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타,스압)캡틴 셰자드의 모험 - 07 이방인

셰자드는 처음 만났던 그 날부터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우리의 상상, 그 이상이었다.

물론, 드래곤과 처음으로 마주했을 때에는 우리도, 그녀도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녀는 드래곤과 맞서 싸우라는 발그루프의 부탁을 받아들이는 것을 망설였다.

하지만 그녀는 막상 드래곤과 마주하게 되자,

바로 직전까지의 망설이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대담하게 맞섰으며

우리, 그리고 여러 전사들이 보는 앞에서 드래곤의 명줄을 끊어버린 것은 물론,

드래곤의 힘과 지식까지 흡수하며 우리의 전승에 등장하는 전설의 용사인 '드래곤본'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에게 경외감마저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날 밤,

우리는 그녀와 더 가깝고, 더 끈적한 관계가 되었다.

물론 한편으로는 해머펠에서 넘어 온 레드가드인 그녀가 우리의 전승에 등장하는 용사라는 사실이 마음 속 한 켠을 조금 복잡하게 만들기는 했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수많은 영웅담 속 주인공들은 외부에서 온 자들이 대부분이고,

무엇보다도 그녀가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나와 내 친구들은 그녀를 우리의 영웅으로서 기꺼이 따르기로 마음을 모았다.

드래곤과의 전투를 승리로 마무리한 우리는 길드 숙소에 좀 더 머물렀다.

그리고 숙소에서 머무는 동안...

셰자드는 헤르타를 열정적으로 안아 주었다.

헤르타는 셰자드와의 관계가 더 깊어지면서

더 밝아진 건 물론,

심적으로도 훨씬 안정을 찾은 것 같다.

그렇게 피로를 싹 씻어낸 우리는 셰자드를 곧바로 하이흐로스가를 향한 관문인 이바스테드로 보내기로 했었다.

드래곤을 쓰러뜨린 그 날, 셰자드는 하이흐로스가의 그레이비어드로부터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는 집을 너무 오래 비우고 있었고

때마침 셰자드가 앨프윈을 시켜서 자기 배를 윈드헬름으로 옮겼으니 우리 모두는 먼저 윈드헬름으로 향하기로 했다.

다행히 그 날에는 윈드헬름으로 향하는 마차가 있었기에, 우리는 안전하게 그곳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윈드헬름, 이스트마치

셰자드: 여기가 윈드헬름이구나. 확실히 춥네...

뜨겁고 메마른 해머펠에서 온 그녀가 약한 모습을 보인다.

라그닐드: 노르드에게 이 정도 추위는 일상이지. 하하하...

셰자드: 밤에 돌아다니는 기분이야. 내 고향은 해가 뜨면 금방이라도 불타버릴 것처럼 뜨거워지다가 해 떨어지는 순간 뼈가 시리도록 추워지거든.

프레위디스: 뭐라고? 해머펠은 엄청나게 더운 사막 지역 아니었어?

셰자드: 그 더운 곳에서 사는 레드가드인들이 왜 그렇게 치렁치렁한 옷으로 몸을 꽁꽁 싸매고 다니겠어? 그게 다 낮에 시원하고 밤에 따뜻해서 그런거야.

프레위디스: 그렇구나... 난 그 사람들이 여기가 추워서 그렇게 입고 다니는 건 줄 알았어.

그렇게 잡담을 하던 우리들은 윈드헬름 근처의 사람들에게 족장 울프릭 스톰클록의 생사여부를 물었다.

그리고 우리는... 꺼져 있었던 희망의 불씨가 다시금 피어 올랐다.

라그닐드: 그게... 정말이야?

윈드헬름 주민: 며칠 전에 군사들과 함께 돌아왔어. 정말이지, 그녀가 잡혔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에는 다 끝났다 싶었는데, 정말 다행이지 뭔가.

프레위디스: 아아... 다시 제국과 싸울 수 있어...

그렇게 기쁜 소식을 들은 우리들은 다음으로 윈드헬름의 선착장으로 향했다.

셰자드가 자신의 배, 오션세이버를 구경시켜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셰자드: 자, 보라구. 이 배가 바로 오션세이버야.

우리는 그녀의 배를 보고 모두 놀랐다.

