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술집에서 생각없이 술을 마시다 문뜩 하나가 떠올랐다.
"요즘 잠을 자는게 너무 힘든데, 뭐, 방법 없냐"
그러자 주변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동료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야, 용병이 편하게 자려고 하는게 말이 되냐?"
"그냥 지칠떄 까지 구르다가 굴러 떨어져서 자던가."
여기저기서 면상을 도끼로 다진 고기로 만든 것 같은 새끼들이 한 마디씩 꺼냈고, 그 중 한명이 뭔가 생각난 건지 입에 머금은 에일을 급히 삼켰다.
"그런건 여자가 최고지!"
그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분위기였고, 이에 자신감을 얻은 그 새끼가 술잔이 가까워질 정도로 바짝 붙었다.
"노예가 있다면 더 좋고! 시키는 대로 다 하는데, 가만히 천장만 보고 있으면 아침이라고?"
"하여간 너 같은 소리만 한다. 변태새끼."
"야, 잠 안온다고 술이나 마시면서 돈 쓰는 것 보다, 노예 하나 사서 오래 쓰는게 이득이라고?"
얼굴이 귀두같이 생겨, 문자 그대로 좆 같은 이 새끼는 내 눈 앞에 외설적인 손가락질을 하며 킥킥거렸다.
마음 같아선 술잔이나 머리 둘 중 하나가 박살 날 정도로 술잔으로 쥐어 패고 싶었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술을 마시는 거나 여자하고 자는 거나 원초적인 욕구를 채우는 건 똑같으니까.
공공장소에서 할 수 있냐 없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게다가 사람 죽이는 걸로 먹고 사는 내가 챙길 체면 같은게 있겠나?
그렇지만 정작 노예시장에 가보니 음흉한 내면의 욕구가 채워진다는 느낌보단 불쾌함이 먼저 느껴졌다.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아보이는 취급을 받는 인간 혹은 아인들과 귀찮게 들러붙는 호객꾼.
전장에서 직접 죽였던 시체가 차리리 더 생기 있어보이는 노예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씨발 여기 온 내가 병신이지.
호객꾼도 들러 붙어 뭐라 하는 것 같았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뭐라 하는지는 들리지는 않았다.
그냥 예의상 한 바퀴 둘러보고 가려는 중, 무언가가 나를 불렀다.
"저기, 손님 저 사가시지 않을래요......?"
목소리가 들린 곳을 보니 넝마라고 하기도 힘들 정도로 엉망진창인 어린 엘프가 나를 올려다 봤다.
전신에 가득한 화상자국과 알 수 없는 낙인.
흐리멍텅해져 촛점이 없는 왼 눈과 팔꿈치 위로 뭉뚝한 그루터기만 남은 왼팔.
"이렇게 흉측하게 생겼어도 배운 건 많거든요? 이거저것 다 만족시켜드릴 수 있어요......"
자신을 팔기 위한 어필을 하는 아이는 조금이라도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는지 웃고있었다.
"도...돈도 저를 사주시기만 하면 한 달 내로 제 가격에 3배로 갚을게요......."
그러나 웃음으로도 그 절박함을 숨길 순 없었는지 웃는 눈에선 어김없이 눈물이 떨어졌다.
"이번 달 말까지 안 팔려나가면 처분 될 예정이거든요."
어떻게든 자신을 팔고 싶었는지 자신이 곧 죽는다는 말 마저도 당당히 말하는 그 모습이 불쾌했다.
"쯧"
"자...잠깐만요! 가지 마세요! 제발!"
내가 혀를 차니 자기 운명이라도 예감한 건지 어린 엘프는 처절하기까지 한 비명을 질렀다.
결국 그 목소리에 이기지 못하고 난 걸음을 멈춰 다시 엘프를 바라보았다.
가격을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몸에 새겨져 있었으니까.
다른 노예에 비해 30배에서 많게는 100배까지 낮은 가격.
거의 쓰레기를 돈 받고 버리는 수준의 품질.
역겨운 싸구려 동정심에 적당한 가격이었다.
어찌보면 이게 나에겐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결국 그 역겨운 동정심을 버리지 못해서 걸음을 멈춘건 나니까.
"이거로 사면 좀 꺼져줄거냐?"
그러자 호객꾼의 얼굴이 순식간에 구겨졌다.
그 면상을 보는 것 만으로도 이 엘프 가격을 지불할 의향은 있으니 딱히 손해보는 건 아니겠지.
그리고 나같이 망가진 인생에는 망가진 노예가 어울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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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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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노예, 망가진 주인 -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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