 고구마라는 징징충들 기어나왔고), 모범택시는 시즌 1 후반부에 그나마 그런 전개로 풀어나가려다가 개짜친다고 돌만 맞고 결국 결말부&시즌 2는 히힣 나쁜놈 다 주것 히힣ㅎㅎ으로 노선 철회했고

애초에 주요 팬덤은 나쁜놈 때려잡는거 보려고 사이다 빨러 온 애들인데, 조금만 주제의식 얘기 하려고 하면 바로 하차해버린다고

그리고 애초에 딥하게 빨아봤자

이미 그짝으로 할 거 다 해보신 오야붕 계심



사실 주제의식보다 더 큰 문제는

난 원패턴 전개라고 봄

주제의식과도 연관이 없는 문제는 아닌데

일단 보통 이런 자경단물은 패턴이 항상

나쁜놈 두둥등장->자 여기서 빡치시면 됩니다->주인공 분노의 추적->액션 붕쯔붕쯔->단죄 성공!->젠장~ 거악(巨惡) 녀석! 반드시 널 심판하고 말끄야!

이렇게 됨

게다가 악당들도 대부분 조폭, 재벌, 부패공무원, 사이코패스 범죄자 정도를 못벗어남

슈퍼히어로물 같은 경우는 슈퍼 빌런이란 존재가 있어서, 다양한 시도나 캐릭터성이 가능함. 

근데 일단 주인공부터 슈퍼하지 않은데 빌런이 슈퍼하겠음? ㅋㅋ

결국 패턴이 경직화 될 수 밖에 없는거임.

슈퍼히어로물이라고 패턴화가 없는건 아니지만, 슈퍼히어로물은 주인공의 고뇌와 주제의식으로 도망칠 수 있지만

자경단물은 아까 얘기했던 이유로 도망을 못침 ㅋㅋ

그럼 남은 선택지가 뭐겠나고ㅋㅋ 

결국 자극적인 연출로 승부를 보는거야

근데 검열과 상상력과 사람들의 심리란 한계가 있어서 이것마저 결국 정답이 아니란 말이지


결국 초반 흥미몰이를 넘어가면 자경단물이란 소재 자체가 진짜 뜨거운 감자가 될 수 밖에 없단거...

정말 어느 지점부턴 작가의 역량이 중요하지 않다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