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에 앞서 한 가지만 당부하고 싶음


본 정보글은 흡연을 장려, 독려할 목적으로 작성된 게 아님


모두가 알다시피 담배는 백해무익할 뿐더러, 우리의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 그리고 불특정다수의 건강을 해치는 물건이다


그러니 흡연자가 아닌 장붕이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시도하지 말기를 바라고, 흡연자 장붕이는 본인을 위해서라도 금연을 권하고 싶음. 참고로 이걸 쓰는 나도 지금은 금연하고 있다.


그리고 시가/파이프에 관한 정보글이지만 '흡연'이 주제가 아니라, '시가/파이프'가 주제이기 때문에 이걸 피우는 방법도 자세히 다루지 않을 거임


마지막으로 제발 부탁인데 길빵 좀 하지마라


히드라도 아니고 맨날 길거리에 꽁초 버리고 침 퉷퉷 뱉는거보면 살인마려워진다고


차라리 끊든지 가래를 삼키든 해라 좀. 니들 주둥이에 담배 못 물리게 세금 500% 인상해도 난 찬성이야 씨발


사회의 암덩어리 같은 새끼들





영화든 드라마든 소설이든 흡연은 많은 미디어에서 등장하는 요소임.


특히 키아누 햄의 흡연씬은 흡연을 혐오하는 장붕이마저도 가슴을 설레이게하는 마성의 매력이 담겨있지(아님 말고)


이러한 흡연 관련 요소는 장르문학에서도 나타나는데,


대표적으로 담배에 여러 의미를 담은 임기첫날이나 담배 자체가 화폐로 거래되는 아포칼립스 소설들(e.g. - 아집숨 등)이 있음.



또한, 추리에 환장하는 장붕이들의 우상 셜록홈즈는 상당한 애연가로 묘사되고 있음. 저 짤만 보아도 파이프를 입으로 물고 있는 홈즈의 실루엣에서 임마가 얼마나 골초인지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시가, 파이프는 대체 뭘까?


이름은 들어봤어도 시가/파이프가 좀처럼 무엇인지, 왜 피우는 것인지, 어째서 고가에 매매되는 건지 감이 오지 않는 장붕이도 있을 거임.


그래서 준비했다.


시가&파이프 간단 설명글.



[타바코를 말아서 만든 담배, 시가 Cigar.]

홍어좆같은 수리남 뽕쟁이 목사와 어디 범죄조직 보스의 대명사로 통하는 시가는 궐련의 일종으로 '건조 시킨 담뱃잎을 통으로 말아서 만든 담배'를 의미함.



시가는 형태/길이/색상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고, 담뱃잎의 원산지&시가 생산지에 따라 분류되기도 함.


장붕이도 한번쯤 들어봤을 '쿠바산 시가(쿠반, 큐반 등으로도 불림)'가 바로 원산지에 따라 분류된 시가임!


쿠바산 시가의 반대말로는 '비-쿠바산 시가(논쿠반, 논큐반 : 니카라과/도미니카/에콰도르 etc에서 생산된 시가)'가 있지. 보통 쿠바산이 맛도 좋고 가격도 비싸기로 유명한데 요즘 나오는 니카라과, 에콰도르, 도미니카산 논큐반 시가도 훌륭한 품질을 자랑하니 꼭 쿠바산만 찾아다닐 필요는 없음.


원산지에 따라 쿠바산/비쿠바산으로 분류된 시가들은 다시 한번 모양, 길이, 색상에 따라서 나뉘게 됨.



(사진의 예시는 올리바 세리에 G. 아파트 지정흡연구역에서 피웠음.)

이렇게 작고 아담한 시이즈로 휴대성과 편리성을 잡은 시가릴로도 있고.


(마카누도 인스피리도 화이트. 마찬가지로 아파트 지정흡연장에서 피웠음.)

이렇게 적당한 길이를 가져서 나름 길게 즐길 수 있는 로부스토도 있음.


참고로 시가는 길이에 따라 피울 수 있는 시간이 조금씩 차이남. 다비도프 시가릴로 이런 애들은 10분 내외로도 피우고, 로부스토 시가의 경우 대략 40분 이상 잡아야 하지.



'근데 시가보면 저기 라벨? 스티커? 저거 붙어있는 부분까지 태워도 되는 거임?'

