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속죄

 

다음 날, 카호의 모습은 학교에 없었다.

‘혼자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서 오늘은 학교를 쉽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내일 할 말이 있어요.’

그런 메시지와 함께 학교를 쉬었다.

아마 지금은 혼자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녀의 그런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각오를 다져야 한다.

카호와 둘이서 듣기로 한 강의를 혼자 듣는다. 옆자리가 비어 있는 것만으로도 몹시 허전한 기분이 든다.

강의가 끝나자 카호의 친구가 말을 걸어왔다.

“카호, 몸이 안좋다고?”

“아, 그래.”

사실은 조금 다르지만, 친구에게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요즘 멍하니 있는 일도 많았으니까, 카호에게 고민이 있다면 치구사 군이라도 들어줘.”

그렇게 말하고 떠나는 그녀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스스로가 한심해서 한숨을 쉬었다.

나는 항상 내 생각만 했다.

자신의 지루함을 타파하고 싶다.

내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다.

이제 와서는 부끄럽기만 하다.

카호가 받은 고통 같은 건 가볍게만 생각했다.

기분이 가라앉은 나는 대학내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할 기분도 나지 않아 UMA연구회 동아리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에는 가십 잡지를 뒤적이던 아토우 선배도 없고, 아무도 없는 동아리방에서 나는 가만히 긴 책상의 나뭇결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호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평온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 카호의 존재를 갈망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런 어리석은 욕망을 갖기 전으로 시계바늘을 되돌리고 싶다.

하지만 이제 와서 어쩔 도리가 없다.

나는 카호를 상처 입히고 말았다.

어떤 벌을 받아도 상관없다.

카호가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것만 바라고 있는데, 갑자기 동아리방 문이 열렸다.

아토우 선배인가 싶어 돌아보니 얼굴과 이름만 아는 아토우 선배의 동창 몇 명이 거기에 서 있었다.

“아토우 있어?”

“아니요, 저 혼자인데요.”

“아 그렇구나. 뭐, 어쩔 수 없네.”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그 선배들은 몸을 돌려 복도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리고 문에 손을 대자 한 선배가 내게 얼굴을 돌린다.

“너, 치구사 군이었나?”

“네. 그런데요.”

“그거 맞지? 카호 쨩이라는 애의 남자친구 맞지?”

거기까지 말하자 다른 선배들이 팔꿈치로 쿡쿡 찌르고 있다.

그리고 히죽히죽 웃으며 중얼거리고 있다.

“야, 그만해.”

그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 선배는 나에게 말을 이어갔다.

“아토우는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처음에는 카호 쨩 귀여워. 자기 취향이라고 그랬고. 근데 치구사 군과 사귀는 걸 알고 금방 흥미를 잃은 것 같지만.”

그리고 그 선배들은 웃으며 떠났다.

그 선배에게는 농담 삼아 후배를 놀렸을 뿐이지만, 나에겐 중대한 소식이었다.

아토우 선배가 카호를 그렇게 생각했다니 금시초문이다.

플레이를 할 때도 어느 쪽이라 하면 담담하게 사무적으로 협력해 주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게 다 연기였던 건가.

겉으로는 태연하면서도 그 가슴 속에는 갖가지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던 것일까. 그러고 보니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카호를 안는 데 있어서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협력적이거나 강제적인 면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점점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아무것도 모른 채 여러 사람의 마음을 휘저어 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당장 카호를 만나고 싶다.

시계를 보니 마침 정오를 넘긴 시간이었다.

나는 오후 강의가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교를 뛰쳐나와 전철에 올라탔다. 그리고 카호의 집 앞까지 달렸다.

카호와 말을 나누고 싶었다.

카호의 마음을 알고 싶어서 어쩔 줄 몰랐다.

하지만 막상 현관을 앞에 두자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카호가 ‘내일 말할게.’라고 못박은 것이다. 더 이상 제멋대로 굴다가 진심으로 기막혀할까봐 두려웠다.

나는 얼마간 카호네 현관을 바라보다가 맥없이 자리를 떴다.

대학에도 돌아가지 않고, 자신의 자취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본다.

그대로 밤이 깊어도 저녁밥 조차 먹지 않고 오직 카호 생각만 하고 있었다.

어느새 잠이 들었고, 다시 해가 뜨고 있다.

나는 목욕을 하고 몸단장을 하고 자취방을 나왔다.

카호와 앞으로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위가 아프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갈망하고 있었다. 카호의 얼굴을 보고 싶다.

그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이루어지게 되었다.

자취방 앞을 지나는 작은 도로. 그 길가에 서 있는 전신주에 카호는 등을 기대고 서 있었다.

그녀는 나와 갑자기 시선이 마주치자 한번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결심한 듯 다시 고개를 들었다.

“카호!”

나는 무의식적으로 큰 소리를 내며 달려갔다.

카호는 가만히 내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뭔가 전하고 싶어 목에 말이 쌓여 있는 것 같은 얼굴이었다.

우리는 아침인사도 나누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주변을 오가는 차가 많았지만, 그런 소란함은 우리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말해줬으면 내가 카호의 집으로 갔을 텐데.”

“아냐. 괜찮아.”

단지 그뿐인 대화. 하지만 나는 그녀와 말을 주고받은 것이 기뻤다.

카호는 미안하다는 듯이 말한다.

“……학교에 조금 늦을텐데, 괜찮아?”

그 각오를 다진 눈동자는 내 마음을 들어주길 원한다고 말없이 강하게 바라고 있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인다.

“………….”

카호는 잠시 침묵했다. 그녀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고동은 극도의 불안을 품고 있다.

