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30분쯤 일 끝나고 집 가려는데 

'주말에 자취방 들려서 밥해줄 테니 먹을 것 좀 사놔라.'라고 언니한테 카톡 왔슴


에잇 집 다 왔는데 귀찮게스리... 바로 붕붕이 돌려서 식자재 마트 들렀지

대충 마트 돌면서 고기, 야채 종류별로 카트에 담아 계산줄 섰음


줄이 좀 길어서 폰으로 붕스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김예은!"

"야, 김예은!!!"

"아이씨, 무시하지 말라고!!!!!" 


점점 앙칼지게 변하는 소리가 신경 쓰여서 머리가 돌아가려는 찰나 


"앟...!"


다짜고짜 내 엉덩이에 바야흐로 교권이 뒤1지게 강하던 내 젊은 날, 

중학 시절 선도쌤 빠따질 비슷한 충격이 전해지길래 별수 없이 나자빠질 수밖에는


진심, 밑에서 올려 차는 으럇! 그거라 도저히 버틸 수 있는 그게 아니었음...ㅋㅋㅋ


암튼, 그렇게 바닥에 처연히 앉아, 에? 나 어째서 바닥에? 지금 심경을 담아 범인을 바라봤는데

딱 봐도 한 20살 초반? 생긴 것도 뭔가 PTSD 올 것 같이 생긴 인상의 여자애 동공이 마구 흔들리고 있더라


솔직히 맞은 충격으로 아까부터 참던 오줌 찔끔 새서... 

지금 일어나면 혹시라도 스타킹 뚫고 주륵 할까 봐 일어날 수가 없었음ㅋㅋㅋ 

뭐 그 뒤엔 뻔하지... 


그 여자애가 와서 부축해 주고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친구인줄 알았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근데 얘가 생긴 게 중학교 때 나 맨날 괴롭히던 친구랑 너무 닮아서 고장 난 라디오처럼 예, 예, 예

완전 예스걸이 따로 없었음ㅋㅋㅋ 뜬금없이 빵댕이 차여서 경황없는 나 대신 주섬주섬 

걔가 계산도 자기 카드로 다 하고 혹시 다쳤으면 연락하라고 번호도 주고

내가 다리 풀려서 힐 벗고 맨발로 서니까 내 붕붕이 주차해놓은 곳까지 짐 들고 부축까지 해줌

흠흠, 얘는 착한데... 아닌가? 시발 뭐가 됐든 간에 나 오늘 차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