해머펠의 양식으로 지어진 셰자드의 배는 노르드인들의 배보다 컸고,

선체는 마치 해머펠 사람들이 사용하는 휘어진 칼처럼 유려한 자태를 뽐냈다.

그리고 삼각형으로 되어 있는 돛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셰자드: 어때? 꽤 볼만하지? 내부도 제법 공간이 있고, 여러명을 태울 수 있지. 손을 좀 쓰면 바람을 거슬러서 갈 수도 있다고.

라그닐드: 바람을 거스를 수 있다고? 그게 말이 돼?

셰자드: 물론 정면으로 거스를 수는 없어. 그렇지만 저 삼각돛은 옆으로 비스듬히 들어오는 바람을 끌어 안을 수 있지. 속도는 좀 느려지고 변침도 많이 해야 하지만, 어쨌든 뚫고 갈 수는 있다, 이 말이야.

셰자드의 설명을 들은 우리는 그녀의 배에 더 가까이 가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우리는 선착장으로 가서 배에 올랐다.

셰자드: 오션세이버에 온 것을 환영한다, 친구들! 아, 라그닐드는 꼭 머리 조심하고.

오션세이버의 내부는 천장이 낮은 점만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것을 갖추고 있었다.

음식을 조리하고 내부를 덥히기 위한 화로대는 물론, 무구를 정비하거나 직접 제작할 수도 있는 작업공간, 그리고 마법사들의 작업대까지 모든 것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물로 된 침대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이 침대는 흔들리는 배 안에서도 편안하게 잠을 청할 수 있게 해 주는 신기한 물건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아직 만나보지 못한 셰자드의 선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셰자드의 선원들은 앨프윈을 제외하면 그녀를 선장이라기 보다는 친구로 생각하고 대하는 것 같다.

본래 뱃사람들은 위계질서가 확실한데, 이들은 셰자드와 앨프윈을 제외하면 전문적인 선원도 아닌데다, 셰자드가 그런 분위기를 원치 않아서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들은 이구동성으로 셰자드를 누구보다도 신뢰하며 의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우리가 인사를 나누는 동안, 오크 여전사 마조가가 갑자기 굉장히 화가 난 상태로 셰자드에게 말한다.

마조가: 흥! 그러고 보니 자네들 너무하는 것 아닌가?!

셰자드: 이 사람, 왜 이래? 갑자기 화를 다 내고?

마조가: 탈리에에게 다 들었네! 자기들끼리만 그런 영광스러운 전투를 치르고 오다니!

불같이 화를 낼 것만 같은 기세와는 달리, 의외로 언성을 크게 높이지는 않는다.

셰자드: 아니, 당신이 먼저 남겠다며? 우리도 그런 일이 있을 줄은...

나는 드래곤을 처치했던 일을 말하고 싶어서 입이 조금 근질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프레위디스가 그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만다.

프레위디스: 거기다 셰자드는 우리와 있을 때, 무려 '드래곤'까지 죽였다구. 후훗.

그런데 역시 그녀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눈치다.

마조가: 어... 자네, 아무리 그래도 그건 믿기 어렵군. 드래곤은 전설로만 전해지던 존재 아니었나?

하지만 나와 셰자드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그녀는 한숨을 깊이 내쉬더니 말했다.

마조가: 다음에 출타할 때에는 나도 꼭 데려가게! 전투에서 빠지는 건 참을 수가 없으니 말이야.

그러다 마조가는 싱긋 웃더니 셰자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마조가: 허나... 몸 성히 돌아와줘서 기쁘네.

그러면서 그녀들은 뜨거운 포옹을 나눈다. 마치 의기투합한 남자 전사들끼리의 포옹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배 구경을 마친 우리는 셰자드 일행을 우리 집으로 초대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들과 한참을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며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오늘 알게 된 레드가드 소녀인 라샤는 말수가 굉장히 적고 낯을 조금 가리는 느낌이기는 하지만, 꽤 귀여웠다.

그녀는 헤르타에게 꽤 관심을 보이는 듯 했다.

다음날

프레위디스: 뭐? 셰자드한테 헤르타만 붙여서 보낸다고? 그래도 되는 거야?

라그닐드: 괜찮아. 저 녀석은 이제 잘 통제하고 있잖아.

프레위디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헤르타가 예전처럼 미쳐서 날뛰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라그닐드: 괜찮다니까 그러네...