-취향 따라 기호에 맞춰서 태울 수 있는데, 난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음.

보통 저기까지 태우면 매운맛이 강하게 올라오거든.


기본적으로 시가는 담뱃잎을 통으로 말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앞-중간-뒷부분의 맛과 향이 조금씩 다름.


처음에는 견과류맛이 느껴지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바닐라향이 나기도 하고, 어떤 시가는 살짝 매콤한맛이 올라오기도 해.

(그래서 시가는 다양한 종류를 피우면서 자신에게 맞는 시가를 찾아야함. 참고로 파이프도 시가랑 비슷하게 자신에게 맞는 연초를 찾아야됨. - 베라에서 맛도리 조합 찾는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움.)


단!


시가를 너무 빨리 피울 경우, 시가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담뱃잎이 머금은 맛과 향이 완벽하게 변질됨.


존나 이상하고 역한데... 어떤 느낌이냐면 대충 불붙은 볏짚을 한가득 물고 빨아대는 기분임. 탄내가 오지게 진동하기도 하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가는 천천히, 여유롭게 태우는 걸 권장하고 있음. 


기호에 맞는 음료(위스키나 꼬냑, 코카콜라 등등)와 곁들여서 먹는 것도 시가의 맛과 향을 한층 더 재미있게 해주는 좋은 방법이지.


※그리고 시가 입문해보려는 장붕이가 있을까봐 적어두는 건데, 어느 정도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불 붙이는 법부터 알아보는게 좋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진 말고 그냥 물건 사기전에 리뷰 찾아본다는 기분으로 하면 됨.

'흡연하는거 가지고 ㅈㄴ꼴값 떠네ㅋㅋㅋ'라고 생각했다가 시가 날려먹으면 돈만 버리고 기분도 잡치게 되니까. 참고로 이거 내 얘기였음...



이렇게 장점만 보면 나름 괜찮아 보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시가도 마냥 장점만 있는 건 아니고 단점도 명확함.



1. 이것도 결국 담배다.

일단 시가는 기본적으로 '담배'인데다, 담뱃잎을 통으로 말아피우는거라 니코틴 함유량이 엄청나게 높음. '시가로 속담배(담배 연기를 삼켜서 폐로 넘기는 방식)하면 니코틴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님.

※실제로 과도한 니코틴 흡수는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드물게 담배 피다가 죽는 사례도 나옴.


구강 점막은 흡수도 빠르고, 시가 자체의 니코틴도 상당해서 굳이 속담배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많은 니코틴이 체내에 들어오니까. 속담배 안해도 시가를 즐기기엔 충분하다는 소리임.


굳이 하겠다면 말리진 않겠는데 후회는 본인 책임이다. 네가 선택한 흡연이니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ㅋㅋㅋ



2. 부수적인 도구가 필요함.

앞서 말했다시피 시가는 담뱃잎을 통으로 말아서 만든 담배다. 그리고 입이 닿는 부분(정확히는 연기를 빨아들이는 부분-담배로 치면 필터쪽)이 캡으로 막혀있음.


그래서 시가를 피우기 위해서는 시가 전용 커터로 저 부분을 잘라줘야함. 사진처럼 단두대 같은 커터도 있고(뎅겅뎅겅 자르다보면 프랑스 애들이 왜 그렇게 혁명을 좋아하는지 감이 옴), V자 형태로 자르는 커터, 펀치라고 해서 구멍만 뚫어주는 도구도 있음.


커터 같은건 저렴한 제품을 사도 무방한 부분이긴한데, 너무 싼 제품은 날이 금방 무뎌져서 조금 곤란해질수도 있음. 저것도 결국 소모품이라...


그래서 나는 아예 나이프로 잘라서 피웠음.



3. 시가의 가장 큰 적, 습도.

습도는 시가에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임.


높은 습도에서 보관된 시가는 곰팡이가 피기도 하고, 낮은 습도에서 보관된 시가는 쩍쩍 갈라지기도 함.


벌레가 꼬여서 시가 전체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대참사도 일어나고.


비싼 시가가 망가지는 건 둘째치더라도 적정 습도에서 보관되지 않은 시가는 맛과 향이 변질되기 때문에, 시가의 맛과 향을 위해서라도 습도 유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됨.


