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세 종족이 한 명씩 섞인 음주 동호회가 여행을 가서 한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이 잠시 쉬려고 호숫가에 친 텐트로 모였을 때, 갑작스럽게 호수가 요동치며 한가운데에서 매혹적인 악마가 하나 튀어나와 동호회 앞으로 두둥실 떠왔다.


당황하여 무기가 될 만한 걸 찾으며 허둥대는 필멸자들에게 악마는 말했다, "두려워 말라, 내 너희를 해치러 온 것이 아니니. 너희가 마지막이라, 이곳에 온 자들에게 소원을 들어주는 언약으로 얽매여 있으니."


악마는 자신이 나온 호수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것을 소리높여 외치며 호수에 몸을 던지라, 호수의 물이 좋아하는 것으로 변할 것이니."




모두가 머뭇거리는 사이, 언제나 모험심이 가장 강했던 난쟁이가 호수로 달려들며 소리쳤다, "크로네노펜산 냉동 에일!"


호수는 곧장 차디찬 황금빛 맥주로 변했고, 그 한가운데에 빠지게 된 난쟁이는 기쁨의 비명을 지르며 음주수영을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요정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이해했다는 듯 빙긋이 웃으며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며 발을 옮겼다, "깊은숲의 포도로 오크통에 25년 숙성시킨 신선한 와인."


호수는 이제 진한 보랏빛으로 변했고, 요정은 자기 맥주 돌려내라는 난쟁이의 항의를 무시하며 빈 술병 여러 개를 와인으로 채워 배낭에 쑤셔넣은 뒤 마지막으로 잔 하나를 가득 채워서 고급 와인을 음미했다.






모든 걸 지켜본 인간은 열심히 머리를 굴려대었다.


'아무리 음주 동호회라지만 그렇지, 너무 술에 빠진 것 아닌가? 소원만 잘 빌면 무슨 술이든 원없이 종류별로 쓸어다 마실 수 있을 텐데, 물을 뭐로 바꾸지? 황금? 보석? 가볍고 챙겨가기 좋으면서도 적당히 도둑 의심을 안 받을 만한 게..."


머릿속에 온통 소원 생각만 하며 호수로 달려가던 인간은 과하게 골몰하다 미처 보지 못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단말마를 내질렀다.


"SH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