“……저기 말이야…….”

“응.”

“……미안해. 바람 피웠어.”

“……응.”

“처음 선배와…… 그게…… 할 때부터, 선배쪽이 기분 좋다고 생각해버렸어.”

“……응.”

“그래서, 치-군이 모르는 사이에 선배와 했어.”

“……알았어.”

카호는 그렇게 말을 마치며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하지만 절대 울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그것은 자기만족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는 그녀의 강한 의지였다.

카호는 조금 의외라는 듯이 물었다.

“…………화 안나?”

“화내지 않아. 다 내 잘못이니까.”

“……그렇지 않아. 계기는 치-군이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유혹에 넘어간 건 나야.”

“애초부터 유혹에 빠진 건 나였으니까.”

거기서 대화는 잠시 끊긴다.

차도 다니지 않고, 아침 주택가 치고는 너무나 조용한 시간이 우리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래도…….”

카호의 두 어깨에 손을 얹고, 그리고 어색하지만 내 마음을 그녀에게 전했다.

“…………그래도, 나는 카호와 계속 함께하고 싶어. 설령 카호가 다른 사람에게 끌리게 되더라도 나는 그것을 잊게 하려고 노력할거야. 이제 두 번 다시 내 이기적인 이유로 카호가 싫어하는 일을 하게 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이 일련의 사건에서 가장 가슴에 사무친 기분을 말한다.

“나는 하루하루가 지루했어. 하지만 그런 일상을 사랑하고 있었어. 그 상징이 카호, 너야. 그래서 앞으로도 변함없는 나날을 너와 함께 보내고 싶어.”

나는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도 내 곁에 있어주길 바라. 부탁합니다.”

카호의 답변은 없었다.

조심스럽게 시선을 올리자 카호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마치 무너진 댐처럼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다.

“…………나 같은 여자라도 괜찮아?”

“카호가 아니면 안 돼.”

“……나, 바람 피웠는데도?”

“내가 그렇게 만들었어.”

“……다른 남자와…….”

그 뒤의 말은 오열로 얼룩져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나는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카호를 끌어안았다.

카호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계속.

그녀는 내 품속에서 흐느끼고 있었지만, 그것이 진정되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손을 맞잡았다.

그녀가 고개를 든다.

“…………쭉 치-군을 가장 좋아했어. 하지만 불안했어. 다른 사람과 섹스하게 되고, 그대로 버려질까봐…….”

“알고 있어. 미안해.”

그렇게 말하고 나는 다시 한 번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귓가에 다시 한 번 다짐한다.

“다시 한 번, 바로잡길 원해. 우리만의 평온한 일상을. 마구 휘둘러놓고 제멋대로 굴어서 미안해”

카호는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울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들의 한바탕 소동은 해결되었다.

카호와 둘이서 역까지 걷는다. 물론 손을 잡고. 마음이 들뜬 탓인지 카호는 가끔 걷기가 힘든 듯이 쭈뼛쭈뼛했다.

싫증이 난 풍경.

익숙한 체온과 부드러움.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행복이라는 것을 여러가지로 멀리 돌아가면서 깨달을 수 있었다.

“눈, 부었을려나.”

카호가 수줍게 물었다.

“괜찮아. 귀여워.”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평소에는 말하지 않을 것 같은 느끼한 대사에 카호는 부끄러워한다.

이런 아무것도 아닌 듯한 한 장면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제 이것으로 모두 끝난 것이다.

아니, 이제부터 시작이다. 두 사람의 행복이.

그렇게 진심으로 행복을 곱씹고 있는데, 아토우 선배의 메시지가 왔다.

‘어제 카호의 진심을 여러가지로 들어서, 앞으로 너희가 사귀는 데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보낸다.’

그리고 조금 늦게 메일로 동영상이 전송되었다.

도대체 뭘까 하고 생각하면서도, 지금은 카호와 등교하는 것을 만끽하고 싶었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전철을 탄다. 언제나처럼 특별히 새로운 화제도 없는 우리는 가끔 눈을 마주치면 수줍은 듯이 미소를 지었다.

평소와 조금 다른 것은 카호의 울어서 부은 눈. 그리고 여전히 가끔씩 보이는 쭈뼛쭈뼛하는 하체. 화장실이라도 참고 있는 것일까.

전철에서 내려 긴 비탈길을 걸어간다.

울적하기만 했던 비탈길.

하지만 지금은 앞으로의 나와 카호의 인생을 상징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 걸음 한 걸음 소중히, 그리고 힘차게 걸어간다.

대학에 도착한 우리는 아쉬움을 느끼며 일단 헤어졌다. 카호와 다른 강의였고, 그녀는 일단 화장을 고치겠다며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강의실로 향했다.

빈 적당한 자리에 앉아, 그리고 출석체크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한숨을 돌린 느낌이 들었다. 좀처럼 강의에 집중할 수 없다.

내 마음에는 안도감이 퍼지고 있다.

물론 아무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한달간에 일어난 일은 확실히 우리 사이에 상처를 남겼다. 나는 그것을 평생에 걸쳐서라도 갚아 나가야 한다.

하지만 결코 뒤로 향하는 느낌은 아니다.

카호와 함께 미래로 걸어가자. 그런 긍정적인 다짐으로 가득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 시작한 나는 아토우 선배의 메시지와 보내온 동영상이 신경 쓰였다.

한 번 신경 쓰이기 시작하니 왠지 묘하게 마음에 걸린다.

어쩐지 기분 나쁜 예감이 든다.

이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이다. 이제 와서 무슨 속앓이를 할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내 머릿속은 묘한 소음으로 시끄러워졌다.

