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오랜만입니다........

현실에 치이면서 손목이랑 발목 아픈 거 치료하면서 올려봅니다.

넣어줬으면 하는 장면이나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내용 있으시면 써주십시요.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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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래는 그렇게 김대일을 놔주고

차에 올라탔다.


"어디로 모실까요? 아가씨..."


"................."


운전기사의 질문에 서미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에 운전기사는 그저 목적지 없이 차를 몰았다.

뒷좌석에서 서미래는 침울함과 착잡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김대일을 풀어주고 나니 다시 한 번

그녀의 머릿속에는 윤철의 마지막 모습과 윤철이 했던 말들이 서미래의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속죄하고 싶었고 윤철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고 싶었다.

모든 걸 다 쏟아붓고 싶었다.

이제 정말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다 필요없고 용서해줄테니 


 제발 내 인생에서 좀 사라져주세요 서미래씨."-


그런 절실한 그녀의 말을 윤철은 용서라는 이름의 거부로 답했다.

그를 위해주겠다고 했었지만 그는 자신을 거부했다.

점점 멀어져가려고 했었다.

인정할 수 없었다.

잡아야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러다가 나와버렸다.

해서는 안되는 말이


-"내가 우스워! 너 같은 게 지금 내 말 무시하냐고!


 너 거기서 더 멀어져봐. 다시 소문 낼거야.


 대학으로 안 끝나 전국으로 퍼뜨릴거라고!


 네 곁엔 나 밖에 없게 만들거라고!


 내 곁에 남게 만들거란 말이야!"


화를 내버렸다......주제도 모르는 채...

서미래의 생각도 없이 제 성질에서 나온 행동은 

윤철의 가슴에 대못을 넘어 뽑히지 않을 말뚝이 박히는 순간이었다.


-"나를 사랑한다면서...네가 하는 행동은 지금 얼마나 나를 더 괴롭게 하는 지 넌 모르는구나.."-


그리고 그 행동의 답은 윤철의 대답으로 돌아와 서미래에게 절망이 되었다.


-"내가 어떤 것 때문에 감옥에 갔는지도 벌써 잊다니...


 나를 사랑한다면서...또 내 트라우마를 이용해서 나를 가지려했었구나...


 미래 넌..."-


그 말이 떠오르고 서미래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건 반지였다. 서미래의 어거지로 끼워진 채 새빨갛게 변해가는 손가락에 있는 반지와 같은 반지였다.

같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반지는 윤철이 서미래하고의 모든 걸 잊겠다는 의미로 되돌려준 반지였으니까...

한 때 두 사람의 풋풋한 추억이 담겨있던 반지는 이제 아무의미 없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그 반지를 손에 쥔 채 서미래는


"왜 그랬어....대체 왜 그런 말을 했냐고....서미래 이 멍청한 년....쓸모 없는 년...."


 차 유리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서미래는 지금 윤철에게 가고 있지 않았다.

그런 말까지 한 상황에서 윤철에게 다가가려한다면 

정말 윤철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릴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서미래의 복수는 김대일과 그 일가의 기업인 골든썬 컴퍼니에게로 향했었다.

처음에는 그저 김대일을 지금 죽여버리려 했었지만

그러자니 너무 쉽게 끝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서미래는 그의 아버지인 김대영에게 찾아갔던 것이었다.

그에게서 그가 일군 거의 모든 것을 앗아가지고 돌아왔고

김대일을 풀어주었다.

김대일에게는 다른 절망을 맛 보길 바라는 맘에서 풀어준 것이었다.

자신에게 이제 그 누구도 자신을 위해줄 공간도 금전적인 지원도 없을 거라는 절망을 맛 보길 바랬었다.

그녀는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질거라는 생가가에 웃다가도

그럼에도 윤철이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울었다.

그 모습을 운전기사만이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그 때


"철이네 부모님은 어떻게 됐어요 아직도 집에 계신데요?"


그녀가 기사에게 물었다.


"대학에서 연락이 왔었는데 대학에 찾아왔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윤철님께서 이미 자퇴를 했다는 걸 알고 돌아가셨다고 하고요.

그 과정에서 대학 직원들이 두 분을 붙잡으며 윤철님께 돌아와달라고 했다합니다."


".......그 쓰레기들....두 분께 그런 짓을 해?

 다시는 어디에도 취업하지도 못하게 할거야....

 그럼 철이네 집 주변은 어떻게 됐죠?"


