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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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성을 내지르던 여왕이 이윽고 절명했다.


그와 동시에, 군체를 이루는 외계생명체들 전부가 움직임을 멈췄다.


"허억...허억...허억..."


끝났다.


저 빌어먹을 외계의 침략자들과의 전쟁이 드디어 끝을 맺었다.


인류는 승리했고, 다시금 내일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모두 죽었나."


다만 허울뿐인 승리의 영광됨을 논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희생이 있었다.


인류연합 최후의 결사대 50만 중 49만이 전사, 5000여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리고.....여왕을 사살하기 위해 조직된 특임대는, 나 하나만을 남기고 모두 산화했다.


"잭."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던 유쾌한 사내는 여왕을 지키던 장군급 개체와 함께 폭사했다.


그의 희생으로 우리는 여왕의 숨통을 끊을 기회를 얻었다.


"칼."


가장 군인다웠던 군인은 두 다리와 왼팔을 잃고도 끝까지 총을 놓지 않았다.


그가 쏘아낸 총탄들은 철벽 같던 여왕의 외피를 깨트리는데 성공했다.



"마리아."


누구보다 이타적이었던 여인은 끝까지 자신보다 동료들의 치료가 우선이라 고집하다 과다출혈로 눈을 감았다.


그녀의 치료 덕분에 나는 살아남았고, 끝내 여왕을 죽일 수 있었다.


"고맙고..또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


너희의 숭고한 희생을.


잊게 하지 않겠다.


너희의 희생을 발판으로 삼아 평화를 일궈냈음을, 사람들이 잊게 하지 않겠다.


그러니-


'와,이 양반이 이런 감성적인 생각도 할 줄 아는 사람이었어?'


"?"


'?'


"....잭?"


'어....충성?'


"....."


-휘청


'어,어어 대장!!!!'


'대령님!!!!'


'지금 이 상태로 기절하면 안돼요!!'


"시발..."


흐려져 가는 의식의 틈새로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저것들,다 듣고 있었......



*


그렇게 시작된 세 영혼과의 동거도 벌써 1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좀 꺼림칙하기도 했지만, 적응되고 나니 별 문제는 없었다.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동료들과 이렇게나마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 이었으니 불만도 딱히 없었다.


그래,분명 불만이 없긴 했는데 말이다.


"으으응..."


오랜만에 좀 움직이고 싶다길래 몸을 빌려줬다가 눈떠보니까 침대에 나체의 여인과 함께 누워있는 상황에서도 불만이 없기는 힘들었다.


"잭."


'.....우우욱...'


저새끼 만이라도 그때 제령을 했어야 하는데.


때늦은 후회를 하며 나머지 둘을 불렀다.


"마리아.칼. 지금 이게 무슨 일인지 설명을-


'대령님은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내가 먼전데....'


'후우우....'


"?"


뭐지?


"그...마리아?"


'으드득..으드드득...'


얘는 상태가 왜 또 이렇지?


두배로 혼란스러워진 상황 속에서 사태 파악을 위해 머리를 굴리려던 찰나, 


"으음...일어나 계셨어요?"


어느샌가 일어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실례지만 제가 지금 어제의 일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흐음.그렇게 즐겨놓고 모른 체 하기 있어요?"


-스윽


'저 불여우가 어따대고 손을!!!!'


'마리아.일단 진정을 좀...'


'우우욱...대장.혹시 숙취해소제 있..우우욱..'


하하.시발.


"제발...퇴역까지 했으면 좀 조용히 살자...좀..."




*

어쩌다보니 죽은 동료들 영혼을 품게 된 퇴역군인 주인공의 우당탕탕 힐링일상개그물도 맛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