갑자기 불안에 휩싸인 나는 교수님께 화장실에 간다고 거짓말하고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가까운 화장실로 달려가 빈칸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등을 기댔다.

나는 무언가 무의식적으로 눈치채고 있던 것일까.

마치 아토우 선배의 방 벽장에서 들여다볼 때처럼 두근거림이 나를 덮친다.

화장실 안은 조용했다.

휴대폰을 꺼내고 받은 동영상 파일을 재생한다.

날짜와 시간은 어제 정오를 조금 넘긴 무렵이었다.

내가 안절부절못하고 카호의 자취방 앞까지 찾아갔을 때다. 그때 나는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갔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 같은 영상은 내가 잘 아는 집의 실내를 비추고 있었다.

카호의 집이다.

즉, 내가 찾아갔다가 발길을 돌린 그때의, 문 안쪽에서 벌어지고 있던 것을 이 영상은 기록하고 있다

마치 내가 지금 이 영상을 보고 있는 것을 어딘가에서 꿰뚫어보고 있는 것처럼, 아토우 선배의 추가 메시지가 온다.

‘일부러 너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몰래 찍은거니까.’

그리고 이렇게도.

‘몇번이고 바닥에 이마를 대고 부탁 했다니까. 나도 카호 쨩이 잊혀지지 않아서 한 번만이라도 좋다고. 카호 쨩도 곤란해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나의 밀어붙이기가 통했지(웃음).’

내 심박수가 급격하게 상승한다.

방금 전까지 나를 상냥하게 감싸던 부드러운 일상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아토우 선배의 말대로, 영상은 침대 옆에 놓인 휴대폰으로 도촬한 것이었다.

“괜찮아. 어제 한 일의 연장이니까.”

영상 속의 아토우 선배는 침대 위에서 카호를 뒤에서 껴안고 있다.

그리고 옷을 하나씩 벗기고 있었다.

카호의 얼굴에는 곤혹스러움과 긴장감이 감돈다.

아토우 선배의 손놀림도 어딘가 거칠고, 평소의 여유는 느낄수 없었다.

“……저기, 역시 곤란해요.”

“왜? 카호 쨩도 어제의 그것만으로 만족해서 나를 잊지못하는거 아니야?”

“…………그런 일…….”

“거봐 머뭇거리잖아. 정곡을 찔렸나?“

카호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녀의 원피스 단추를 풀면서 아토우 선배는 귓가에 중얼거린다.

“괜찮아. 이미 어제 치구사가 없는 곳에서도 섹스하는 사이가 되어버렸고.”

카호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연약하게 반박한다.

“……그건, 그러니까……어제만이라고.”

“한 번이나 두 번이나 마찬가지야.”

스르륵하고 카호의 원피스가 벗겨진다.

순백의 속옷이 모습을 드러낸다. 카호다운 청초한 모습. 그러면서도 풍만한 지체와 어울리게 어른스러운 자수도 들어가 있다

브래지어 너머로 가슴을 들어올리듯 주무르며 아토우 선배는 미소를 흘린다.

“이런 몸, 갑자기 잊으라고 해도 무리라고.”

“……그런 말을 들어도.”

“그렇게 곤란한 척하면서 사실은 카호도 진작에 기대하고 있잖아?”

그렇게 말하며 아토우 선배는 하체를 카호의 등에 어필하듯이 밀어붙인다.

카호는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봐봐, 벌써 이렇게 커졌어. 뭔지 알겠지?”

그렇게 말하면서 브래지어 후크를 푼다.

카호의 풍만한 가슴이 출렁하고 튀어나온다.

아토우 선배는 카호의 목덜미를 핥으며 천천히 쓰다듬이 맨가슴을 만진다.

손등으로 젖꼭지를 쓰다듬거나 때로는 난폭하게 움켜쥐거나 하는 등 완급을 붙인다.

“으응…….”

“봐, 가슴을 만지는 것만으로 이렇게 야한 숨을 내뱉어 버리고. 완전히 나와의 섹스에 몸이 익숙해졌잖아.”

“……그치만.”

“그치만?”

히죽거리며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려는 듯이 주무른다. 하지만 아토우 선배의 큰 손으로도 감쌀 수 없을 만큼 카호의 가슴은 풍만하다.

손가락이 물컹하고 부드러운 살에 파고든다.

“…………선배의 손길이 야하니까.”

“야한 건 카호 쨩이야. 사실은 이렇게 야한 몸이면서.”

아토우 선배는 카호를 그대로 눕히고는 팬티를 스르륵 벗긴다.

그리고 팬티를 바닥에 내던지고 그녀의 무릎을 세워 사타구니를 벌리게 했다.

아토우 선배는 그 사이에 앉는다.

“벌써 젖었어.”

“……싫어.”

카호는 진심으로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돌렸다.

그런 그녀의 음부에 아토우 선배의 손이 뻗는다.

처음에는 손가락 바닥으 부드럽게 클리토리스를 쓰다듬었다.

“앗…….”

카호의 어깨가 움찔 떨린다.

“클리토리스도 쑥쑥 발기하고 있어.”

“으응…… 아아………… 하아…….”

“봐, 이렇게 집힐 정도로.”

검지와 엄지로 팥알 같은 클리토리스를 꼬집는다.

“아앗!”

카호는 몸에 전기가 흐르는 것 같은 몸짓을 보이며 허리를 살짝 띄운다.

“이렇게 문질러대는 거에 약하지?”

“앗, 앗, 아앗…….”

“가끔은 이렇게 부드럽게 짓누르기도 하고.”

“하악!”