대충 60% 내지 70% 전후가 좋다고들 하고, 습도유지를 위한 '휴미더'라는 제품도 많이 나와있음. 영화보면 시가 보관하는 박스가 바로 습도를 유지해주는 휴미더임.


근데 휴미더 관리하는게 여간 빡센게 아니어서, 보베다(악기 관리하는 장붕이에겐 익숙할 습도유지제품 - 실리카겔이랑 비슷하게 생겼다) 넣어둔 락앤락에 시가를 보관하는 방법이 많이 통용되고 있음.


모양새가 조금 빠지긴한데 상관없음. 가오 상하면 어떠냐 시가만 잘 보관하면 장땡이지ㅋㅋㅋ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담배, 파이프 Tobacco Pipe.]

파이프 담배는 대역이나 판타지 장르에서 자주 등장하는 담배임. 한국인에게 장죽, 곰방대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도구에 잘게 다진 담뱃잎을 재워서 피우는 담배지.


장붕이가 국어 시간에 배운 문학 작품에서도 종종 등장하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서 호랑이가 피우는 담배 역시 파이프의 일종이라 볼 수 있음.


물론,


장르소설판에서 '파이프'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셜록 홈즈겠지.


추리소설에 환장하는 장붕이든, 원작은 관심없지만 2차 패러디는 재밌게 본 장붕이든 셜록이 애연가이고 파이프를 자주 피운다는 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일 거임.

(물론 이 새끼는 담배 말고 마약도 한다. 대마초 그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새끼가 여전히 하숙집에 사는 거 보면 허드슨 부인은 대인배인게 분명함.)



일단 파이프는 기본적으로 '파이프의 형태/재질' 그리고 '파이프에 채울 연초'로 종류가 나뉨.


홈즈나 간달프가 피우는 파이프처럼 곡선형태를 띠는 '벤트형 파이프'가 있는 반면.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직선형태의 '스트레이트형 파이프'도 있지.

※종류는 세세하게 따지면 많지만 보통 벤트 vs 스트레이트로 많이들 구분함. 물론 둘 다 성능의 차이는 없고 형태만 다른 거임. 취향껏 골라도 된다는 얘기.


그리고 재질도 뭐 여러가지가 있음.


파이프 하면 생각나는 나무로 만들어진 '브라이어파이프'부터.


맥아더가 야전에서 주로 사용한, 옥수수대로 만들어진 '콘콥 파이프'


조각이 용이한 성질에 주목해 거의 예술품 뺨치게 가공할 수 있는 '해포석(미어샴) 파이프'까지 정말 다양하다.


특히 파이프는 가공되지 않은 원형으로 구매해서 스스로 조각할 수 있기 때문에, 손재주가 좋은 흡연가는 조각칼로 나무를 직접 깎아가며 자신만의 파이프를 만들기도 함.


어떻게보면 나만을 위한 파이프를 만들 수 있다는 게 파이프 담배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이지.



물론 파이프용 연초가 지닌 고유의 매력도 있음.


커팅/원산지/타입 등에 따라서 다양한 연초가 존재하고, 향을 입힌 '향연초'라는 것도 있어서.


파이프 하나만 가지고도 수백, 수천가지의 다채로운 연초를 맛보는 것도 가능함.

※참고로 시가도 그렇지만 파이프는 기본 1시간 잡고 여유롭게 피워야함. 짧게 피우고 싶다면 연초를 덜 채우거나, 용량이 작은 파이프를 써야한다.



(사진은 현재 보관중인 연초. 아로마 타입_향연초_인데 초콜릿, 커피 느낌이 나는 제품임.)


다만, 파이프도 일장일단이 있어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님. 일단 이것도 담배라 몸에 해롭지.


그리고 이게 좀 골치 아픈데.


파이프 담배는 '전후 준비/정리 과정부터 흡연까지' 손이 많이 가는 편이거든.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궐련, 조금 번거롭지만 그냥저냥 피울 수 있는 시가와 다르게 파이프는 흡연 전후과정이 살짝 복잡함.


손이 많이 가는 방식이라 어떻게보면 귀찮기도 하다.


먼저 파이프를 피우기 위해서는


1. 담배를 피울 도구인 파이프.

2. 파이프에 재울 연초.

3. 탬퍼/클리너/파이프 전용 라이터&성냥 등의 도구.


이 세 가지가 반드시 있어야 함.


준비된 파이프에 연초를 채우고.


