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C:\Users\Administrator\Documents\무제 파일


한때, 여타 다른 사람들처럼 꿈이란 것을 꾸었을 때가 있었다.

난 화가가 되고 싶었다.

다른 사람에게 특별한 감정과 영감을 만들 그림을 만들고 싶었다.

수많은 선화와 얕게 덧씌워진 색체들은 각각의 의미와 느낌을 담고 있을테니까.


그렇기에 난 그림을 그렸다.

계속, 계속, 계속.

내가 만족할 때까지 그려왔다.

나의 감정이, 나의 기분이 이 도화지와 데이터에 남겨질 때 까지 그려갔다.


물론, 내가 만들어낸 흔적들에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설령 만들어낸다 해도, 언제까지나 만족할수는 없었다.

그렇게 나는 점점 내 스스로가 원망스러워져갔다.


그렇기에 난 더더욱 새로운 영감을 떠올리려 노력했다.

내 스스로에 그려내고, 내 감정을 깎아내고, 내 스스로를 증오했다.

그럼에도 나아갈 수 있던 열정이 있었으니까.


열정이란 작은 성냥 하나만을 앞세우고 날카로운 가시밭길을 걸어갔다.

그 과정에서 지나온 흔적을 메꾸는 붉은 물감들은 수차례 말라붙고, 덧씌워지고, 다시금 말라갔다.

계속되는 고통들이 나를 매마르게 해갔지만, 계속해서 걸어갈 뿐이였다. ―그렇지 않은가, 계속해 나를 좀먹어가는 떼어낼수 없는 거머리가 있다면, 계속 수혈을 해나가거나 음식을 먹어 다시금 날 움직일 혈액을 보충해 조금이라도 수명을 늘려야 하니.


이미 예상했겠지만, 내가 만들어낸 검붉은 색상을 담은 도화지는 오랜시간 젖고 또 젖어, 종국에는 찢어져 버렸다.

이 산산조각난 조각을 채운 붉은 감정이 모두 장미처럼 아름다웠으면 좋았을련만, 내가 흩뿌린 꽃잎들은 전부 창백한 푸른색이기만 했다.

다만, 내가 피워낸 꽃은 신비로움 따위는 없는, 허무한 불가능의 꽃말을 뜻하는 시든 풀이였을 뿐이였다.


그렇게 수많은, 셀수없는 실패를 거듭한 나의 열정이란 순백의 붓자루는, 깨져버리고 말았다.


나도 안다, 다른 수많은 이들도 나와 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

난 단지... 다른 사람들처럼 추락했지만, 타고 올라갈 밧줄같은걸 건내줄 이가 없었을 뿐이다.

밧줄도 없이 제 스스로 올라온 이들도 많다는것도 안다.

그저 내가 나약했을 뿐이다.

내 스스로가 깨지기 쉬운 설탕 유리와 같은 심상을 지녔을 뿐이다.

깨진 설탕을 주워담아, 다시금 녹여 새로운 것을 만들 온기가 없었을 뿐이다.

공예를 해나간 작업실 바닥에 제 스스로 모래를 뿌려놓았을 뿐인 후회하는 사람이였을 뿐이다.

단지 난... 그뿐인 사람이였을 뿐이다.


자기 자신이란 깊은 동굴에 빠져, 천천히 말라 죽어가는 스쳐 지나가는 깊은 지하속의 유해.

사람의 형상을 한, 속 빈 껍데기.


과거형과 명사를 동시에 가진 외로운 소년.

이제는 꿈을 포기해버린 소녀.

그리고 당신이 보고있는, 이 우울을 담은 써갈김의 저자.


의미는 없겠지만, 이 무의미한 파일의 주인에게도... 꼴에 이름이 있더군.

원한다면 부디, 날 '상상화', 라 불러줬으면 한다.






좋아해주셔서 좀더 써오긴 했어요..
필력이 좋냐? 문법은 맞냐? 틋챈에 올릴만큼 틋력이 강하냐? 라고 물어보면 아니긴 한데...
아무튼요!

참고로 상화의 이름은 예전에 쓰다 만 TS암타물에서 따왔어요
안 궁금하다구요?
그냥 그렇다구요...

솔직히 제 글 좋아해주시는거 기뻐요 진짜루요
용기의 결과란 이런거겠죠?
약간의 자신감과 자존감이 올라갔어요!
고마ㅜ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