카호는 아토우 선배의 손바닥 위에서 농락당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도마 위의 잉어였다.

아토우 선배는 스스로 재빨리 옷을 벗고 알몸이 된다. 당연하다는 듯이 남근은 씩씩하게 우뚝 솟아 있었다.

카호의 시선이 그것을 힐끗 훔쳐본다. 어딘가 게슴츠레한 눈빛이다. 이를 눈치 챈 아토우 선배가 말한다.

“기대하는 거야? 하지만 아직 이걸로 안 할 거야.”

왼손으로 카호의 배꼽 아래쪽을 촉진하듯이 손바닥으로 만진다.

“카호 쨩의 여기가 나를 원한다고 욱신거리고 있어.”

카호는 귀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채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손가락으로 참아.”

왼손으로 배를 가볍게 누르면서 오른손 중지를 음부에 꽂는다.

“봐, 이렇게 쑥 들어갈 정도로 젖었어.”

“으응…….”

“카호 쨩, 내 울퉁불퉁한 손가락 좋아하잖아? 치구사와는 전혀 다르지?”

아토우 선배의 목소리에도 분명한 고양과 흥분이 어른거린다.

카호도 말로 반박하지는 않았지만, 그 말을 인정해 버리는 것처럼 어깨에 힘을 준다. 그 경직에는 분명히 쾌락을 동반하고 있었다.

아토우 선배는 일단 손가락을 빼낸다. 질구부터 그 굵은 손가락에 점액이 늘어져 있었다.

“네발로 엎드려.”

카호는 느릿느릿한 움직임으로 지시를 따랐다.

포동포동한 둔부를 아토우 선배의 눈앞 들이댄다. 그 동작에는 자신의 음부를 드러내는 부끄러움은 이제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두 사람이 그만큼 농밀한 스킨십을 반복해 온 결과다.

카호의 예쁜 색과 모양의 음순은 활짝 벌어져 있고, 질구는 탐욕스럽게 움찔거리고 있다.

“아랫입은 지금 당장 자지를 달라고 하는데.”

“…………시러…….”

카호는 사그라들 것 같은 목소리를 낸다.

아토우 선배의 왼손은 꼬리뼈를 위에서 누른다. 그리고 오른손 중지를 다시 삽입했다.

“앗…….”

그대로 손목을 부드럽게 앞뒤로 움직인다.

“앗, 앗, 앗, 앗, 앗, 앗…….”

카호의 목소리는 어쨌든 간절해 보였다. 듣고 있는 이쪽의 가슴이 죄어오는 것 같다.

“자지를 원하잖아?”

아토우 선배는 중지에 이어 검지도 삽입한다.

“야앙, 앗…… 하아, 앗…….”

“솔직하게 말하면 원하는 만큼 쑤셔 넣어줄게.”

손목의 움직임이 서서히 격렬해진다.

손가락을 남성기로 대체한 교접은 찌걱찌걱 외설적인 물소리를 낸다.

“아앗, 앗, 하앗, 하앗, 아아잇…….”

카호의 그 움직임은 무의식적으로 느껴졌다. 네 발로 엎드린 채 한 손을 뻗어 발기한 남근을 움켜쥔 것이다.

“그렇게 원해? 말해봐. 뭘 원하는지 말해봐.”

손목의 움직임과 함께 카호를 몰아붙이는 말투도 거세진다.

찌걱찌걱 소리를 내는 카호의 둔부에서 애액이 포동포동한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린다.

“……원, 원해…… 요.”

카호의 목소리는 잠겨서 끊기고 끊겼다.

“안 들린다고!”

더욱 몰아세우듯이 손가락을 질벽을 문질러댄다.

카호는 곰에게 쫓기는 토끼 같았다.

필요 이상으로 분명한 성량으로 말한다.

“……자, 자지를…… 원해요.“

아토우 선배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손목을 멈췄다.

손가락을 질단지에서 빼내자 뒤섞인 생크림 같은 애액이 음순 주변과 손가락에 질척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어떤 자지를 원해?”

아토우 선배는 두 손으로 카호의 허리를 좌우로 끼워 넣듯이 잡고, 귀두의 조준을 음순에 맞춘다.

“……굵, 굵은 자지…… 선배의, 커다란 자지를 원해요.”

“남자친구 것이 아니어도 괜찮아?”

꿀꺽, 하고 카호의 목이 침을 삼킨다. 죄책감을 삼키는 소리

이미 그녀의 온몸은 희미하게 땀이 맺혀 있고, 쾌락에 지배된 혈육(血肉)은 아토우 선배와의 교접을 떠올리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카호는 죄책감을 느끼며 말한다.

“…………치-군보다 더 센, 선배의 발기 자지 주세요…….”

아토우 선배의 미소가 만면에 떠오른다.

귀두로 좁은 질구를 천천히 밀어 벌리고, 나중에는 그대로 쑤욱 미끄러지듯 삽입한다.

“아앗!”

카호의 견갑골이 좁아지고 등이 젖혀진다.

“이걸 갖고 싶었던 거지?”

“……아, 곧바로………… 아아…… 머리, 저려요…….”

삽입된 것만으로 그녀는 몸뿐이 아니라 마음까지 저리게 되어 버렸다.

“그, 근데…… 선배…… 이거, 생으로…….”

“생으로 원했던 거 아니야?”

“…………그치만, 그치만………….“

“이게 좋잖아. 카호 쨩도 이쪽이 기분 좋을 거고.”

고압적인 말투로 그렇게 말하고, 그는 억지로 밀어붙이듯 피스톤을 시작했다.

팡, 팡, 팡.

