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트릭컬 종족별 사회에 대한 느낀점

 

 트릭컬에는 종족별로 서로 다른 사회를 구성해서 살아가는데, 이 사회들의 특징을 한데로 모아보면 어떨까 싶어 이 글을 남긴다. 단순 재미로 작성한 글이니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필자는 개인사도 스토리와 테마극장만 봤고, 메인 스토리를 아직 보지 않았는데, 이점 참고하기 바란다. (메인 스토리는 정말로 할 것이 없을 때를 위해 남겨둔 것이다. 겜안분 아님)

 

 특히나 모나티엄에 대한 필자의 생각이 많이 담겼으니 마지막 장에 그것만을 읽어도 재미있을 것이다. 

 

 에르피엔(요정)

 요정들의 사회는 격이 없이 수평적인 사회다. 요정 ‘여왕’이라는 존재는 분명 (인류의 역사처럼) 요정 사이의 엄격한 신분제를 의식하게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왕과 주민들이 거의 아무런 격이 없고, 심지어 귀족이라 불릴 만한 존재도 없는 것 같다. 에르피엔의 실세는 네르인 것이 크게 작용했을 수도 있다만, 사제장과 사도들 둘 사이의 높낮이 같은 것도 딱히 느껴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에르피엔은 이 게임의 메인 장소라고 생각하는데, 실로 평등한 사회인 것을 보면 제작자의 이상이 담긴 것이 아닐까 싶다. 

 

 

 수인마을(수인)

  수인들의 사회는 요정과 마찬가지로 수평적인 사회다. 촌장의 존재가 모든 수인의 보호자 정도의 역할로 느껴진다. 또, 수인마다 자유분방한 것이 특징이며 전체적으로 느긋한 느낌을 준다. 한적한 시골에 다 같이 모여 사는 귀여운 수인들의 집합체인지라 아담한 느낌도 있다. 수인들의 전체적인 지능이 부족해서 인지 사회라는 표현이 조금 거창하게 들리기도 하는 마을이다. 어린이집이 가장 좋은 비유가 아닐까.

 

 

 정령산(정령)

  정령들의 사회는 고위정령의 존재와 같이 위계가 있기에 높낮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꽤 수평적인 사회로 보인다. 위계가 강력한 구속력을 지녀 정령 사이의 관계가 딱딱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 사회라는 뜻이다. 요정왕국이나 수인마을보다는 아닐지라도 모나티엄에서 멜론 장사를 하는 정령을 보면 충분히 자유로운 사회라고 느껴진다. 그럼에도 고위정령의 꿈을 포기하지 못한 것을 보면 위계가 꽤 영향력이 있음을 느낀다. 수평적임이 느껴지면서도 위계를 무시할 수는 없는 사회가 정령들의 사회로 생각된다.

 

 

 불길과 물길의 터(용족) 이런 표현이 있는 줄 몰랐다

  용족들의 사회는 힘을 위시하는 사회로 수직적인 사회이면서도 어떤 면으로는 수평적인 사회다. 아이러니한 표현인데, 나이나 출생과는 상관없이 확실하게 전투 실력, 다시 말해 그 사회에 인정받는 능력으로 서열 경쟁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는다. 태생적인 한계는 있겠지만, 노력으로도 많은 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사회이기도 하다. 특히나 여왕같이 정형화된 신분제에 따른 높낮이는 전혀 없기에 단지 서열을 존중해주는 정도로 생각된다.

 

  더군다나 용족이라고 해서 반드시 서열 경쟁에 불같이 참여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서열을 신경 쓰지 않는 용족이 게임 내에 더 많은 것을 보면 용족 사회가 서열이 있음에도 꽤 느슨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어차피 1등은 다야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벨리티엔(마녀)

  마녀들의 사회는 매우 위계적이고 수직적인 사회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트릭컬 내 모든 종족의 사회 중 가장 반갑지 않다고 느끼는데, 단순히 여왕처럼 신분 차이의 존재뿐만이 아니라 마녀 사이에 높낮이가 확실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교수와 대학원생, 사장님과 알바생 같이 갑과 을이 명확하게 느껴지는 사회인 것은 어느 사회를 연상케 한다. 1인자나 2인자 또는 힘과 출세를 갈구하는 마녀를 보면 더욱 그렇다. 

