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시작부터 암타한 소설(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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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바라보자 모자를 푹 눌러쓴 단발 머리의 미녀가 보인다.
나 스스로 말하긴 뭐하지만 참 예쁜 미모다.
몇 시간을 박아가며 공들여 깎은 커마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외모인데 그게 못생겼으면 이상하긴 한거다만.

이렇게 거울을 바라볼 때마다 이것이 진정 나 자신인지 의문스럽게 여겨질 때가 많다.
하지만 여자가 된 지, 그것도 내가 만든 캐릭터로 변한지 3개월이나 지났으니 슬슬 익숙해져야겠지.
반질반질하게 닦인 전신 거울 너머로 비추는 내 모습을 유심히 바라본다.

한 달 전부터 유튜브를 보면서 배운 꾸안꾸 느낌의 기초 화장을 한 얼굴은 나름대로 봐줄만했다.


‘그냥 내 본판이 예뻐서 그런가.’


아니면 한달 간의 노고가 아까워서 그렇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봐서 이상하지는 않으니 괜찮은 거 아닐까.
누가 따로 확인 해 줄 사람도 없으니 곤란했다.

가족은 없고, 친구는 인터넷 친구가 있다.

그리고 지금 그 인터넷 친구들을 처음으로 만나러 나가는 자리라 그 사람들한테 물어볼 수도 없었다.
나는 적막함을 지우기 위해 틀어놓은 TV를 끄고, 옷매무세를 가다듬었다.
거울 속의 나는 남자였을 때의 복장과 그리 차이나지 않았다.

청바지에 무지 티, 그리고 검은색 가죽 재킷.
여자가 된지 3개월이 지났고, 스스로 화장도 해봤지만 아직 치마를 입는 건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도 뭐 일단 이쁘니깐 된 거 아닐까?


‘흐. 나르시스트도 아니고.’


계속 자기보고 예쁘다, 예쁘다 자화자찬하는 건 좀 웃기긴 했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뭐 대단한 이유는 아니고.


‘예쁘게 보이고 싶은 상대가 있으니깐 그렇지.’


다시 실실 웃음이 베어나온다.
이건 빠르게도 마음이 타락해버린 나 스스로가 어이없어서 흘러나오는 웃음일까, 아니면 그녀석 생각을 해서 나오는 웃음일까.
아마 양쪽 다일 것이다.


“다녀오겠습니다.”


아무도 받아주는 이 없는.
쓸쓸한 인사말.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한 고독.

나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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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중에 심심해서 잠깐 끄적여 봄

대충 인터넷 친구한테 반한 틋녀랑 인터넷 친구가 꽁냥대는 겜판 느낌으로 갈 건데
제목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저리 해놓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