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비틱 글 보고 긁혔다기보다는 지금 내 상황에 웃어넘기기가 힘들달까...

여기 얘기해도 내 얼굴에 침뱉기인건 알지만 그냥 주저리하고 싶어서 써봄.
너무 두서없이 길어지면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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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여자친구 하나 보고 일본으로 넘어온 타입인데
같이 1년간 지내면서 겪은 경험들로 인해 다소 부정적이게 되어버림.

결론부터 말하면 여자친구가 PMS 스트레스가 되게 심한 편인데 

그때마다 히스테릭으로 인한 갈등들을 감정적으로 대응해버려서 감정이 상해버림. 

이렇게 감정이 상해버리니까 이게 좀처럼 회복이 안되더라.

여자친구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얘기하는 건 아님. 여기엔 내 대응미흡과 그릇의 작음도 한 몫 했다 생각함.

여자친구가 성격이 되게 예민하고 조심스럽고 보수적인데다 본인 생각이 옳다고 깊게 믿는 성향이 강함.
본인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납득은 하는데 자기 안에서 정해놓은 규칙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우선시함.
이게 처음엔 '내향적이고 신중하고 세심한 부분도 챙길 줄 아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였던 게
지금은 '신경질적이고 예민하고 강박적이고 보수적이고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이 되어버림.

난 과거가 어두웠다보니 기본베이스가 평소부터 긍정적으로 지내려고 내 딴에는 되게 노력을 많이 함.
말도 먼저 걸고, 무슨 일이 생겨도 웃으면서 넘기고,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고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듯 양.
독립적이고, 즉흥적이고, 감성적인 한량임. 아웃도어파에 뭐든 경험해보는 걸 좋아해서 이것저것 도전도 많이 하고
별거 아니라도 선물 챙기고 나누면서 사람들이랑 어울리는걸 즐기는 타입이라 여자친구랑은 거의 정반대임.


반면에 여친은 체력이 안좋으니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어하고 짜증내고, 조금만 본인 맘에 안들면 꿍해져서 입 닫고는 몇번이고 물어봐야 답하고, 직장 내 인간관계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면서 환경을 바꾸려거나 개선하려는 의지는 없고, 정론 말하면 빈정 상해하고.

여성을 일축하려는건 아니지만 여자가 다 그렇지 뭐. 라고 할 수도 있음.

근데 난 같이 살기 전에 느꼈던 어른스럽고 독립적인 성향이 돋보이고 본인 생각 잘 어필할 수 있는 당차고 강인한 모습 같은 부분들에 끌려서 연애를 시작했고 이사람이라 생각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직접 겪어보니 애나 다름없음. 인간강도가 너무 낮고 독립성이 아예 없음.


그렇다고 내가 표현을 안하는 건 또 아닌게, 쌍도 남자지만 연애다운 연애는 처음이라 먼저 표현도 많이 하고 간식도 사다바치고 힘들일건 내가 다 도맡아 하고 기념일도 다 챙김. 내가 애로 퇴화시켰나 싶기도 하고...

혼자서도 잘 노는 고양이를 원했는데 알고보니 장모치와와였다 같은 느낌임.(여친 어머님 얘기 아님)

연상이 연상의 매력이 없달까. 12살 연상인데 외모는 또 젊어보이고 이쁨.

난 원래 가수 지망했었는데 포기하고 이즈모로 넘어옴.
그래서 버스킹이나 커버 영상 같은거 유튜브에 올리고 지역 아티스트들이랑 인스타로 커뮤니티도 맺고 싶었는데
여친이 그런걸 극도로 혐오하고 싫어해서 지금은 그냥 포기하고 가라오케도 안감.


바이크도 반대했었는데 바이크는 내가 음악할 때 정신적으로 힘들 때 도피처가 되어준 취미 이상의 것이라서 

도저히 포기가 안되서 그땐 헤어지잔 얘기까지 나왔었음. 나란 존재를 존중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난 여친이 뭘 하던 간에 응원하고 보좌하려고 생각하고 있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는 이상 반대할 생각도 없음.
애초에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여친이 쳐다도 안보는 스타일이기도 해서 그런건 신뢰가 있음.
근데 난 내 존재 근간을 이루던 것들을 포기해왔고 지금도 지속적으로 얘길 듣고 있음. 회식 참가하는거라던가, 게임이라던가.

그래도 사람이 감사할 줄 알고 청결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건 변함 없어서 위에 언급한 단점들은 

사람이 그럴 수도 있고 다름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 같이 살아갈 수 있다고 믿고 같이 지내왔는데

날 부정당하기만 하니 내 안의 감정이 상해서 예전에 느꼇던 감정의 인풋/아웃풋 값이 이전과는 정반대가 되어버림.


또 다들 잘 알겠지만 남자는 자기 공간에서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잖아. 해피타임 말고.
내 시간이 없이 계속 노출되어 있으니 이게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커서 당황스러울 정도임.
유부남들 맘이 이해가 간달까. 아무래도 난 결혼이나 연애가 안맞는 성질인가봄.

회사 인간관계로 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거기에 +PMS가 오면 싸움을 피해도 싸움이 됨.
살얼음판 걷는 마냥 눈치 아닌 겁을 먹어야 하고.. 공감해줘도 지랄. 해결책을 생각해서 말해줘도 지랄. 가만 있어도 지랄.

그나마 마지막으로 크게 싸웠을 때 도저히 못해먹겠다 헤어지자고 지쳐서 질질 짜고 했더니 그후 크게 개선된건 보이는데
이미 마음이 식었다 해야하나 참.. 내 자신한테도 실망스럽고.

그래서 요즘 맘속에 사직서 한장 품고 사는 것 마냥 또 싸우면 그땐 끝이란 생각으로 지내고 있음.
이렇게 살 바에야 도쿄 가서 돈도 좀 더 벌고 후배랑 바이크나 타면서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지 싶은데
그러다가도 키우고 있는 떼껄룩이랑 신축맨션 계약한거, 여친 친가 가족분들이 또 눈에 밟히고 그런다.


이렇게 사는게 맞나 싶은 자괴감이 드는 요즘이다.

갑자기 도쿄 가기로 했다는 말 들리면 어련히 정리했다고 생각해주시게들.

부디 우리 일부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랄께. 
남의 나라 와서 눈칫밥 먹고 사는데 조금이나마 행복한게 맞지.
근데 난 글러먹은거 같으니 다들 내 몫 만큼 대신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