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흐읍...!" 

"크아아!" 


콰앙―! 쾅! 


그들이 한 합을 겨룰 때마다 섬광이 요동친다. 

그 섬광에선 빛줄기가 터져 나오며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파괴했다. 


그리고 이런 광경을 만들어낸 둘은 잠시 떨어진 뒤, 숨을 고른 후 다시 격돌했다. 


먼저 다가간 건 용사 카인이다. 


"마왕...! 부모님의 원수를 이제서야 갚게 되는 구나!" 


후우웅―! 


그가 검격을 날리자 주변에 있는 대지가 흔들림과 동시에 날카로운 검기가 마왕에게 쇄도했다. 


그의 검격은 지금껏 수많은 마물의 목을 내리쳐왔다. 

그리고 그건 마왕이 거느린 간부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나 같이 강했다고 자부한 간부들도 용사의 막강한 전력 앞에선 무릎을 꿇고 말았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내지른 검격이 마왕에게 통할 리는 없었다. 


상대는 대륙에게 공포를 주었던 악이었으니. 


"가소롭군." 


쿠그그극―!


마왕이 손을 내밀자 검은 마기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한번 만들어진 거무칙칙하고도 소름이 끼치는 마법진. 

그건 순식간에 만들어지더니 이내 용사의 검격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나의 검을 받아치다니...!" 


"크크큭, 하위 미물들이랑 나랑 비교라도 하는 건가? 겨우 그깟 장난 질로 날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면 참으로 우습군." 


마왕이 두 손을 펼쳤다. 


어느새 모여든 마기는 마왕의 의지를 따라서 수많은 마법진을 만들고 있었다. 


"크하하핫! 용사 카인이여. 과연, 자네는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크윽...!" 


"먼저 가버린 네 동료들의 곁으로 너 또한 보내주마." 


스윽- 


마왕이 손가락으로 카인을 가리켰다. 

그 순간 수많은 마력탄들이 그를 노리기 시작했다. 


카인 또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금 그가 이 자리에 서 있게 만들어주고,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준 검기. 

새퍼렇게 빛나는 마력이 그의 성검에 담기며 다시 한번 어두운 이 곳을 밝혔다. 


"하하! 그렇게 오는 건가?" 


"닥쳐라 마왕. 오늘 이 자리에서 쓰러지는 건 내가 아니라 네가 될 테니." 


서로 간단히 움직이면 부딪칠 정도의 압박. 

그런 압박 속에서 둘은 승패를 결정짓기 위해서 움직였다. 


....정확히는 움직이려 했다. 


먼저 이상을 느낀 건 카인이었다. 


'....!!' 


후우우웅―!! 


돌연 그를 향해서 날카로운 쿠나이가 여럿 날아들었다. 

쿠나이를 피하기 위해서 용사가 재빨리 다리를 놀리며 땅을 벅찼다. 


용사의 그 모습을 본 마왕 또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시선을 돌렸다. 


"뭐냐? 네 놈은." 

"....." 


기척, 모습, 그리고 수상쩍은 미지의 힘. 


한 순간에 그를 깨달아본 마왕의 시선이 카인을 벗어나곤 새로이 나타난 '그'를 지목했다. 


단숨에 싸우던 둘의 시선이 한 명에게 집중됐다. 


싸우는 걸 멈춘 그들은 식은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들이 싸울 동안 새로이 나타난 적의 낌새를 느끼지도 못했으니까. 


시선을 받은 그는 복면을 손가락으로 올리더니 그들에게 물었다. 


"도-모. 미나상. 이세계인 슬레이어데스." 


"네 놈은 누구냐고 물었다...!!!!" 


복면을 쓴 남자에 장난스런 언행에 화가 난 마왕이 마법을 전개했다. 


그가 전개한 마법이 그 남자에게 파고들었다. 


하지만 마왕의 공격은 닿을 수 없었다. 


갑작스레 흩날린 복면을 쓴 남자 주변으로 연기가 흩날렸다. 

그건 한 순간이었다. 


"싸움을 하기 전에 아이사츠를 안 하다니, 케지메 안건이 아닌지? 이 산시타 녀석!" 


복면을 쓴 남자가 가라테를 사용했다. 


어느새 마왕의 뒤로 이동한 그가 정권을 뻗자, 마왕의 몸이 뚫렸다. 


용사의 검기에도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던 몸인데도 말이다. 


허나 이러한 광경을 만들어낸 복면을 쓴 남자는 몸에 묻은 피가 더러운 듯 인상을 찌푸렸다. 


마치 이게 당연한 일이라는 듯.


벌어지는 일에 사고 회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용사가 다급하게 검을 붙잡았다. 


"너, 너는...!" 


"......"


갑작스럽게 등장한 닌자와, 용사와의 대치. 


과연 그 격렬한 싸움 끝에 승자는 누가 될 것이며 누가 패자일 것인가. 


이 이야기는 아무도 모른 채 막을 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