".....그것도 이미 사무실 내에서 그 개월동안

 윤철님 가족들을 비난했던 분들에게 모두 무고죄 고소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아마 지금쯤 고소장이 갔을겁니다."


"그래요...잘 됐네요......철이가 고통받을 떄 

비난이나 했으니...똑같이 느껴야죠...

그보다도 이거 기사로 나가지는 않았겠죠?"


"물론입니다. 대부분의 언론에는 함구를 했습니다.

내보내지 말라고요."


그러던 중 전화가 와 운전기사가 받았다.


"아가씨...아무래도 사무실로 가보셔야겠습니다..."


그의 말에 서미래가 고개를 들었다.


"누군데..."


날카로운 말로 그녀가 답했다.

한참 괴로움에 슬퍼하는데 그런 자신을 방해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게...골든썬 컴퍼니에서...사람이 찾아왔다고...."


"뭐? 왜..김대일 그 새끼가 찾아가서 농성이라도 부린대?"


"아닙니다. 그게....찾아온 사람이...."


운전기사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었다.


"김대윤.....그의 형이 찾아와있다고 합니다."


김대윤이라는 이름을 듣고 떠올랐다.

김대일 그 자식에게 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고

그녀도 알고 있었다.

골든썬컴퍼니를 김대영 뒤를 이어 이어갈 인재이며

김대일과는 비교도 안되는 유능한 인물이었고

현재 해외에서 근무중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찾아왔다.

하지만 서미래는 하! 하고 웃는 소리를 내고는 말했다.


"버젓이 찾아왔네.....올 줄은 알았는데...

 우선 사무실로 가요....."


서미래는 사무시롤 향하는 동안 생각했다.

확실히 유능한 사람이다 단점이 있다면 가족을 의심할 줄 모른다는 점이 흠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서미래는 더더욱 선명하게 떠올랐다.

평상시처럼 일해오던 나날

그 나날이 갑자기 회사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끊기고

그 배후에는 RG그룹에 서미래가 있다고 생각하며 왔을테니까.

하지만 그 원인이 자신의 동생이고

자기가 그렇게 믿어온 동생이 가족의 모든 걸 앗아가게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되면

그 인간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가 서미래는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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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철의 집 거실에는 좌불안석의 두 사람이 그런 둘을 마치 

아무런 감정하나 없이 바라보는 윤철이 있었고

그 두 사람은 윤철의 부모였다.

한동안 말이 없자 윤철이 말을 했다.


"어디 말해보시죠.

 얼마나 잘나신 이유가 있었길래

 자기 아들을 감옥에 보냈는지 말입니다."


"그..그게..."


"개인적으로는.....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었으면 합니다...

 그럼 적어도...제가 왜 자기 가족들한테까지 내쳐졌는지에 대한

 이유를 제 안에서 찾으려는 행동이라도 할 거니까요."


그 말에 결국 두 사람은 다시 입을 다 물어버렸다.

그러다가 그의 아버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변명같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변명같이가 아니죠. 그냥 변명이죠."


그 말에 그의 아버지는 다시 입을 꾹 다물었고

어머니는 어깨를 움찔하였다.

그 모습에 윤철은 뻔하다는 듯이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


"됐고 어디 말해보시죠."


".......처....처음엔 널 믿으려고 했었다.

 우리도 네가 그런 짓을 할 애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미래네 집안에서 이 일을 문제화하며 따지기 시작하면서

 주변에 사는 사람들도 우리 집 주변을 걸을 때마다 자기들끼리 해석하며 수군댔었지..."


윤철의 아버지가 말하면서 윤철의 어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게 보였지만

윤철은 아무런 것도 안 느껴진다는 듯이 먼산만 보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네 엄마가 점점 지쳐갔었다.....

 밖을 나가면 수군거리는 소리에

 집 벽에는 우리 집을 경멸하는 낙서가 써져있었고

 몇몇 사람들은 계란이나 음식물쓰레기까지 뿌리며 질타했었지...

 너희 엄마도 참으려 했지만 다빈이까지 피해를 보자 

 결국 너희 엄마가 무너지고 말았단다...."


그 말이 나오고 윤철의 아버지는 더 말을 하질 못했다.

왜냐하면


"흑...흐끅....미안해...정말 미안해...엄마가...엄마가 너무 못나고 나약해서 그랬어...

 엄마가 더 참아어야 했는데......내 아들이 그런 짓을 할리가 없다고 계속 다 잡았어야 했는데...."


