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그래, 그런 건 꿈에 불과하다.

세상에 가상현실 게임이 출시되고 몇억명의 사람들이 즐기게 된다고?

게임의 일 등이 되면 스트리밍과 광고를 통해 수백억을 벌게 된다고…?


“…지랄.”


그딴 건 소설 뿐이다.

현실이 아니란 말이다!!


“씨발!!”


수백만원에 달하는 캡슐을 사람들이 부담없이 살리가 있나!!

아프리카쪽에는 보급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완벽한 그래픽!?


“될리가 없잖아!!”


어떻게 게임에서 완벽한 현실을 구현할 수 있겠냐고!!

그런 건…

그저 망상일 뿐이다..


”하…하.“


팔 년.

무려 팔 년이다.

무엇이든 잡고 공부하면 통달할 시간동안 가상현실 게임을 해왔다.

망상과 달리 뚝뚝 끊기는 움직임과 그래픽 속에서도 진짜 사람처럼 움직이며 노력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가상현실에 익숙하고 그것을 잘하는 사람이라 하면 나를 지칭하는 말일테다.

그런데도.


“…씨바알..”


지금은 이 꼴이다.

쓰레기들이 나뒹구는 더러운 원룸 한구석에서 한탄이나 내뱉는 백수새끼.


가상현실, 풀 다이브가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는 모두가 소설과 같은 것을 기대하며 상금을 건 대회도 펼쳐졌었다.

그러나 현실이었다.

이곳은 현실이었다.


곧 사람들은 모두 떨어져나가고 풀 다이브는 돈 많은 재벌들의 심심풀이로 전락했다.

대회를 제패하며 받은 상금은 더 나은 게임 실력을 위해 투자했지만.

결국 그 투자는 망했다.


“…크크큭.”


처음에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부모와 친척들도.

이제는 나를 그저 게임 폐인으로 바라볼 뿐이다.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생계를 이어갈 돈도 이제는 없다.

모든 가족들도 내게서 눈을 돌렸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슬픈 건.

이제 나조차도.

가상현실에 더 이상 희망을 품지 않는다는 점이다.


“희망..이 있을리가 없잖아.”


단언컨대 풀 다이브에 제작자도 나보다는 가상현실을 잘 플레이하지 못하리라.

하지만 그런데도.

그런데도!!!


나는…

나는…!


이 꼴이다.


“..하..하핫.”


청춘을 바쳤다.

노력을 바쳤다.

인생을…!

바쳤단 말이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된거지?


“..죽자.”


어차피 더 이상 삶에는 미련도 없다.

풀 다이브가 나의 삶이었고.

나의 희망이었다.


저벅. 저벅.


이런 썩어빠진 정신 상태와 달리 발은 잘만 움직인다.

강으로 걸어가며 주위를 둘러본다.


“….”


화려한 조명이 번쩍이는 야경.

그러한 공간에서 나는…


그만 하자.

어차피 죽을 건데.


저벅. 저벅.


어느새 강에 도착했다.

신기하게 죽음이 눈앞에 있는데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


풍덩.


천천히 물에 들어간다.

몸이 잠긴다.

의식이 흐려진다.


죽음이 다가오고 있었다.

…왜일까.

이런 상황에서 드는 마지막 생각이.

가상 현실에서도 이런 감각이 구현되었었다면- 인건.


‘….’


그렇게 나는 목숨을 잃었다.


세계 최고의 풀 다이버.

향년 29세.

사망하다…인 줄 알았건만.


“자신의 재능을 깨닫고, 그리도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이리 죽게되다니… 참으로 기구한 인생을 산 아해로구나..”


어느샌가 나의 앞에서 한없이 밝은 존재가 말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밝아 눈을 뜨지도 못할 정도.

형체조차 확인할 수 없는 존재.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신이로다.”


….생각을 읽으실 수 있는 겁니까?


“그래. 삼계천지 만물이 나의 파편에서 비롯되었거늘… 어찌 생각조차 읽지 못하겠느냐..”


…대단하시군요.


“흐음.. 꽤나 침착하구나. 다른 이가 네 인생을 살아갔다면 내게 욕지거리를 내뱉을텐데 말이다.”


어차피 죽은 것.

신의 비위를 거슬러서 좋은 일이 있지야 않겠지요.

그리고 제 인생은… 체념한지 너무도 오래되었습니다.

체념하면…

안 되는건데 말이죠..


“…..사연이 딱하기가 그지없구나.“


신이라는 존재는 잠시동안 침묵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네게 한 가지의 소원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무슨 소원을 빌겠느냐.“


..무엇이든..입니까?


”그렇다.“


그렇다면.. ’완벽한 가상현실'이 존재하는 세계에 환생시켜 주십시오.


“…”


신은 나의 대답에 잠깐 멈칫하더니 놀랍다는 투로 말했다.


“..허. 그런 인생을 살고도 또 도전하겠다는 것이냐? 네가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그곳에도 수년간 가상현실을 이용한 이들이 있을텐데도?“


..그들이 자연스럽게 행동하려고 발목을 비틀며 행동해봤단 말입니까?

그들이 칼을 휘두르는 동작을 취하기 위해 어깨의 뼈를 부순 상태로 지내보았답니까?

저는 자신이 있습니다.


”…하하하하!!! 그래 좋구나! 너의 의지에 탄복했다! 네가 눈을 뜨게된다면 그곳은 수많은 종족들이 살아가며 가상현실이 발달한 세계일지니! 꿈을 펼쳐보아라!“


신의 말이 끝나자 나의 의식이 어디론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저 아름다운 우주까지.


높이 높이 오르니 하나의 푸른 별이 보였다.

지구만큼이나 아름다운 별.

나는 우주에서 그 별로 낙하해.


”..살아났다.“


다시 살아있는 인간이 되었다.


번쩍-!


저 멀리, 크디 큰 화면에 떠 있는 광고가 번쩍인다.


-완벽한 그래픽! 현실과 똑같은 감각! 제 이의 인생을 가상현실, 풀 다이브에서 즐겨보세요!!


아.

나는..

나는….


“이제서야 꿈을 이룰 수 있겠구나..”


최고의 풀 다이버.

천장하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