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나한테는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불알친구 시우가 있다.


ts되기 전에도 자주 pc방 같은데 놀러다니고 이 녀석이 음식도 자주 사줘서 정말 친하게 지내던 녀석이다.


그러다가 어느날 덜컥 ts병에 걸려서 몸이 약해지는 바람에 일도 못다니게 되고 그러다보니 월세도 밀려서 자취하는 것도 여러모로 힘들게 되었을 때 이녀석이 도와줘서 현재는 녀석 집에 얹혀살고 있다.


그렇다고 나도 마냥 놀고먹기엔 그래서 식품 관련 회사에 다녔던 전적을 살려서 집에서 요리도 하고 집안일도 돕고, 이 몸으로 들 수 있는 만큼은 장을 봐오는 것 정도는 착실히 하고 있다.


가끔은 이녀석이랑 같이 나가서 신나게 놀다오기도 하면서 혼자선 힘들지 않냐며 녀석이 같이 가겠다고 나설땐 장을 같이 보기도 하는 일상.


그런 일상을 보내던 어느날 게임 한판이 땡겨서 컴퓨터를 봤더니 이녀석이 모니터를 켜두곤 화장실이라도 갔는지 모습이 안보이는 것 아닌가.


그래서 시우 녀석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자리 뺏어서 게임이라도 한 판 할까 하고 모니터를 봤더니 웬 인터넷 커뮤니티의 글 작성 페이지가 보이더라.


[ 오랜 불알친구한테 자꾸 이상한 감정이 듭니다...


얘랑 진짜 이성적인 감정이 들 수 없는 딱 그냥 친구였는데 어떤 일이 계기가 되어가지고 좀 이상한 감정이 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다보니 같이 살게 되어서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이 생활하는데 평소에도 막 서스럼 없이 뒤에서 목을 감고 끌어안아오기도 하고 장 보러 가면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더라고요...


집에서 옷차림새는 또 어깨가 드러날 정도로 헐렁한 옷을 입어가지고 쇄골이랑 어깨가 다 보이고 짧은 바지 차림이라 매끈한 다리가 다 드러나서 시선 두기가 어렵습니다...


얘가 집에서 요리도 도맡아 해주는데 음식은 또 맛있게 잘 만들어서 맛있다고 말하려고 하면 제가 먹는 모습을 빤히 쳐다보다가 눈 마주치면 눈웃음 치기도 하는데 이때마다 심장이 벌렁거려서 정말 미치겠어요


글에서는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어서 얘가 나한테 이성으로서 호감 있을 것 같진 않고 그냥 얘는 별 생각 없이 행동하는 걸 텐데 자꾸 제가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아서 정말 제 자신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냥 괜히 뭘 했다가 사이 멀어지지 말고 평소처럼 지내는게 맞겠죠? ]


얘가 모니터에 쓴 글을 읽어보니 한숨이 나왔다.


이 녀석은 인터넷에 이상한 글이나 쓰고 이상한 착각이나 하고 있으니 머리가 지끈거리더라.


때 마침 내가 한숨을 쉬고 있으려니, 시우 녀석이 화장실 갔다가 돌아왔는지 방문 앞에서 모니터랑 나를 번갈아 보면서 꽤나 얼탄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야.”


그래서 일단 녀석을 불렀다.


“아, 아니 그게 틋녀야… 그러니까 그 글은….”


“괜히 변명하지 마. 너가 오해하고 있는 거 맞으니까.”


“아… 그렇겠지. 하기야 너랑 옛날부터 알고 지냈는데 네가 의도하고 그랬을리가 ….”


“너는 이 자식아, 하도 목석처럼 굴길래 남자라도 좋아하는 줄 알았잖아.”


“…어?”


“너가 착각하는 거 맞다고. 나는 아무 생각 없는데 네가 이상하게 본다고 생각하는 거 말이야.”


얼 빠진 얼굴로 굳어있는 시우 녀석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녀석의 옷깃을 잡아서 얼굴을 코앞까지 당겨줬다.


시야가 서로의 얼굴로 가득 차고, 숨결이 닿아 얼굴이 간질거리는 거리에서 말했다.


“그거 착각 아니고 여태까지 일부러 그런 거 맞아. 일부러 옷 이렇게 입고 팔짱 끼고 뒤에서 끌어안았다고.”


“그, 그럼….”


“그럼은 뭘 그럼이냐? 너가 이상한 거 아니니까 하고 싶은대로 해.”


“…….”


가만 있던 녀석은 드디어 내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러곤 내 몸을 끌어안은 채 놓지 않았다.


그 날은 몸을 포갠채 서로의 체온을 듬뿍 만끽했다.


ㅡㅡㅡ


무자각 플러팅인줄 알았는데 사실 자각 플러팅 하고 있던 튼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