 

  특히나 마녀끼리의 친근한 조합이 전혀 없다. 가령 요정왕국의 마요, 마리나 수인마을의 코미, 버터, 유령늪의 엘리스, 에스피, 스피키 혹은 용족의 루드와 실피르처럼 티격태격하는 관계가 전혀 없다. 정령들이 각자의 본분에 충실해서 따로 노는 것과도 매우 다른 느낌의 사회가 마녀 사회다. 그저 높음과 낮음 만이 느껴지며 오로지 한 방향으로의 성공과 인정만이 있는 것 같다. 

 

  피코라가 뛰쳐나온 것은 어찌 보면 마녀 사회가 가장 달갑지 않은 사회라는 것이 아닐까.

 

 

 유령늪(유령)

  유령들의 사회는 사회라고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수평적이고 자유분방하다. 늙은 유령이 있지만, 위계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각자의 능력과 관심사를 토대로 어디든지 들쑤시며 돌아다닌다. 때문에 유령늪과 연관성이 있는 무언가 보다는 각 사도의 특성이 더욱 돋보인다. 특유의 가면 장식만이 유령을 어둠의 정령으로 묶어 주는 연결고리인 듯하다. 개인적으로 마녀 사회와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사회가 아닐까 싶다. 

 

 

 모나티엄(엘프)

  엘프들의 사회는 시장독재의 수직적인 사회이면서도 또 어떤 면으로는 수평적인 사회다. 기본적으로 1인 독재이기에 시장이 가장 높은 위치에 있으며 권한이 막강하다. 다른 엘프들은 생계를 위한 직업을 갖고 있어서 모나티엄은 특히나 게임에서 직업이 가장 부각이 잘되는 곳이기도 하다. 

 

  수직적인 사회라는 표현이 마녀 사회와는 조금 다른데, 엘레나가 맨 꼭대기에 있고 나머지 엘프들은 수평적인 느낌을 받는다. 더군다나 엘레나는 시민들에게 자주 모습을 보이며 칸나, 로네같은 시민과도 대화하는 일에 껄끄러움이 없으니 요정 여왕 정도로 격이 없는 것은 아닐지라도 대체로 친숙하면서 능력도 있는 권위자 정도라고 느껴진다. 

 

  필자는 모나티엄이 혐성의 원흉이라고 비판받는 것은 일리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생각이 조금 다르다. 필자는 모나티엄은 엘프들의 사회이지만 외래 종족들을 무척 잘 받아 주는 개방적인 면모가 돋보인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편의점 알바생 유령, 약 먹고 알바 하는 수인, (사기꾼) 잡상인 용족, 엘튜브하는 유령, 길거리 공연을 하는 음유시인 수인, 연기하는 연예인 정령, 패셔니스타 마녀, (하자는 있지만 그래도) 슈파 볼트를 선물 받은 요정까지 다른 토착 종족을 거부감없이 수용하며 충분히 인정해주는 것은 인상적이다. 

 

  여러 사도들의 행적을 보면, 도시가 폐쇄적이지 않기에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며 그곳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아메리칸 드림처럼) 그럴 수도 있다. 깐프라 욕해도 이 세계관의 제일가는 부자는 멜루나이며 그녀의 사업과 자본이 모나티엄에서 움직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렇듯 실로 다른 종족과 접점이 가장 많은 것을 보면 마천루의 높이 만큼 모나티엄의 관대함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 많은 사도가 찾는 핫 플레이스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깐프도 나름 괜찮은 구석이 있다는 것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