카호의 방. 카호의 침대 위에서 메마른 소리가 울려퍼진다.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 남자와 여자가 부딪히는 소리. 하복부와 엉덩이가 부딪히는 소리.

“앗, 앗, 앗, 앗, 앗♡”

카호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듯이 헐떡였다.

“어때? 어때? 남자친구와 비교해서 내 생자지는?”

“야아앗♡ 묻지 마세요…… 아익♡ 이익♡”

카호의 말에 아토우 선배는 피스톤을 멈추는 대신 꾸욱하고 남근을 밀어 넣듯이 뿌리까지 삽입한다.

그리고 귀두 끝으로 자궁구를 쿡쿡 찌르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아아앗~♡ 그거, 앗앗, 깊은데♡ 닿아♡”

“말할 때까지 이대로 계속할 거야”

“야앙, 앗♡ 이거, 안 돼, 미칠 것 같아…… 깊어, 깊은 곳에, 키스하고 있어…… 자지와 자궁…… 키스해버렸어…………♡”

“그래서? 어떤거야? 치구사와 비교해서.”

“모, 몰라, 요…… 치-군의 생고추, 모르니까…… 아앗♡ 그, 그치만……무조건 선배가 더 세니까…… 선배의 생자지가, 남자친구보다 세니까♡”

아토우 선배는 입가에 유열이 떠오른다.

“남자친구와의 섹스, 잊게 해줄게”

그렇게 말하면서 단 한 번 큰 스트로크로 힘차게 빼고 넣었다.

파앙!

폭발하는 듯한 충돌음이 울린다.

“아아앙♡”

“어때? 치구사보다 좋지?”

“야앙…….”

카호의 응답에는 아직 망설임이 있었다.

그것을 때려 부수려는 것처럼 다시 큰 스트로크로 허리를 부딪힌다.

파앙!

“하으읏, 아아♡”

“어떠냐고?”

심술궂은 말투로 캐물으면서 서서히 피스톤의 속도를 높여간다.

팡, 팡, 팡, 팡!

“앗, 앗, 앗, 앗♡”

“말 안 하면 허리 멈춘다.”

카호의 두 손이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쥔다.

그녀의 내면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그때, 아토우 선배의 허리놀림도 격렬함이 극에 달했다.

카호에게 쥐어져 구겨지는 시트의 주름. 이를 악무는 소리.

이 모든 것이 그녀의 죄책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본심이 새어나온다.

곰에게 덥석 물린 토끼처럼.

“……좋, 좋아♡ 선배가 치-군보다 더 기분 좋아♡”

나의 절망이 흥분으로 변환된다.

“선배의 단단한 자지가, 남자친구의 섹스보다 훨씬 좋아♡”

아토우 선배의 웃음이 정신적 절정을 맞이한다.

줄곧 남몰래 좋아했던 후배의 연인.

그 여자를 자신의 암컷으로 만드는 기쁨이 그의 입꼬리를 일그러뜨리고 있다.

필연적으로 피스톤을 사정을 향해 페이스를 올린다.

팡팡팡팡팡팡팡!

“앗♡ 앗♡ 앗♡ 선배♡ 선배♡”

“좋지? 이게 남자친구보다 좋지?”

“좋아♡ 아앗, 거기, 거기, 깊어♡ 앗, 굉장해♡”

“더 말해봐!”

그것은 더욱 나를 기쁘게 해보라는 요구였다.

카호는 더는 쾌락에 저항할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

“좋아♡ 좋아♡ 선배의 커다란 자지가 가장 좋아♡ 남자친구보다 더 좋아♡ 앗앗앗♡ 가요, 가요♡”

아토우 선배는 마구잡이로 허리를 흔들었다. 카호와 동시에 절정에 이르려는 듯이 필사적이다.

“나온다!”

“아앗♡ 앗앗앗♡가요가요가요♡ 가욧♡♡♡”

아토우 선배가 한층 더 센 스트로크로 찌르고 그 움직임을 멈춘다. 창과 같은 남근을 뿌리까지 찔러 넣으며 열락의 한숨을 내쉰다.

동시에 카호의 온몸이 떨리고, 특히 엉덩이살이 움찔움찔 경련했다.

그중에서도 내 눈길을 끈 것은 생으로 삽입했을 텐데도 결합을 풀지 않은 채 절정에 이른 아토우 선배의 하복부였다.

즉,……질내에 사정했다.

카호는 시트를 움켜쥔 채 등에 구슬 같은 땀을 흘리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아…… 아아………… 하아, 하아…… 으응…….”

그리고 자기 속에 분출된 정욕을 언급한다.

“…………아앗, 뜨거워…… 이건, 선배……?”

“별로 괜찮잖아. 안에 싸도.”

카호는 그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흐트러진 호흡 속에서 황홀한 목소리로 속삭일 뿐이었다.

“……엄청…… 쏟아져요…… 왈칵, 왈칵하면서………… 굉장해…….”

아토우 선배도 역제할 수 없는 흥분 속에서 묻는다.

“질내사정 처음이야? 처음이겠지. 생자지도 내가 처음이니까.”

우월감에 젖은 것처럼 그렇게 말한다.

카호는 등을 젖히고 이불을 애틋하게 쥐며 말했다.

“……이렇게, 잔뜩 나오다니………… 아아, 아직도 콸콸 나와…….”

“…………위험일이야?”

카호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토우 선배가 안도하는 것이 화면 너머에서도 전해진다.

“질내사정, 기분 좋지?”

카호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녀의 몸이 암컷의 쾌락에 빠져 있는 것이 일목요연하다.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 하지만 나에 대한 마지막 한 줌의 지조가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게 한다.