프레위디스: 안 돼. 헤르타는 네가 있어야 통제할 수 있잖아? 보호자로서 역할을 하라고!

헤르타가 직접 혼자서 셰자드를 이바스테드로 안내하겠다고 말했을 때, 나는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헤르타는 내가 없으면 극도로 불안해하고 자기 몸에 상처를 내는 이상행동을 보였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아이의 몸 곳곳에 새겨진 문신은 전사로서의 상징도 있지만, 그녀가 겪은 환란과 싸움, 그리고 스스로 입힌 그 상처들을 덮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근래 들어서 상태가 많이 나아졌고, 혼자 두었을 때에도 자기 몸을 괴롭히는 짓은 더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특히 셰자드를 만나고 나서는 나 이외에도 의지할 사람을 찾았는지, 정서적으로 더욱 안정된 것 같다.

하지만 헤르타의 불안정한 모습을 자주 봐 왔던 프레위디스가 내 결정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프레위디스: 그보다, 그거... 헤르타가 직접 한 얘기야? 너 없이도 괜찮다고?

라그닐드: 그래. 그러니까 그거에 대해서 더 얘기하지 마. 그리고...

프레위디스: 그리고 뭐?

라그닐드: 셰자드가 있으니까, 괜찮을거야.

프레위디스: 그래... 알겠어... 제발 괜찮아야 할텐데...

약속대로 나와 마조가, 라샤는 헤르타와 집앞에서 만났다.

헤르타... 내가 이 땅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쓰이는 녀석이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상처를 입어, 정신이 불안정하지만, 라그닐드가 말하기를 나 덕분에 더 좋아졌다고 했다.

녀석이 혼자서 나를 이바스테드로 안내해주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나도 놀랐다.

셰자드: 그럼, 잘 부탁해. 헤르타.

헤르타: 응! 나만 믿어!

귀여운 얼굴과 목소리를 가진 그 아이는 평소보다 더 씩씩하게 말한다.

그래서 대견한 마음에, 녀석을 한 번 끌어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온 몸이 문신투성이이기는 하지만, 볼수록 어린아이의 귀여움이 아직도 남아있으며, 한 편으로는 그런 모습이 강아지 같기도 하다.

그리고 라샤도 헤르타의 그런 모습에 이끌렸는지, 녀석에게 꽤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번 여행길에는 전투에 목이 마른 전사도 함께이기에 더욱 든든하다.

이번 여정도 꽤 기대가 된다.

헤르타의 집을 나선 우리는 윈드헬름의 남쪽 방향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이곳 이스트마치는 외부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스카이림의 모습 그대로인 곳으로, 무지하게 추운 건 기본에, 모든 것이 얼음장처렁 차가운 느낌이다.

이곳은 나 같은 외부인들이 볼 때에는 사시사철 겨울로만 보일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걸었던 그 때...

헤르타: 이제부터는 저쪽으로 가야 해.

셰자드: 이리로 가면 안 되는 거야?

헤르타: 응. 응. 이바스테드로 가려면은... 이쪽이 더 빨라. 저기... 다리 보여? 저걸 건너야 해.

셰자드: 그래, 알았어. 길잡이 말에 따라야지.

우리는 헤르타의 안내를 받아 다리를 건너서 개울을 따라 이동했다.

꽤 남쪽으로 내려왔는지, 바람이 아까보다 훨씬 덜 차가워졌다.

셰자드: 아까까지만 해도 살을 에는 칼바람이었는데... 지금은 조금 서늘한 정도네.

헤르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은... 이제 시작인 거야. 헤헷...

뭔가 칭찬 받은 어린아이 같은 반응이다. 그리고 그런 헤르타가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게 된다.

그리고 라샤 녀석이 뒤에서 그 모습을 보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우리는 헤르타가 알려주는대로 걷고 또 걸었다.

다들 말수가 적은 인간들 뿐이라 자칫 너무 조용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헤르타가 옆에서 꽤 재잘거려 주는 덕분에 기분 좋게 걸을 수 있었다.

말동무가 있다는 것은 먼 길을 여행하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하다.

그렇게 한참을 걷던 우리는

요새로 보이는 구조물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

그러자 헤르타의 목소리가 조금 날카로워진다.

헤르타: 조심해. 이런 곳... 병사들이 아니라 도적들이 있을 수 있어.