이렇게 생긴 탬퍼라는 도구로 한번 꾹 눌러준 다음.


연초가 눌리면서 생긴 윗부분의 빈공간에 다시 연초를 채워넣고, 탬퍼로 눌러주는 작업을 3회 정도 해야됨.


거기에 그치지 않고 채워진 연초의 윗부분을 전용 라이터 or 성냥으로 살살 그을려서 재로 만들어줘야하는데, 이 과정은 숙달되지 않으면 파이프 윗부분의 테두리(림이라고 부름)를 태워 먹을 수도 있음.



담배 좀 피우겠다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거냐? 라고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사진을 보면 알다시피, 미리 그을려서 재로 만들지 않은 연초는 불이 붙기 쉽지 않은 상태임.


특히나 파이프 연초는 공장 출고 때부터 축축한 습기를 머금고 나오는 것들이 있다보니, 그런 연초를 채웠다면 아무리 라이터로 지져도 제대로 피울 수가 없다.



(아파트 단지 내 지정흡연장에서 피운 파이프. 저기 위에 테두리보면 내가 태워먹은 부분이 있다.)

연초의 상단을 잘 태워서 재로 만들었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불을 붙여서 파이프를 즐기면 됨.



다만, 파이프의 구조적 특성상 연초는 밑에/불씨는 위에 있기 때문에.


중간중간 불씨가 꺼지지 않게끔 탬퍼로 재를 꾹꾹 눌러주는 작업이 필요함.


(이를 잘 표현한 영화가 바스터즈 거친녀석들 초반 시퀀스. 한스 란다_좌측 나치장교_가 파이프를 잠시 피우지 않으니까 바로 불씨가 꺼지는 걸 볼 수 있다.)

이런 작업을 탬핑이라고 하는데, 탬핑을 재대로 하지 않으면 담배를 피우던 도중에 불씨가 꺼질 수도 있음.


물론 다시 불 붙이고 탬핑해주면 되긴 하는데 이게 좀 귀찮은 작업임.


그렇게 피우다가 또 한눈판 사이에 다시 불이 꺼지기도 하고. 그래서 처음 파이프 피우는 사람들 중에는 불관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음. 나도 그랬고.



'거 참 담배 한번 태우기 줫나게 빡시네... 그래도 나무로 만들었으니까 좀 튼튼해서 좋겠다?



응 아니야~


나무로 만들어진 파이프는 온도/습도에 좆나 취약한 참피새끼라 자칫 잘못하면 파이프 자체가 뒤질 수도 있다. 이건 뭐 사용자 문제가 아니라 파이프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임.


무언가 탈 때 온도가 상승하고, 이 고열이 주변 사물의 변형을 불러오는 건 다들 알거임. 여름철 철도가 뜨겁게 달궈져서 늘어나고 뭐 그러는 것처럼.


파이프도 똑같아.


파이핑(흡연) 과정에서 불이 연초를 태우면 파이프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이 온도는 파이프 전체로 전달됨.


근데 만약 뜨겁게 달궈진 파이프에 잘못 충격이 가해진다? 바로 윗사진 마냥 반갈죽 당하는 걸 볼 수 있음.


또 파이프 내부에서는 '불 붙은 연초'가 타고 있기 때문에, 불씨가 파이프 내벽을 태워서 구멍이 뻥 뚫리는 참사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지(위 2번 사진이 바로 이쪽 케이스다.)


따라서 파이프를 제대로, 오래 쓰려면 사용자의 관리가 필수임. 내벽이 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코팅도 해야하고, 연도에 들러붙은 찌꺼기를 제거해야하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거!


파이프 담배는 무려 스킬처럼 '쿨타임'이 있다!


한번 피운 파이프는 '24시간' 동안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그늘에서 말려줘야함ㅋㅋㅋ


아까도 말했지만 파이프는 열에 취약하기 때문에 식혀주는 과정이 필요하거든. 흡연하고 난 직후에는 파이프 안쪽에 물기(파이프 흡연가들은 쥬스라고 부름. 파이프 내외부의 온도차로 생기는 일종의 결로라고 이해하면 편함.)가 생겨서 말려줘야 할 필요도 있고.



그리고 또 하나 더!


파이프 담배는 필터가 없기 때문에, 파이핑 과정에서 연기가 연도를 타고 그대로 입안에 들어옴. 이게 무슨 소리냐?