이야기를 듣고 있던 윤철의 어머니가 결국 더 견디지 못하고

주저 앉아 울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윤철의 아버지도 그런 아내를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짓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러고보니 자신이 버스에서 내려 돌아오는 길에 집 주변 거리가 생각났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집 주변의 모습은

수군거리는 이웃들의 모습과 

범죄자의 가족들이라고 집 담벼락에 낙서질하는 이웃 아이들의 모습과

자신의 가족의 집을 못마땅하다는 듯이 보며 침을 뱉고

동네에서 떠나라는 포스트잇을 붙이는 이웃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돌아오고 난 후 본 동네의 모습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조용했다.

무엇보다 담벼락에 써져있던 낙서와 

포스트잇 등이 모두 사라져있었다.

그렇게 집으로 향하던 중 윤철은 옆집에 살던 아주머니하고 마주쳤었다.


"어..! 어어...그...그게....처....철아..돌아왔구나...."


그녀는 피골이 상접한 몰골에 초췌해진 모습이었다.

윤철은 당황한 그녀를 잠시 보고는 

그저 말없이 갈 길을 가려다가 아주머니가 자신을 붙잡는 걸 보게 된다.


"철아...저...정말 미안해....정말 몰랐어....

 누명일 줄 우리는 몰랐어.....네가 용서를 바란다면

 지금 동네 사람들한테 전부 전달해서 사과하라고 할게...

애들이 낙서한 거 맘에 품고 있으면 애들을 끌고 와서 다 혼내킬게...

 그러니까...그러니까 제발....."


아주머니는 주머니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내어 보였다.

그건 신문 1면이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써져 있었다


-미성년 성범죄 저지른 한 20대 대학생 알고보니 누명으로 밝혀져

 동네 주민들도 모두 그의 무고를 믿지 않고 보복을 가한 것이 밝혀졌으며

 RG그룹이 나서서 재수사를 요청했으며 관련자들이나

 해당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가한 이들 모두 무고죄로 고소할 것이라고 선언-


그 기사를 보고 윤철은 서미래가 또 뭔가 다른 곳에서 스트레스를 푸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절실하다는 듯이 말했다.


"제발....이 기사 해명 좀 나가 주면 안되겠니?

 제발 우리 가족이나 동네 주민들 모두 여기 연루되어서

 무고죄로 다 고소되게 생겼어...제발...부탁이다..."


애원하는 그녀를 보며 윤철은 그저 다른 걸 생각하질 않았다.


"정말 미안해서가 아니네요."


"어..어?!"


"진심으로 미안해서가 아니라 자기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까

 그저 자기들 살려고 그러는 거일 뿐인거네요."


"처....철아..제발.....아...아줌마네랑 어릴 때 같이 잘 지냈었잖아...제발...철아..."


"그러고보니 아줌마가 동네에 소문 퍼뜨렸었죠?"


윤철의 말에 아주머니의 눈이 흔들렸다.


"처...철아..."


"아줌마...그냥 뿌린대로 거둔다 생각하세요....

전 원치 않게 그걸 받았지만

아줌마는 다르죠. 본인의 행동을 모두 되돌려 받고 있을 뿐이지

저랑은 얘기가 달라요. 그리고 전....그 쪽네들이 망하든

보복들 당하든 무엇도 해주고 싶지 않으니까요..."


"처.....철아..철아 잠깐만 철아 제발!"


윤철은 그녀를 밀쳐버리고 집으로 향했었다.

그리고 지금 집에서 자신의 부모에게 

왜 자신을 믿어주지 않았는지에 대한 말을 듣고 있었다.

그들은 이야기를 마치 해명이라고 말하기 위해 한 듯 보이지만

윤철의 귀에는 그저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똑같았다.

결국 자기 변명일 뿐이었다....

이미 자기는 모든 걸 다 잃었는데 사과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사과를 하면 돌아오는 게 있는가...

답은 없다.

누군가는 자신의 부모가 자신들의 잘못을 이렇게 사과하고 

미안해하는데 조금도 그들이 안쓰럽지도

이해가 되지도 않냐는 비난할거다. 하지만 윤철에게는 그들의 

사과가 변명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는 사과하는 두 사람을 향해


"괜히 들었네..."


무표정으로 본인이 담고 있던 말을 했다


"처...철아...."


"철아..너 지금 그게 무슨 소리니?"


"못 들었어요? 괜히 들었다고.

 결국에는 같잖지도 않은 변명이잖아.

 당신들이 무슨 생각가지고 나한테 지금 이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지금의 나한테는 전혀 와 닿지가 않아요. 