셰자드: 그래, 알겠어. 얘들아. 긴장 바짝해. 주변 경계하고.

그렇게 우리는 요새 근처를 지났다.

헤르타가 이곳을 지나는 길이 지름길이라고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곳에서 웬 이상한 놈들이 무기를 들고 우리에게 뛰어오고 있었다!

우리는 무기를 꺼내들고 놈들과 바로 교전에 들어갔다.

일단 내가 가장 앞에서 오던 놈의 다리를 야타간(Yataghan)으로 썰어버렸다.

그리고 내 바로 뒤에 있었던 라샤가 달려들어

놈을 문자 그대로 '절단'을 내버렸다.

놈들은 3명이고 우리는 4명인데... 내가 달려들기 전에 이미 끝난 싸움이나 마찬가지였다.

마조가는 그 무지막지한 도끼를 휘두르며 그동안 쌓인 전투의 욕구를 풀고 있었고,

양손에 하나씩 무기를 들고 싸우는 헤르타와 라샤는

놈들의 거죽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며, 주변을 피바다로 만들어버렸다.

순식간에 끝나버린 싸움에 마조가는 그다지 만족하지 못한 듯 하다.

마조가: 약하군. 이렇게 제대로 싸울 줄도 모르는 자들 말고, 진정한 전사들과 겨뤄보고 싶었는데 말이야.

셰자드: 이 사람아. 그런 이야기 함부로 하지마... 뭔 일이 있을 줄 알고?

헤르타: 라그닐드가 그랬어. 이 사람들은 '리치멘'이야. 스카이림의 진짜 주인이라고 우기는,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했어.

헤르타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문득 라샤를 돌아본다.

항상 얼음장 같이 냉철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저 녀석이 휘둘러 대는 저 쇼텔(Shotel)이라는 이름의 휘어진 양날검은 정말이지 치명적인 무기다. 특히나 갑옷은 커녕, 변변한 옷가지 하나 제대로 안 갖춘 이런 놈들한테는 악마같은 살상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그것이 저 녀석이 속해 있던 부족의 방식이기도 하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녀석의 부족은 떠돌아 다니는 유목민인 우리 부족을 적대했고, 자주 충돌했기 때문에 알고 있다.

그리고 이번 전투로 헤르타와 라샤는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 것 같았다.

우리는 헤르타의 안내에 따라, 지름길로 이동했다.

그곳은 매우 가파른 산길이 이어지는 험한 길이었다. 이런 곳에서는 산적과 만나기도 쉽다. 헤르타의 말하기를, "편하고 안전한 길로만 가게 되면 중간에 하룻밤 야영을 하고 가야 할 정도"라고 하는 바람에, 나는 군말없이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역시나 우리를 습격하려던 놈들이 하나둘씩 나타났...

...으나 대부분이 한 두명이라 활만 가지고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다.

헤르타: 셰자드... 대단해... 활을 정말 잘 다루는구나...

셰자드: 전에 얘기했잖니. 나는 태어나자마자 말 타는 법하고 활 쏘는 법을 배우면서 자랐다고. 헤르타도 오랫동안 연습하면 잘 쏠 수 있어.

마조가: 내가 선장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달리는 말에 올라탄 채로 화살을 쏘아댔지.

마조가: 그것도 몸을 '뒤로' 비틀어서 말이야!

헤르타: 뭐라고?!

셰자드: 어휴, 나이도 들었고, 승마도 오랫동안 못 해서 이젠 그거 못한다니까...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던 우리는 슬슬 기운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적당히 그늘진 곳에서 식사를 하고, 잠시 쉬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라샤 녀석을 보니... 아랫도리에 저릿저릿하게 신호가 와서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라샤를 지긋이 바라본다.

그러자 그녀는 준비되었다는 듯이, 고개를 한 번 끄덕인다.

그래서 나는 바로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레피카나, 라그닐드 일행에게 따로 말한 적은 없지만...

과거에 라샤는 내 '노예'였다.

그녀는 우리 부족과 적대하던 부족의 아이였고, 우리 부족은 우리를 적대하는 부족의 남자는 죽이고, 여자는 노예로 삼는 관습이 있었다. 전쟁 중에 습격해 파괴한 탈모어 주둔지에서 데려온 그 아이는 우리를 적대하던 부족의 아이였고, 관습에 따라 내 노예가 되었다.

