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심심해져서 미국 남북전쟁때 장군들 중 하나인, 가히 제일 논란이 많은 인물 중 하나인 조지 매클랠런의 연대기를 간략히나마 써보려고 한다.


미국 남북전쟁은 미국의 역사이고 한국인들의 관심사 밖이라 많은 사람들이 노예 해방 전쟁으로 간단히 알고 있지만 실상은 알고보면..


온갖 인간군상들이 모여서 얼치고 설키던, 정치와 사회와 경제와 지역감정까지 뻑뻑하게 담겨있는 꽤 재미있는 역사임이에 조금이나마 그 인물 중 하나를 소개를 해보려고 한다


1. 남북전쟁 이전의 커리어, 완벽한 스펙


이 훤칠한 분이 오늘의 주인공 조지 B. 매클랠런이다.


나무위키나 위키피디아에 잠깐이나마 이 사람을 검색하고 돌아온 놈들도 있을텐데..


그 짧은 서술들은 이 사람이 얼마나 많은 기열 찐빠를 내고 다녔는지 제대로 설명을 못해준다!



우리들의 장군 조지 매클랠런은 남북전쟁의 스타들이 경험치 파밍했던 미국-멕시코 전쟁에서 그 찬란한 커리어를 쌓고 돌아오는데, 티푸스병에 걸려서 병상에만 있었다는 위키피디아의 서술과는 달리 그 전쟁에서 자신이 나중에 하극상을 존나게 부릴 윈필드 스콧 아래에서 근무하다 돌아온다.


스콧 장군 옆에서 멕시코 전쟁의 전투중 쎄로 고르도 전투에서 회피기동과 베라크루즈 전투에서 공성전의 중요성을 배워 왔는데 왜 이 둘을 볼드체 처리했냐면 나중에 후술하겠지만 이분께서 그 둘을 가지고 존나게 깽판을 쳐댄다


하여튼 전쟁이 끝나고 미국의 개척지에서 철도와 요새를 쌓던 잡무를 맡다가 정치 끄나풀을 통해서 크림 전쟁에 참관하게 되고, 프랑스어가 가능하니 프랑스 총검술 교본을 번역해내고 매클랠런 안장이라는 개조품을 만들어 미군의 교리와 장비 발전에 크나큰 기여를 했다!


젊은 참전용사 장교가 외국어까지 가능해, 타국 교본을 번역해 출간하고 자신의 이름까지 딴 장비까지 개발한다.. 이건 진짜 인재의 인재로 보일수 밖에 없는 사람이겠지?


?? 그러겠지?


2. 남북전쟁의 시작과 총사령관 임명 직전까지


이런 짜릿한 스펙은 남부연합이 내전을 일으키며 전쟁의 시대가 도래하자 매클랠런 장군을 바로 유명세로 올려놓았다. 위에 써놓은 스펙과 더불어 민간인 시절때는 철도회사까지 전전하며 당시에는 신기술이었던 기차를 전쟁 수행에 빠르게 접목 시킬수 있는 인재중 하나였지.


우여곡절 끝에 그는 오하이오 주지사의 구애로 오하이오 군관구의 모집병 병력을 맡았고, 그의 첫 임무는 바로 버지니아주 북서쪽 주민들이 북부에 잔류하고 싶으니 (이게 웨스트버지니아가 탄생하는 일화)  빨리 군대 보내서 보호 해달라는 요청에 답하는거다.



그래서 그쪽으로 진격한 매클랠런 장군은 여기서 그의 생애 첫 야전인 리치 산 전투를 감행하게 되는데, 전투의 양상은 간단히 이러하다.


1.) 산쪽에서 대치하는 남부군을 회피기동으로 격파하려 했으나 길이 보이지 않아 바로 포기하고... 공성전을 준비한다


2.) 보다못한 친 북부 지역 유지가 남부군 좌익을 칠수 있는 지름길을 알려주고 매클랠런은 부하를 시켜 공격을 감행하라 한다.


3.) 장마와 흙탕길 때문에 본래 1~2시간 걸릴 이동이 무려 7시간 이상이나 지연되었고 이 와중에 북군 부사관이 사로잡혀 기습이 들통나는 대찐빠가 일어난다


4.) 그래도 부하는 기습을 감행했고 전투가 나는 소리와 북부군을 잠시 지연시킨걸 이겼다고 착각한 남부군의 환호를 자신의 부하가 졌다고 판단한 매클랠런 장군은 본대로 지원하기를 거부한다..


5.) 방심하던 남부군에게 마지막 공세를 펼친 그 부하는 남부군을 몰아내는데 성공하고 남부군 지휘관과 몇백명의 포로를 사로잡는다.



6.) 매클랠런은 맞은편 언덕에서 자기가 직접 대기하고 진격할거면 조심히 진격하라 명령했던 다른 부하를 오히려 직무유기로 보고서에 고발한다 (?)


7.) 이 끽한 전투 하나 가지고 버지니아에서 남부군을 완전히 몰아냈다고 언론에 자뻑한다



미국 공병대 공식 사이트에서는 이 승리를 아주 간략하게 소개하는데, "largely undeserved", 즉 거의 받을 자격이 없는 승리라는 문장을 사용해 자신들의 선배를 약간 비웃는다..


아니 솔직히 정상적인 사고가 돌아가는 사람이면 저 문장에 동의하지 ㅅㅂ 지가 한게 뭐가 있다고


부하에게 기습 명령은 내렸지만 지원도 거의 없이 뒤지라고 내버려둔 상태이고, 뭔가 자기가 음흉해서 그런것도 아니고 그냥 겁만 지지리 쳐먹어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가 운빨로 이긴건데.



근데 세상에서 제일 억울한게 운도 존나게 좋은 바보라고 멀리 동쪽 북부군은 제 1차 불런 전투에서 크게 패배한다.


이게 왜 운이 좋은거냐면 서류상 스펙도 완벽한 장군이, 연방군이 수도 워싱턴 코앞에서 와장창 깨질때, 국민과 군대에게 가뭄에 단비같은 승전보를 울려주는 소식을 전한거지.


그래서 전투가 있던 열흘 뒤, 매클랠런 장군은 수도 워싱턴으로 소환되서 링컨 대통령과 이제 곧 하극상 1타 타자로 받으실 윈필드 스콧 장군과 알현하고 수도 방어를 맡는 사령관이 돼.


지금까지의 대찐빠를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1. 산속에서 기동전이 안되자 아무 생각 없이 포기하고 공성전을 펼치겠다는 판단

2. 부하를 기습 보내놓고 본대로 지원을 하나도 안하다 부하빨과 운빨로 전투에서 승리

3. 그걸 가지고 부하들에게 공을 돌리기는 커녕 언론에 자뻑해서 영웅 취급은 다 받음

4. 자기가 홀드 박으라고 명령한 다른 부하는 직무유기 했다고 보고서에 질책함


제일 골때리는 부분은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 ㅇㅇ


다음에는 대통령과 선임조차 모욕하는 사상 최대 천재 매클랠런의 기수열외 상관모욕 통신보안 일화를 알아볼 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