아토우 선배가 허리를 빼낸다.

귀두 끝과 질구에 애액과 정액이 섞인 백탁액이 선을 그린다.

그리고 그 직후, 활짝 벌어진 질구에서 걸쭉한 특농의 정액 덩어리가 쏟아져 나온다.

원래대로라면 안쪽까지 깨끗한 분홍색이 이어지는 질벽이 정액으로 새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카호 쨩의 야한 보지, 아직도 나를 원한다며 조르고 있잖아.”

아토우 선배의 말대로 그녀의 질구부터 질벽은 여전히 억센 남자에 의한 압도적인 능욕을 바라는 것처럼 움찔거리고 있었다.

카호는 “하아…… 하아…….”하고 발정난 암캐처럼 호흡을 흐뜨러트리고 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태도와 말로 제대로 보여줘야지.”

카호에게도 양식과 부끄러움은 남아 있었다. 그래서 망설인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녀를 충동질 하는 것은…….

카호는 두 손으로 자신의 둔부를 잡고서 그렇지 않아도 활짝 벌어진 음순을 좌우로 벌려보인다.

그리고 더는 참을 수 없다는 투로 말한다.

“…………치-군 밖에 몰랐던 제 보지, 선배의 극태 자지로 더 찔러주세요…… 선배의 발기 자지의 모양, 더 알려주세요…….”

그 후 이제 두 사람은 동물처럼 서로 허리를 맞댔다.

“앗♡ 앗♡ 앗♡ 앗♡”

한 번 절정에 이른 질단지는 귀두관이 두꺼운 음경에 휘저어지며 찔꺽찔꺽 물소리를 낸다.

“또 나온다! 안에 싸줬으면 하는 거지? 그렇지!?”

아토우 선배는 공격적으로 그렇게 말하면서 살집이 좋은 카호의 엉덩이를 스팽킹한다.

그럴 때마다 카호는 히익히익하고 새된 소리를 지른다.

다시 아토우 선배가 후배위로 하복부를 카호의 둔부에 꾹 밀어붙이고, 화면 너머까지 왈칵왈칵하고 들릴 것같은 사정을 마친다.

카호는 허벅지까지 부들부들 떨며 절정에 이르렀다.

그녀의 몸과 마음은 내게 보여준 적이 없을 정도로 쾌락에 흠뻑 빠져 있다.

아토우 선배가 말없이 드러눕자,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음에도 카호는 그의 하체에 기대어 눕는다.

그리고 얼굴을 옆으로 해서 사타구니에 가까이 대고 정액 범벅이 된 음경을 혀로 핥는다.

“응…… 쭈읍…… 츄읍…….”

열심히, 정성스럽게 혀를 음경에 문질러댄다. 때로는 입술을 오므려 요도구에 입을 대고 요도에 남아있는 정액을 빨아먹으려고 츄읍츄읍 소리를 낸다.

아토우 선배의 남근은 경이로운 속도로 경도를 회복했다.

카호는 황홀하게 바라보다가 입에 물고 쯔붑쯔붑 소리를 낸다.

“위에 올라타서 허리 흔들어줘.”

카호는 망설임 없이 그 말을 따른다.

커튼 사이로 아직 한낮인 햇살이 한 줄기 카호의 등을 비추고 있다.

카호가 스스로 음경의 뿌리를 잡고 앉자 결합이 완료된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두 손을 맞잡는다. 손가락을 연인처럼 깍지낀다.

처음에는 아토우 선배가 가볍게 카호를 위아래로 흔들었지만, 곧 카호 쪽에서도 허리를 흔든다.

“……어떻게 움직이면 좋을지…….”

기승위 경험이 부족한 카호에게 아토우 선배가 말 그대로 차근차근 방법을 알려준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카호는 아토우 선배 위에서 허리를 앞뒤로 그라인드하고 있었다.

카호가 허리를 흔들 때마다 풍만한 가슴이 흔들리고, 카호는 사랑스러운 신음을 흘린다.

머지않아 아토우 선배가 사정한다는 것을 전했지만 , 카호는 허리를 들지 않고 아토우 선배가 사정할 때까지 그대로 그라인드를 계속했다.

그의 사정을 질내 가장 깊은 곳에서 받아들이면서도 둘은 손가락과 손가락을 깍지낀 두 손을 꼭 쥐고 있었다

그때 카호의 표정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아랫입술을 깨물며 무언가에 사과하는 것 같았지만 붉게 달아오른 뺨과 관자놀이의 땀은 섹스를 만끽하고 있는 여자 그 자체였다.

사정이 가라안자 카호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아토우 선배의 두툼한 가슴팍 위에 엎드렸다. 하체는 연결된 상태였지만 굵은 음경의 옆구리에서 새어나오는 것처럼 정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선배의 가슴, 참 넓네요.”

“이래도 최근 운동을 안 해서 조금 줄은 편이야.”

두 사람은 결합한 채 숨을 고르며 어딘가 나른한 듯이 대화를 나눈다.

“치-군은 더 좁아요.”

“카호는 그런 편이 좋아?”

“……딱히.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나는 카호 쨩을 처음부터 꽤 괜찮다고 생각했어.”

“……네?”

“아니 정말로.”

그렇게 말하고는 가슴팍에 뺨을 기댄 카호의 턱을 들어올리고, 그리고 입술을 겹쳤다.

카호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저 눈을 감고 아토우 선배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섹스의 여열이 여전히 두 사람의 피부를 땀으로 적시는 시간, 아토우 선배는 카호를 위로하는 듯한 말투로 말한다.

“카호 쨩 불안했지? 치구사가 그런 플레이를 원해서.”