그리고 내 일신상의 문제로 인해 부족 내의 여자와 함부로 접촉할 수 없었던 내게는 유일한 욕망의 배출구였다. 이미 수 년 전에 내가 스스로 자유민으로 놓아주었음에도 내 몸은 여전히 그녀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싶은 모양이다.

자유민이 된 지금도 여전히 나를 주인으로서 섬기고, 복종하는 라샤.

그 아이는 나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유일하게 남은 내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라샤와 할 때에 좀 더 상냥하게 해주려고 하지만, 예전 습관을 버리지 못해서 여전히 거칠고 난폭하게 그 몸을 유린하고 만다.

그리고 나는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그 아이의 뱃속에 내 좆물을 질펀하게 싸갈겨넣는다.

라샤와의 격렬한 교합을 마치고, 나는 마조가를 바라보았다.

셰자드: 당신도 이리 와. 딱 봐도 욕구불만이라고 써 있네, 아주.

마조가: 그래... 자네의 그것으로라도... 좀 풀고 싶군.

마조가를 안고, 육체적으로 교감하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일이다.

강인함은 물론, 손에 꼽을 정도로 아름다운 오크인 그녀를 안는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다.

그녀는 짐승같이 거칠게 교합하는 것을 즐기는 덕분에

나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녀의 몸을 취할 수 있다.

꽤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좆물이 꽤나 빠르게 차올라서 그녀의 뱃속으로 뿜어져 나갔다.

마조가: 헉... 헉... 오랜만이다보니... 더... 각별하군... 으으음...

셰자드: 후욱...후욱... 헉... 와... 진짜.... 너무 좋았어, 마조가.

마조가: 헉... 헉... 저 아이가 기다리고 있군. 나는 만족했으니, 가서 저 아이도 기쁘게 해주게나.

그래... 그녀의 말 대로...

이제는 헤르타의 차례다.

사실 헤르타는 오늘 아침에...

출발하기 직전에 내 좆물을 한바탕 빼주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녀만 온전한 섹스를 즐기지 못한다는 것은 불공평했다.

아니, 무엇보다도 내가 그녀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헤르타와 나도 한바탕 섹스를 즐긴다.

헤르타의 새하얗고 보송보송한 살갗이 주는 감촉과 엄청나게 크고 말랑말랑한 젖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내게 끊임없이 사랑을 속삭이고 갈구하는 그 달콤하고 귀여운 목소리가 더해지면

정말이지 미쳐버릴 것만 같다.

헤르타: 하아앙... 셰자드으으... 조아... 조아해애애애... 아아앙

그런 헤르타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던 나는

라샤에게 내준 것 보다 더 많은 양의 정액을 그 뱃속에 내어 주었다.

그리고 헤르타는 웬일로 자제력을 발휘해준다.

셰자드: 더 안 해도 괜찮겠어?

헤르타: 응. 이제 괜찮아. 헤헷...

굵고 짧은 섹스로 기분전환을 마친 우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것만 같았던 산길을 오르고 또 오른 끝에

마침내 고즈넉한 시골 마을인 이바스테드에 도착할 수 있었다.

통상적으로는 하루는 잡아야 한다는데, 우리는 반나절 밖에 걸리지 않았다.

셰자드: 이야... 그래도 정말 빨리 왔네. 헤르타 덕분이야. 정말 고마워.

헤르타 덕분에 빨리 올 수 있었으니, 나는 헤르타를 마음껏 칭찬해주었다.

헤르타는 배시시 웃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아주 귀여웠다.

그리고 우리는 하이흐로스가로 가는 길목에 멈춰섰다.

헤르타: 셰자드. 이 다리가 하이흐로스가로 가는 길이야. 그리고...

셰자드: 그리고?

헤르타: 여기서부터느은... 셰자드 혼자서 가야 해.

마조가: 아, 그랬었지... 크흠... 벌써 이런 시간이 다가오다니...

헤르타: 라그닐드가... 그랬어. 7000계단을 올라가는 건... '시험'이라고. 기억...해?

셰자드: 그래. 기억하고 있어.

헤르타: 셰자드는... 용사... '드래곤본'이야. 그러니까... 혼자서도 충분히 올라갈 수 있어.

셰자드: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

헤르타: 헤헷... 그럼 우리는... 여기서 기다릴게.

