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슈르가 배신때렸다고 오해하는 장면



실제로 한 집단에서 배신, 분열 등으로 인한 구성원의 이탈은 남은 구성원에게도 큰 혼란을 줌.



작중 속마음에서마저도 먹을 생각, 농땡이 피울 생각밖에 없던 에르핀이 처음으로 자책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고.





에르핀은 머리가 나쁘지만, 실제로 바보는 아닌게


자기가 머리가 나쁘다는 걸 계속 마음 속에 묵혀놓고, 그로 인해 주변인들이 떠나갈까봐 두려워하고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함



볼룡권을 날렸을 때도 체육선생이라 나름 친했던 경비대장이 자기를 떠났다는 걸 들었을 때였고





100일 편지 첫 문장이 


도망가지 않아서 고마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을 쓰게 되는 첫 문장부터 저게 나올 정도면


내색은 안했지만, 교주가 자신의 무능함에 환멸을 느껴 떠나갈까봐 은연중에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거일지도


그래서 그런지 또슈르 배신이 에르핀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던 거 같음






사실 에르핀은 왕관으로 인해 멍청해졌다기보단 누가 말했던 것처럼 유아퇴행된 게 아닌가 싶다



200살 넘게 먹었지만 바빠진 네르가 자기 옆에 붙어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에 대한 섭섭함.



본래 선물은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걸 주는게 국룰인데, 에르핀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초코 케이크를 선물로 줌

유아들한테서 자주 보이는 심린데 "나는 이걸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니까 교주도 이거 받으면 엄청 좋아하겠지?"


 



정신연령 10세 전후 꼬마한테 


자주 못보게 된 엄마지만 볼 때마다 혼남


여왕이라는 자리


자신의 무능함으로 인한 자괴감


그로 인한 반란에 대한 정신적 충격


은 너무 가혹해..








다행히 메인 스토리에선 되게 라이트하게 넘어갔지만, 










만약 여기서 교주가 없었다면






여왕을 다독이는 역할을 했던 네르에겐 '세계수가 보낸 세상의 구원자 교주'라는 구심점이 사라짐.



이벤스에서 나왔듯이 이번 반란은 주동자인 벨벳도 놀랄 정도로 급박하게 진행되었고, 


네르 입장에서도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 상황이라 매우 혼란스러웠을거야.




이런 상황에서도 멘탈을 잡을 수 있었던 건 



'생긴 건 못 미덥지만, 세계수께서 점지해주신 구원자니까 분명히 이 상황을 타개해 주실거야'라는 희망이 있어서 였을건데




교주가 사라지는 순간 이 전제가 무너지고, 


길거리 노숙자 네 볼따구 라는 절망적인 상황으로부터 고개를 돌릴 수 없게 됨.







요정으로서의 본능을 참으면서까지 요정왕국 입법 사법 행정 종교 전체 업무를 쉴 틈없이 총괄하고



극강의 단맛으로 해소해야 할정도로 항상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위태로운 상태에서






 + 요정왕국 반란 

 + 절망적인 상황

 + 또슈르의 배신

 + 에르핀의 멘탈붕괴로 인한 울먹임

(교주가 있었을 땐 이걸 교주가 어느정도 받아줬는데, 마리 마요 네르 에르핀 뿐이였을 땐 이걸 전부 네르한테 풀었을 거 같음)






아마 네르 역시 멘탈이 붕괴되고, 찐으로 폭발했을 거야.




"아아아아아아아악!! 시끄러워요 시끄럽다구요!! 뭘 잘했다고 징징거려요! 누군 지금 괜찮아서 이러는 줄 알아요! 나도 미치겠다고요! 


손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의 업무에 파묻히는 와중에도 덜떨어진 여왕님 수발도 들어주고 살았는데 나한테 왜 이러냐구요


여왕님은 농땡이 피우기라도 하지 나는 하루라도 편하게 쉬어본 적이 없어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 때 꽃잎에서 데려오지 말았어야했어"






홧김에 한 말이겠지만


버림받는 거에 PTSD가 있는 에르핀에겐 치명적이였을거고


네르 역시 아차 싶었겠지만 



트릭컬은 여기서 섭종하지 않았을까






볼붕이들이 또 한 건 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