“………….”

카호는 대답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나에 대한 불만은 토로하지 않는다. 그것이 역으로 내 가슴을 죄어온다.

“괜찮아. 카호 쨩이 속앓이한다면 내가 언제든 그 틈을 메워줄 테니까.”

“……그건…….”

카호도 아토우 선배도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분명하고 명확하게는 언급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가끔씩 둘이 만나자는 말은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하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동자는 말이 아닌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두 사람은 다시 입술을 주고받는다.

이번엔 아토우 선배의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카호 쪽에서도 입술을 쪼아댄다.

츄우, 츄우.

카호의 방에서 카호의 입술이 사랑스러운 소리를 낸다. 내 것이 아닌 입술을 상대로.

머지않아 입술과 입술의 교접은 혀를 섞기 시작한다.

츄읍츄읍 소리를 내며 혀를 서로 얽는다.

아토우 선배는 카호를 자신의 상체에서 옆으로 내리고는 측위 체위로 옮긴다

삽입을 다시 할 필요는 없었다. 계속 연결되어 있었으니까.

윗입도, 아랫입도.

키스를 하면서 천천히 카호의 온몸을 사랑하듯이 허리를 흔든다.

“아, 아앗………… 선배……….”

“앞으로도 카호 쨩이 외로워지면 내가 남자친구를 대신해서 해줄게.”

“……그런…… 대신이라니…… 응. 앗♡ 거기, 앗, 이익♡”

“아니면 내가 최고야?”

아토우 선배가 농담하듯 묻자, 카호는 조금 멋적은듯 무뚝뚝하게 말한다.

“…………최고는 치-군이예요………… 하지만……… 섹스는, 최고일지도…….”

“후후. 그거면 됐어. 지금은 내 자지로 바람 피워줘.”

꾹, 꾹, 힘차게 허리를 밀어넣는다.

“앗, 앗♡”

“이 체위도 기분 좋아?”

“아앗♡ 기분 조아♡ 선배의 자지, 어떻게 넣어도…… 아아, 좋아요…… 기분 좋아, 요…… 아앗, 자지, 커다래……♡”

“내일도 잔뜩 섹스할까?”

카호는 그 말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선배…… 자지 빳빳하고 빵빵해…… 사정 자지가 되었어……♡”

“벌써 카호 쨩 안에 싸고 싶어서 어쩔 수 없게됐어. 괜찮지?”

“……네, 와주세요…… 선배의 정자, 선배의 자지에서 왈칵왈칵 뿜어져 나오는 정액…… 보지에 주세요…… 앗앗♡ 자지에서 콸콸♡ 정자, 좋아♡”

몇 번이고 반복되는 사정에 카호의 질단지는 그 전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넘쳐 버린다.
 

 


아토우 선배가 황홀함에 젖어 말했다.

“이렇게 연속으로 싼 건 처음이야.”

“……뱃속, 뜨거워………… 선배의 정액으로 가득 찼어요…….”

두 사람은 입술을 맞대며 서로 절정의 여운에 잠겨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필사적으로 음경을 문지르고 있었다. 아토우 선배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마치 끝이 없다는 듯이 정액이 흩날린다.

“하아…… 하아…… 카호…… 카호…….”

열병에 시달리는 것처럼 영상에 빠져들어 음경을 계속 문지른다.

화면 속 두 사람은 마치 연인처럼 키스를 반복하고 있다.

쪽쪽 소리를 내며 입술을 쪼아대거나, 혀를 얽으면서 침을 주고받기도 한다.

그런 농후한 후희를 계속하면서 아토우 선배가 카호의 둔부에 손을 뻗으며 말한다.

“이번엔 이쪽 구멍으로 해볼까?”

카호는 의미를 모르겠다는 모양이었지만, 아토우 선배는 그런 그녀를 억지로 욕실에 데려간다.

그때 아토우 선배는 자신의 가방에서 끝이 둥근 주사기 같은 것을 챙겨갔다. 그것이 관장을 위한 것인지는 바로 알지 못했다

카호는 욕실과 화장실을 몇 번인가 왕복했다.

그리고 잠시 후 두 사람은 침대로 돌아온다.

“……절대 못해요.”

불안한 듯이 카호가 말한다.

“괜찮아. 아까 욕실에서 손가락은 세 개까지 들어갔잖아. 그리고 이걸로 제대로 풀어줄게.”

그렇게 말하면서 가방에서 구슬이 이어진 막대기 같은 것을 꺼냈다. 애널 비즈라고 불리는 물건이었다.

카호를 네발로 엎드리게 하고, 천천히 하나씩 구슬을 삽입해 간다.

“앗………… 야앗…………… 하아………… 응………….”

그럴 때마다 카호는 괴로운 소리를 내며 허리를 떨었다. 숨 막혀 하지만 고통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았다.

“카호 쨩 야하니까, 무조건 이쪽 구멍도 맘에 들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애널비즈의 넣고 빼는 페이스를 빠르게 한다.

그에 맞춰 카호의 목소리도 점점 다급해져 간다.

“앗, 아앗…… 싫어…… 선배……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요.”

카호의 말을 무시하며 아토우 선배는 오로지 애널비즈를 넣고 빼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5분 정도 계속하자 그는 만족한듯이 뽑아낸다.

“슬슬 괜찮겠지.”

그렇게 말하면서 네발로 엎드린 카호의 항문에 발기한 음경을 밀어붙인다.

카호의 예쁘고 사랑스러운 항문에 검게 빛나는 귀두가 밀려 들어간다.

카호는 불안한 듯이 표정을 굳히며 시트를 움켜쥐고 있었다.

