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지금 다들 불타는 (부차적) 이유 중에 하나가 '무슨 이런 결정을 관계부처, 실무부처와의 상의 및 대국민 여론수렴도 안 하고 하느냐!'인데, 인문학쟁이가 겪은 대학정책을 위시한 교육정책 이야길 보면 이건 'Gyong'의 기본 특성인듯.


연초에 전국 인문대 학장들이 단체 성명문을 낸 바 있음. 이유는 '무전공 입학(광역모집) 확대 반대' 인 것인데, 물론 학령인구가 감소하는데 대학을 그리 많이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둥의 이야기는 차치하고서, 사건의 진행 양상을 큰 틀에서 보자면 놀라우리만큼 유사함.


출생률 감소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와 그로 인한 지방 대학의 소멸 관련해서 연신 보도가 나간 바 있었음.


졸업생들이 뭐 전공 따라 취업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고 시작함.


구로바루하고 학제간 융합이 어쩌구 하면서 전공의 벽을 허물어야 경쟁력이 강화되고 어쩌고 하더니


광역모집 떡밥 터짐.


대학들 입장에서 상당히 갑작스러운 사태였고, 당장에 광역모집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입학정원을 할당하는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데, 대학 당국에서는 '뭐 일단 하라니까, 안 하면 지원금 관련 문제가 있을 듯 하니' (참고로 이거 기사로도 이미 다 보도가 나간 바 있음.) 라는 이유로 추진하지만 인문계열을 위시한 소수학과들의 존폐 문제가 발생함.... (물론 소수 학과 보호 관련 시스템도 존재하긴 함.) 


물론 현재 대학 정원의 20%대 정도를 광역선발한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 판에 전국 인문대 학장들의 단체 성명 발표가 있었음. 


1.재정 지원을 구실로 개별 대학 학사 운영에 간섭하지 말라.

2.제도가 증명이 되지 않았고 정책 연구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심지어 옛날에 한번 해봤는데 특정학과 편중 같은 부작용이 커서 되돌린 바 있음)

3.이미 각 대학 별 상황을 고려해서 자유전공 선발을 하는데, 학교별 상황을 고려치 않고 천편일률적인 무전공 선발이 맞는 소리냐

4.당장 25년부터 하라는데 애들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커리큘럼 개발 등의 제반 준비가 안 되어있는데 왜이리 번갯불 콩 궈먹듯 하냐


말을 바꿔보자면


1. 건강 구실로 개개인의 구매 생활에 간섭하지 말라

2. 직구 틀어 막는다고 국내 경기가 좋아진다던가 뭐 그런 부분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연구가 시행된 바 있냐?

3. 이미 알아서 KC에 준하는 여러 국가 표준을 받은 물건들도 있는데 그런 것들 인정을 안하고 무조건 KC기준에만 맞춰야 한다? 그리고 물건 사 쓰는 사람들이 알아서 상황에 따라 소비생활을 결정하는데 무조건적으로 KC인증 + `26부터는 국가 플랫폼을 통해서만 구매를 해야 한다? 무슨 공산당 애들이 국영상점에서만 물건 사라고 하는 소리 급 발언인가?

4. 6월부터 틀어 막는다고? 장난함?


3번 문항 같은 경우에는 정확히 1:1로 대입시키기 어려워서 좀 말을 틀었는데, 여튼 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음.


장기간의 안목을 갖고 오랫동안 준비해야 하는 교육 문제에서조차도 번갯불 +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었고, 반발이 크니까 슬그머니 1년 유예 이런 식으로 밑장빼기 했었음. 


오죽하면 교수님들도 푸념하시는게, 지금은 대학 정책이라는 것이 어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너무 급작스럽고 중구난방이라 그때그때 대응하는 수밖에는 없다,, 일단 성명 내고 덤벼서 1년 유예를 따냈지만 결국은 닥쳐올 눈 앞의 재난이라고 카시더라.


지금 직구 문제가 절대다수의 일상생활-생업이건 취미건-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 엄청 불타는데, 본문에서 언급한 대학교육정책 문제나, 그보다 먼저 있었던 취학연령 단축 문제처럼 그때그때 스탑럴커마냥 덮쳤다가 몰?루 하는 식으로 발 빼는 거, 한두번이 아닌 것이 그냥 'Gyong'의 정체성이라 봐야 할 것이 아닌가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