 여기 오다가 우리 집 옆집에 사는 아주머니 만났어요.

 그 사람이 이 동네에서 내가 당한 사건 소문낸 사람이었고요.

 근데 두 분은 그런 분 말만 믿고 절 변호도 없이 감옥에 보내신 거잖아요.

 근데 제가 두 분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을까요?"


"변명이라니 무슨 소리냐? 우리는 정말 너한테 미안해서..."


윤철의 아버지가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윤철은 그의 말을 뚝 잘라버리고 말했다.

 

 "내가 교도소에 있을 때 말이죠. 상담을 받았었어요...

 처음 알았어요. 교도소에서도 상담이라는 걸 한다는 걸

 그 왜, 교도소는 죄인들을 교화하기 위한 시설이잖아요.

 그래서 나도 그 놈의 교화를 위해서 상담실을 자주 갔었어요.

 근데 난 그 상담사 입장에서는 꽤나 문제아였죠.

 죄를 짓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으니 그 인간한테는 교화될 요소가 보이지 않았겠죠.

 그러다보니 그 상담사는 나한테는 계속 같은 말만 하더라고요.

 '윤철씨는 죄를 저질러서 여기 왔지만, 죄를 뉘우치기만 한다면 더 나은 사라밍 될 수 있어요.' 라는 둥

 '자신의 행동에 반성만 하면, 더 발전된 사람이 될 수 있어요.' 라고...."


그렇게 말하던 윤철은 고개를 뒤로 젓히는 자세를 하다가 다시 되돌리고 말을 이었다.


"그저 개소리라고 생각했죠. 죄도 안 저질렀는데 나보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라는 소리나 하니까...

 근데 있지도 않은 죄로 교도소 내에서 폭행 당하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죠.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상담사 말이 틀린 게 없다고 말이예요."


그 말에 윤철의 어머니가 말했다.


"처...철아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죄가 왜 있어 넌 아무런 잘못도 없어.

 다...엄마가 약해서 그래...엄마가 못 나서 그런거니까...."


그렇게 말하는 윤철의 어머니였지만 윤철은 그런 그녀를 무시한 채 말을 이었다.


"그래서 반성했어요. 그리고 뉘우쳤죠....

 그리고 내 죄를 찾았어요. 

 꽤 있더라고요."


그렇게 말한 윤철은 이내 고개를 내리고 노려보는 눈을 한 채 말했다.


"당신들을 믿었던 게 내 죄였던 거야."


"처...철아..."


"친구가 아닌 걸 친구라 여겼고

 연인이 아닌 걸 연인이라 여겼고

 가족이 아닌 걸 가족이라고 여겼던 게 내 죄였던 거야.

 정작 그들은 날 진심으로 여겨주지 않았는데

 나 혼자서 그냥 북치고 장구치며 

 날 도와주지 않았던 사람들을 원망하며 지내 왔으니까...


 그래서 이제는 죄 짓지 않으려고."


"그게 무슨 소리냐?"


"내가 여기 돌아온 건 그저 내 통장을 찾기 위해서 왔던 것 뿐이었어...

 보니까 통장에 얼마 없던데 

 보나마나 니들이 빼써 썼겠지. 범죄자 새끼가 모은 돈 운운하면서 말이야.

 그래도  그거라도 가지고 나가려고 했지.

 당신네들 이 지랄하는 것도 보기 싫었기도 했고 말이야.

 근데...현실은 현실이더라....

 얼마 안 되는 돈으로 나가봐야 내가 뭘 하겠어...

 지금 당장은 나가지 않을 거야.

 하지만 나한테 간섭하는 일도 아들 대접 바라지는 마.

 간섭도 하지 말고 그저 생판 남처럼 지내자고 앞으로도."


"철아 그게 무슨 소리니...어..엄마 아빠한테 남이라니...그게 무슨 소리니..

 엄마가 잘못했어....엄마가 이렇게 애원할게...그러니가 제발..예전으로 돌아가자.

 엄마가 이렇게 빌게..."


"그럴 자격 있어보여? 아줌마?"


"아...아줌마라니...."


"교도소에는 말이야....무기징역 살인마도 있고 수십명을 자살하게 만든 사기꾼도 있었어.

근데.....웃긴 게 뭔지 알아?

그런 사람들도....가족이라고 면회가 오더라고

면회오면 내심 좋아서 가는 사람들도 있고

근데....난 아무것도 없었어....단 한 번도 찾아오지도 않은 주제에 무슨 부모를 들먹여.

