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새 이어폰 도착할 기념으로 입문부터 지금까지 생각나는 대로 써 봄





1. 크레신 LMX-E700


08년에 처음 음향 입문할 때 사용했던 모델


당시 10만원 이하 모델에서는 젠하이저 MX400, 소니 E888 등이 인기 픽이었는데 크레신에서 그에 대항해 야심차게 내놓은 모델이었던 걸로 기억함


아무 이어폰으로나 들으면서 살다가 처음 듣고서 확실히 레벨이 다르다고 느꼈던 첫 번째 경험이었음


소리는 고음 위주의 명료한 스타일이었고 사이티드가 꽤 훌륭했음


2년 정도 사용하고 아래 모델에게 메인 이어폰 자리를 넘겨줌





2. 필립스 SHE9850


처음으로 구매했던 10만원 오버 모델인데 10년에 샀으니 지금 물가로 생각하면 20만원대라고 봐도 될 듯


어째서 전통적인 이어폰 제조사들을 거르고 면도기 회사 이어폰을 샀었는지는 몰?루


면도기 회사 이어폰이지만 소리는 꽤 준수했는데 1BA 베이스로 밸런스형에 고음이 매끄럽고 촉촉한 느낌이었던 것 같음


차이파이 덕에 플래그십 모델이 아니라도 구성품이 풍성한 요즘과 달리 구성품이 빈약한 시절이었는데 금속 케이스, 폼팁, 청소도구 등 구성품도 훌륭했음


개인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메인 이어폰으로 장기 집권해서 애착이 가는 이어폰이었는데 결국 고장으로 보내줌





3. 미오디오 M6 PRO


메인 이어폰 자리를 땜빵하기 위해 16년쯤에 대충 들여온 모델


음감용이라기보다 일반 PC 환경에서 사용하는 김에 음향도 조금 챙겨보자는 목적으로 들여왔으나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음


결국 2년 정도 쓰고 방치하다 보내줌


구성품으로 들어 있던 케이스는 크기가 크고 재질도 나쁘지 않아서 지금도 사용하고 있음 





4. AKG EO-IC100(갤럭시 번들)


삼성에서 마지막으로 번들로 끼워 주던 모델로 무선 메타로 넘어가기 직전 최후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음


마찬가지로 음감용 아니고 그냥저냥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했는데 꼬다리 DAC가 많이 보급되지는 않았던 때라 C 타입 단자라는 점이 좋았음


1달 정도 쓰다가 제대로 된 메인 이어폰을 새로 구해서 넘어가게 됨





5. 소니캐스트 DIREM PRO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박사님'의 최후의 역작(아님)


이후로 프로2나 프로 마스터인지가 나왔던데 그쪽은 산 사람이 거의 없지 않을까 싶음


SL 모델과 DL 모델이 있는데 SL 모델은 상대적으로 모니터링, DL 모델은 상대적으로 펀사운드에 가깝게 튜닝되어 있고 나는 DL 모델로 샀음


자체 튜닝이긴 하지만 하만 타겟 베이스라 개인적인 취향보다 저역이 살짝 강조되어 있다고 느꼈음


제품 자체의 내구도 이슈나 대체재인 차이파이의 급부상 등의 이유로 지금은 찾는 사람이 없겠지만 지금 들어도 소리 자체는 흠잡을 데 없는 모델임


2년 정도 메인 이어폰으로 잘 사용하고 다른 모델로 넘어가서 중고로 내놓고 싶은데 살 사람이 없을 듯 차이파이를 살





6. 소니 WF1000-XM4


우연한 기회로 중고로 얻게 됐는데 무선은 유선에 안 된다는 상식을 확실하게 깨 준 모델


실리콘팁도 아니고 폼팁도 아닌 자체 팁을 사용하는데 이게 퀄리티가 상당히 훌륭함


음감용으로는 좋았지만 고음충인 내 성향과 다소 안 맞기도 했고 통화 품질이나 갤럭시 편의성을 이유로 다시 중고로 방출했음





7. 삼성 버즈2 PRO


이름에 프로 붙여봤자 무선은 유선에 안 된다는 상식을 되돌려 준 모델


다른 일반적인 무선 이어폰에 비하면 충분히 훌륭한 성능이지만 소니 XM4는 못 따라간다


외이도염 이슈가 있는 걸로도 유명한데 처음부터 아즈라 팁을 사용한 덕인지 아직까지는 별 문제 없이 사용 중





8. AKG N5005


23년 초에 199달러일 때 구매


유명한 걸로 유명한 모델이라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음


고음충이라 베이스부스트 필터나 레퍼런스 필터는 사용한 적 없고 미드하이 필터 사용 중


사진에서 보다시피 십덕곡 위주로 듣는 사람인데 십덕곡보다는 극저역의 맛을 잘 살리는 K팝에 더 맞을 것 같음


하이부스트 필터는 딱 한 번 써 봤고 상남자의 필터답게 청량감과 동시에 처음 듣는 거슬리는 치찰음과 귀를 찌르는 초고역을 느낄 수 있었음


꼬다리 DAC(Hidizs S9 Pro) 같이 사서 끼우고 뉴트론 플레이어 비트퍼펙트 모드로 처음 노래 켜는 순간 음향 처음 입문했던 때처럼 아예 레벨이 다른 소리를 경험했음


그렇게 1년 정도 쓰다가 들인 돈에 비해 사용을 자주 안 하는 것 같아서 거치형 DAC 사서 PC파이로 구성했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움





9. 수월우 츄1


이어팁을 사면 이어폰을 무료로 드려요라는 마케팅에 넘어가서 구매한 첫 수월우 모델


스프링팁은 약간 쫀득하고 착용감은 나쁘지 않지만 고역대를 깎아먹어서 마음에 안 들었음


무료로 끼워 준 이어폰은 그 가격대에서는 나쁘지 않지만 N5005를 듣고 나니 들을 마음이 안 생겨서 보관만 하는 중





10. 수월우 배리에이션


아직 창고에 있는 배리에이션


어쿠스튠 HS1790TI와 수월우 더스크를 두고 고민하다가 극상의 분리도라는 키워드에 꽂혀서 이쪽으로 정함


고음충인데 왜 자꾸 저음 성향 이어폰이 끌리는지 몰?루


사용해 보고 나면 또 후기 남기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