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높고 넓은 성당을 울리는 웅장한 음성과 함께 눈부신 빛이 고개를 조아린 나를 감싸 안았다.


***


영웅의 과업.

10년에 한 번, 선택 받은 자에게 내려지는 여신의 임무.


뭐, 거창하게 과업이라 칭하기는 하지만, 그래봤자 멀쩡하게 잘 살던 일반인에게 내려진 꼬장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 꼬장을 부리는 존재가 신이라는 거지.

한낱 피조물에 불과한 나는 불만이 있어도 입 닫고 받아야 한다는 소리다.


도대체 이번에는 무슨 말도 안되는 임무를 강매하려나.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성당에 꿇어 앉아있던 나는 과업의 내용을 듣고 마음을 놓았다.


생육과 번성의 과업.

난이도가 상당히 낮으면서도 남자라면 가장 바라는 임무.


단순하게 말하자면, 박고 싸면 끝나는 애 만들기다.

그러니까 신께서 내게 '만능교배허가증'을 내려주신 것이다.


입꼬리가 꿈틀꿈틀 자꾸만 위로 치솟았지만, 간신히 참아냈다.

대놓고 좋아하는 모습을 신의 목소리를 대리한 성녀님께 보여드리기는 좀 그래서.

어차피 조금 있다가 방으로 데려가서 박을 건데 그 전까지는 근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근데 언제까지 무릎을 꿇고 있어야 하는 거지?

슬슬 다리에 감각이 없는데…


"어…… 일어나시겠어요, 용사님?"


마치 생각을 읽은 듯, 성녀님이 타이밍 좋게 나에게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을 처음으로 만져본다는 생각에 얼른 손을 뻗었다.


새하얗고 작은 손 위에 더 작고 더 하얀 손이 얹어졌다.


"?"


성녀님의 손을 잡은 건 분명 내 손인데…

왜 저렇게 하얗지…


"에?"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무심코 내뱉은 목소리도 이상하다.

얇고 가녀린, 꼭 소녀의 음성 같은…


조심스럽게 나를 일으켜 세운 성녀님이 말했다.


"그… 히, 힘내세요."

"에?"

"생육과 번성…"


아, 과업.

잠깐.


온몸의 소름이 돋으면서 순간 엄청난 공포가 느껴졌다.

아니지? 아닐 거야.


나를 바라보는 고위 성직자들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바지 끈을 풀었다.

그리고 속옷 안으로 손을 쑥 집어 넣었다.


"하, 하하……"


씨발 없네.

그럼… 그럼 과업은 어떻게 하라고…


"서, 설마. 아니죠?"

"하, 할 수 있을 거예요, 용사님… 아마도."


클로버 마을 출신 용사 유진.

그가 신에게 받은 과업은 생육과 번성.


후타나리 성녀님께 박힐 때까지 앞으로 2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