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하면 뭐할거냐고...? 몰라... 졸려 죽겠는데 왜 깨워..."


졸업을 몇 개월 앞두고, 한시우는 여전히 고민이 없었다. 


사실 이 시기면 큰 고민이 없을 법 하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한창 수능 준비 때문에 한창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시기이지만......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미 그들이 할 일을 끝마친 상태였으니까. 


한시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대입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2학기에 들어서자 마자 온종일 휴대폰 게임을 하거나 잠을 자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시아씨... 죄송하지만...... 시아 씨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좋아했습니다...!"


"죄송해요...... 이미 남자친구가 있거든요..."


대학에 진학한 이후, 한시우는 이름을 한시아로 개명했다. 


그가 진학했던 대학은 평범한 대학이었지만, 그가 진학한 학과는...... 일종의 여대 개념으로 여성만 입학할 수 있는 과.


그러나 시우는 대입과 군면제를 위해 성인이 되자마자 정부에서 제공하는 TS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여성이 되어 학교에 진학했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그였지만, 학교에 진학한 이후, 전교생 중에 가장 여성스러운 몸매와 신비로운 분위기, 코 끝을 스치는 달콤하고 묘한 향기 등등... 온갖 이유 탓에 매일같이 고백을 받느라 귀찮은 것이 유일한 단점일까.


그래도 그는 남자들의 필사적인 몸부림을 바라보면서, 요즘 소소한 자극과 재미를 느끼는 중이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고백을 막기 위해 같이 대학에 입학한 친구와 표면적으로만 연애 중이었으나, 지금 와선 구태여 그 사실을 먼저 밝히지 않고 있었다. 


오늘도 애타는 마음으로 고백을 하고, 실망하며 돌아가는 남자들의 몸부림을 즐기기 위해.








"선배... 옷에 뭐가 묻었네요......얍"


"윽...... 고... 고마워... 그런데 조...조금..."


"조금 어떤거요?"


"아...아냐...!!! 고마워..."


자신의 몸이 조금만 닿아도, 마치 드라이아이스에 갑자기 몸이 닿은 것 마냥 화들짝 놀라며 기겁하고, 얼굴을 붉히는 남자들의 모습. 자신을 어려워하는 남자들의 반응이 너무나 재밌어서, 그리고 남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몸에 대해 점점 자신감이 붙어서, 시우의 행동은 남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스킨십이 잦아지고, 수위 또한 올라갔다. 






그런 행동이 지속된지 얼마나 지났을까


시우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의 여신으로 불리며 학교 전체에서, 심지어 학교를 넘어 다른 곳까지 그 유명세가 멀리 퍼져나갔다.


시우가 캠퍼스를 잠시 걷기만 해도 다들 얼굴을 붉히고, 누군가는 몰래 사진을 찍는 등 연예인에 가까운 대접을 받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연예인보다 더한 애정과 호감을 받고 있었을 것이다. 연예인은 화면 속에서만 볼 수 있지만, 시우는 종종 학생들에게 다가와 가벼운 스킨십까지 하니 말이다. 









"야... 내가 살다살다 한시아의 가슴을 만져보는 날이 있을 줄이야"


"그러게, 명성에 비해 생각보다 너무 무방비한데"


"평소에 남자들한테 꼬리치고 다니던데, 이런걸 원했던거 아냐?"


"글쎄... 얘 남자친구도 있지 않아?"


어느 날의 종강 파티


그곳에서 시우는 학생들에게 둘러쌓인 채 몸 이곳저곳을 만져지고 있었다. 


남자들을 홀리는게 취미인 시우라지만, 이것은 명백히 지나친 상황.


보통이라면 시우는 이정도까지 가기 전에, 밀당으로 숙련된 본능적인 거리조절과 분위기 파악으로 조용히 빠져나갔겠지만......


술에 너무 취한 탓일까. 시우의 머리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저 남자들의 애무와 술기운 탓에 점차 달아오르는 몸에 들뜬 한숨을 뱉을 뿐. 


머릿속 한켠에선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성이 경종을 울리지만, 시우의 본능은 점점 남자들의 손길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헤윽....헤으으......"


"와... 진짜 존X 꼴리네, 이정도까지 했는데 흥분되기는 또 처음이다."


"왠만하면 콘돔 떨어지고 멈출려고 했는데...... 진짜 나도 이런적은 처음인데"


"야, 어차피 얘 정신 돌아오면 우리 ㅈ됐는데, 이참에 원없이 하자"


"하... 그래. 깜방 가더라도 후회는 없다."


처음에는 적당히 분위기를 띄우며, 시우의 몸 이것저곳을 가볍게 애무하는 것 만으로 멈추고...... 분위기를 탄 시우가 요구하면 한번쯤 기회가 있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던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에 홀린 듯이 시우를 범하고 있었다. 


한 사람이 바지를 내리고, 누군가 시우의 옷을 벗기기 시작한 순간부터 모두의 이성이 마비되고, 그저 발정기의 짐승들이 몸을 뒤섞듯, 끈적한 액체가 사방에 튀고, 남녀의 신음소리가 메아리치며, 열기로 방이 후덥지근하게 덥혀지기를 한참......


모두가 정신을 차리고 나자, 이미 그들은 가지고 있던 콘돔을 한참 전에 다 써버린 채, 시우의 몸 모든 곳에 정사의 흔적을 가득 남겨버린 상황이었다. 


정신을 차린 뒤, 누구는 그 모습에 자포자기 하고, 누구는 절망하고, 누구는 후회했지만...... 그들은 그래도 평생에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정도의 여성을 마음껏 범하며, 자신들의 자지로 그런 여성을 쾌감에 울부짖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작은 자부심과, 만족감을 느끼며, 약해지는 마음을 붙잡았다. 


시우가 제정신이라면, 술이 깬 뒤 자신들을 모두 성폭행으로 신고할테니...... 자신들의 인생을 끝나겠지만, 그래도 시우의 몸에 자신들의 정을 토해내고, 그 몸에 잊을 수 없는 쾌락을 새겨 철저히 개발했다는 것에 만족하였다. 남자들이 사라지더라도, 시우가 남자들을 원망하고 증오하더라도, 밤새 이어진 정사의 시간동안 암컷으로 개발된 시우의 몸은 남자들을 기억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