마조가: 자네를 또 기다려야 하는 게 내키지는 않네만, 어쩔 수 없군. 그리고 자네, 나와 약조한 것은 잊지 않고 있겠지?

셰자드: 그럼. 그걸 어떻게 잊겠어? 꼭 돌아올테니까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라고. 라샤, 헤르타 잘 챙겨줘.

라샤: 알았어.

나는 일행을 이바스테드의 빌레미어 여관에 머물도록 여비를 지급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하이흐로스가로 향하는 7000개의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게 과연 하루에 다 올라갈 수 있는 높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나는 오르기 시작했다.

나를 부른 회색의 현자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그리고...

라그닐드가 말했던, '시험'을 위해...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뭔가가 나왔다.

늑대의 사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형태가 아직 온전한 것을 보니, 이곳의 살인적인 추위를 감안하더라도 죽은 지 그리 며칠씩 지나지는 않은 느낌이다.

뭐, 위험한 것들이 지 알아서 죽어줬으니, 나야 편하긴 하지만...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든다.

그나저나 내 살다살다 이런 산은 처음 오른다.

레피카가 준 귀걸이가 아니었으면, 이미 이 시점에서 얼어 죽었을지도 모른다.

해가 떨어진 알릭키르 사막의 추위도 엄청난 것이지만, 이곳의 추위는 그것을 아득히 능가한다. 레피카의 마법으로 보호받고 있음에도, 그것을 추위가 뚫고서 비집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하지만... "멈추는 순간 죽는다"라는 생각으로 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 길에는 이렇게 중간중간 비석이 서 있고, 이 비석을 찾아 참배를 하는 순례객들도 보인다.

나는 순례자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한 길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경로 중간중간 놓여져 있는 비석의 명문을 하나하나 읽는다.

잠시 쉬어갈 겸, 그리고 이 길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은 호기심에서였다.

그리고...

셰자드: 아, 이게 그 인동딸기구만. 마침 잘됐네. 하나 먹어볼까?

인동딸기의 맛은... 시큼하지만 은은한 달콤함이 있다.

마치 고향의 석류를 차갑게 얼려놓은 것 같은 느낌이라 나름대로 괜찮은 기분전환이 되었다.

그렇게 한참을 더 올라갔을 무렵...

여기에는 트롤의 시체가 있다.

그것도 두 마리다.

이쯤되니 슬슬 더 불안해진다.

혹시... 나 이외에 '선객'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순례자들이 한 것일까?

그런데 아까부터 순례자들의 흔적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체 그 선객이란 어떤 존재일지 감도 안 온다.

아... 안된다. 멈춰 있으면 안된다.

그리고 날이 더 어두워지자, 나는 하늘에서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탐리엘의 북쪽 끝자락에서만 볼 수 있다는, 형형색색으로 보이는 하늘의 빛을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역시 자연의 경이로움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가를 일깨워주는 한 편으로, 그 아름다움으로 큰 영감과 감동을 준다.

그렇게 사기를 회복한 나는 발걸음을 더욱 서둘렀다. 날이 어두워질수록, 내 살을 파고드는 바람의 기세도 더더욱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복잡한 머릿속을 뒤로 하고 한참을 올라오니....

저 멀리 성채, 혹은 신전과 같은 구조물이 보인다.

고대의 노르드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이렇게 높은 곳에 저런 거대한 구조물을 세웠다는 것에서 그들의 강인함과 기상, 그리고 그들이 외지인들은 쉬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도화된 문명을 건설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신전을 바라보며 계속 걷던 나는 그곳에 노르드인들이 자신들의 토착신인 쇼어만큼이나 숭배하는 탈로스,

티베리우스 셉티무스의 석상을 한 번 바라보았다.

올라오면서 보았던 비석들의 내용은 결국 탈로스의 이야기로 귀결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순례자의 의식 비스무리한 것을 마친 나는 신전을 향해 발걸음을 돌리려 했다.

그러자...

신전 앞에, 웬 전사가 하나 서 있었다.

나는 그 전사의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발걸음을 멈췄다.

그 전사는 멀리서부터 날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 나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거리가 적당히 가까워지자, 전사가 내게 말을 건다.

전사: 이방인... 당신이 '드래곤본'인가요?

계속

드디어 글자수가 1만자를 넘겨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