방금 막 불씨에 뎁혀져서 존나 뜨겁게 달아오른 연기가 입으로 침공한다는 뜻임. 그래서 파이프를 너무 강하게, 빠르게 피우면 혀와 구강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텅바잇이라고 하는데, 혀 한번 데이면 신경 좀 날카로워짐. 계속 따끔거려서 아퍼ㅠ)


이것 때문에 파이프는 궐련, 시가, 전담, 물담배와는 다르게 호흡법을 익힐 필요성이 있음.


좀 꼴값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거 익숙해지면 의외로 파이프 연초의 향을 더욱 풍성하게 느낄 수 있음. 개인적으로 입안에 들어온 연기보다 호흡하는 중에 코끝을 스치는 연기에서 더 또렷하고 선명한 향을 느꼈는데,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한 모양이더라고.



참고로 파이프는 대부분 '실내'에서 흡연이 권장되는데.


이건 바람의 방향에 따라 불씨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파이프 내부가 망가지는 일이 종종 생기기 때문임.


맥아더가 괜히 지가 아끼는 파이프는 고이 모셔두고 막 굴려도 되는 저가형 콘콥 파이프를 가지고 다닌 게 아니었던 거지ㅋㅋㅋ



이렇게 신경 쓸 것도 많고 쓸데없이 복잡한 과정은 현대 들어 파이프 담배가 사장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음.


파이프보다 빠르게 니코틴 충전이 가능한 궐련.

맛과 향에서는 파이프 연초에 꿀리지 않는 시가.

경제성으로 따지자면 파이프와 비등비등한 전담.


어디를 봐도 파이프보다 쉽고, 빠른 담배만 있잖아? 정 담배가 급하면 아무 편의점에서 5천원 주고 담배 한갑+라이터 사서 뜯고 붙이고 빨면 그만인데, 누가 미쳤다고 24시간 쿨타임을 기다리겠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파이프를 소유하고 관리하는 복잡하고 번거로운 과정이 역설적으로 파이프 담배의 맥을 이어주는 원동력이기도 함.


흡연 자체보다는 파이프를 유지/보수하는 부분에서 흥미를 느끼는 사람도 많고.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파이프를 수집하면서 재미를 느끼는 수집가도 있지.


또 파이프는 흡연시간이 기본적으로 1시간을 넘어가기 때문에(간혹 파이프가 크거나 연초를 많이 재웠으면 1시간 가지고 모자랄 때도 있음), 니코틴 충전을 핑계로 1-2시간 가량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이프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참고로 시가처럼 음료를 곁들여서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애초에 1시간 넘게 흡연하다보면 뭔가 마시고 싶어질거임. 연기가 살살 간질거리는게 너무 감질나는데 딱 시원한 콜라라도 한잔 있으면 좋겠다 싶은적 많았음.


파이프 본체 가격은 저가-고가 사이에서 오가지만, 연초는 일반 담배에 비해 가격이 대체로 저렴해서 경제성을 보고 피우는 사람도 있음.


연초가 보통 한틴에 2-6만원쯤 하고, 한틴은 1일 1파이프를 한다는 전제 하에 대략 한달정도 피울 수 있는 분량이라. 하루 1-2갑하던 내 입장에서는 오히려 파이프 담배가 싸게 먹혔지ㅇㅇ



물론 앞서 나온 파이프 담배의 단점, 불편함은 셜록이 살던 시대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음.


워낙 파이프가 널리 통용되던 시기다보니 어디 부러지거나 갈라져도 '망가졌네? 오래 쓰긴 했지~'하면서 바꾸면 그만이거든. 게다가 점마 돈도 많은 부르주아자너ㅋㅋㅋ


이런 이유 때문에 아직까지도 국내외에서 파이프를 피우는 흡연자가 존재하는 것임.



오늘은 시가와 파이프에 대해 간단히 적어봤음


담배라는 주제로 글을 쓰긴 했지만 어지간하면 흡연하지 않기를 바라고, 혹시나 흡붕이라면 빨리 금연 성공하기를 바란다


요즘 보건소 가면 금연치료해주고 상품도 주던데 금연하고 싶은 사람은 가보는 거 추천함. 난 이용 안해봤는데 무료인거 같더라고


아무튼 다들 담배와 거리를 두고 건강한 삶을 즐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