“힘 빼…… 천천히 넣을게…… 자, 끝단이 들어갔어.”

그런 아토우 선배의 목소리와 동시에 휴대폰에서 알림음이 울린다. 카호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다음 강의는 함께네. 로비에서 기다릴게.’

나는 그것에 답장할 겨를도 없이 영상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침대 위에서 평범하게 후배위로 하는 것처럼 두 사람은 몸을 겹치고 있었다.

팡팡하고 아토우 선배가 하복부로, 카호의 엉덩이에 부딪치고 있다.

“히이, 익♡ 아힛♡ 선, 배♡ 안 돼, 안 돼♡ 너무 세♡”

“그런 말이나 하고. 카호 쨩의 항문, 벌써 보지처럼 자지 꽉하고 빨아들이고 있잖아.”

“잇, 이잇, 히잇, 히이♡ 아힛♡ 이런거, 이런거…… 엉덩이, 벌려져서…… 아앗, 힛, 이잇♡”

카호는 첫 애널섹스로 헐떡이고 있었다.

항문의 처녀를 상실하면서도 그 쾌락을 만끽하고 있었다.

“아힛, 이익♡ 보지가 되요♡ 엉덩이 구멍, 보지가 되요♡ 선배의 자지 기억하고, 보지가 되버려……♡”

“앞으로 이쪽 구멍 써 줄 테니까. 나만의 성처리 변기로 할 거니까.”

아토우 선배는 득의에 차 허리를 흔들며 카호의 항문으로 육창으로 찌른다.

쯔붑쯔붑 독특한 마찰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카호의 목소리에서 묻어나는 절박함도 여느 때와 다르다.

“우선 오늘은 밤새도록 이쪽 구멍에 정액 부어줄 거니까.”

“히잇, 히잇♡ 안 돼, 그러면, 평생 되돌릴 수 없어…… 선배의 정액 처리용 보지가 되버려…… 아잇, 이힉♡ 히잇, 익♡”

“되버려! 되버리라고! 내 육변기가 되버려!”

아토우 선배의 피스톤이 카호를 더욱 몰아붙이는 것처럼 된다.

“앗앗앗, 힉힉♡ 되, 되버려…… 이런 극태 자지에 푹푹 찔리면서…… 선배전용 성처리 변기 구멍이 되버려……♡”

“처녀답게 빡빡하게 조이기나 하고…… 간다…………… 으윽.”

아토우 선배는 쾌락의 신음과 함께 허리를 멈춘다.

“아앗, 선배의 자지, 엉덩이 안에서 콸콸하고 있어♡ 정액, 항문 안에 쏟아지고 있어♡”

아토우 선배는 뒤에서 카호의 등을 덮으면서 오른손으로 체중을 지탱하고 왼손으로 카호의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리고 카호의 얼굴을 돌려 혀를 빨게 한다.

“내일 치구사와 만나서 이야기할 거지? 그 때 보지와 항문에서 계속 내 정액이 흘러나오게 해줄게.”

“앗, 히익♡”

그런 말을 들으며 카호는 등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리고 아토우 선배의 혀를 빨면서 속삭인다.

“……선배의 자지…… 뿌리까지 항문에 박혀있어…… 선배의 굵은 자지로 항문이 벌어졌어…… 뱃속에 쏟아진 정액의 뜨거움과 함께, 이 굵기도 잊을 수 없어요…….”

“잊지 못하게 할거야…… 앞으로도 계속.”

거기서 영상은 멈췄다.

나는 한동안 화장실의 빈칸 안에서 망연자실해 있었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오늘 아침, 나와 카호가 울면서 이야기하기 직전까지 카호는 아토우 선배의 정액을 계속 받고 있었다? 그것도 질과 항문에. 그녀가 유난히 걷기 힘들어 보였던 것이 생각난다.

그리고 앞으로 카호와 아토우 선배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거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영상에서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았다.

카호라면 분명, 이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해줄 것이 틀림없다. 그런 소망에 매달린다

내 심장은 쿵쾅쿵황하고 터질 것처럼 고동을 계속한다.

예비종이 울리자 나는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화장실을 나섰다.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면서 로비로 향한다.

그곳에는 이미 카호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비 한쪽서에 눈에 띄지 않게 서 있는 그 모습은 내가 알고 있는 카호 그 자체다. 마치 들국화처럼 수수하고 가련한 존재.

그녀는 나를 발견하자 살짝 손을 흔들며 종종걸음으로 내게 다가왔다.

나는 웃고 있는 것일까.

그녀와 헤매고 도착한 이 평온한 일상에서 행복을 맛보고 있는 것일까.

모든 것은 자업자득에서 비롯되었다.

내 헛된 욕심이 모든 톱니바퀴를 어긋나게 했다.

행복은 처음부터 전부 눈앞에 있었는데도.

카호의 마음 깊은 곳에 불필요한 불만과 불안이 쌓이게 하고, 그녀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카호를 눈앞에 둔 나는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았다.

그녀는 처음엔 수줍은 듯이 미소를 짓다가 내 상태를 눈치채고는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참지 못하고 카호의 손을 잡고 참을 수 없었던 눈물을 흘렸다.

“……이제 이 손을 놓지 않을게. 앞으로도 계속 카호와 떨어지지 않을게.”

그녀는 점점 이상하다는 듯이 눈썹을 늘어뜨리며 어찌할 바를 모르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우리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 지루하고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분명 나의 사랑과 헌신에 달려 있을 것이다.

반드시 되찾을 수 있다고 믿고 싶다.

믿고 싶다.

카호에 대해서도.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니까.



유카리꽃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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