그런 사람들도 교도소에서 비굴해지지 말라고 영치금 넣어주는 사람도 있는데

난 아무것도 없더라....그 지경이 되니까 내가 느낀 감정이 뭔지 알아?

아....저런 게 가족이구나....설령 죄를 지어도 저버리지 않는 것 그게 가족이구나라고 말이야....

그리고 내가 알던 가족은 가족이 아니었다라는 결론이 났고......

나로서는 그 안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최후의 발판이 가족이었는데 그 마저도 당신들이

모두 무너뜨렸어...

나 당신들 가족으로도 생각 안해.

그러니까....제발 나 나갈 때까지 그냥 내버려 둬.

그저...피차 서로 없는 인간 취급하며 살자고....."


그렇게 말하고 윤철이 거실을 나가려하자


"처...철아...철아 잠깐만 앗!"


윤철의 어머니가 그를 붙잡으려다가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리모콘이 떨어졌다.

그리고 TV가 켜졌는데 TV에서는 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뉴스의 내용은 억울한 옥살이하는 아들을 위해 10년째 피켓 시위를 한 노모에 대한 

내용과 그 노모의 바램으로 재수사 끝에 아들이 광명을 찾았다는 뉴스였다.

그 뉴스를 보고 윤철은 그들에게 말했다.


"봐봐...저런 게 진짜 가족이야."


그렇게 말하고는 계단으로 향하던 중 한마디를 덧붙였다.


"억울한 누명 쓴 아들 물건 다 치워버리는 게 가족이 아니라고.."


그 말이 나오자 윤철의 어머니는 이미 아들이 자신의 방까지 다 보고 왔다는 사실에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윤철은 거실을 나오던 중


"오....오빠...?"


마침 학교에서 돌아온 여동생 윤다빈과 마주쳤다.

하지만


"오빠...돌아왔구나...내가 얼마나 걱정했ㄴ..꺅!"


윤철은 다가오는 여동생을 무관심하다는 듯 밀어버리고 방으로 올라갔다.


"오....오빠....왜...왜 날...무시하는 거야....

 내가.....내가 잘못한 게 아직 있는거야.....응?

 오빠....제발...말해줘...."


그렇게 뭐 하나 남아있지 않은 자신의 방에 윤철이 들어가고 

집에는 절규섞인 채 울기만하는 그의 어머니와

그런 그녀를 달래며 고개를 떨구는 아버지 그리고 

오빠를 믿지 못한 댓가를 이제 받기 시작한 여동생만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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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래의 관할 RG그룹 사무실


"이...이럴수가..."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된다면 더 자세하게 말해줄 수도 있습니다만?"


서미래가 보여준 자료를 보며 한 남자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서 있었다.

그의 이름은 김대윤 골든썬 컴퍼니의 김대영 사장의 장남이자 김대일의 형이었다.

그는 평소와 같이 해외일을 보기 위해 나가 있었다.

하지만 관련 사업들이 하나같이 골든썬과 손을 끊으면서 이상함을 느꼈고

이내 본사에도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했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자신의 동생이 저지른 만행을 보고 있었다.


"못 믿으시겠다면 이거면 믿으시겠네요."


서미래는 그대로 자신이 뺏어뒀던 김대일의 핸드폰 속에 있던

통화 기록을 틀었다.

그리고 이내 김대일이 서미래를 속이고 윤철에게 자신의 범죄를 누명 씌웠다는

김대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도 RG그룹에서 골든썬의 일을 뻇어가며 회사 사업체 줄인 게 불만이신가요?

 그럴 시간에 저라면 그 머저리 새끼나 찾아서 잡아족치는 걸 추천드립니다만?

뭐...아직 당신한테 그 버러지가 동생으로 보인다면 안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근데 그게 제가 골든썬 반 말아쳐먹은 거에 대한 억울함의 표시가 되지는 않습니다.

전부 당신의 동생이 잘못한 일이니까요....."


그녀의 말과 너무나도 확실한 증거에 김대윤은 아무말도 못한 채

그 자리를 벗어날 수 밖에 없었다.

사무실을 나온 김대윤은 절망스러웠다.

아버지가 힘들게 일궈온 회사가 하루아침에 공중분해될 처지에 놓였다.

그것도 자기 동생에 의해

그 사실에 김대윤은 이빨을 뿌득였다.


"김대일...이 개자식....언젠가는 일 치루겠네 했더니만......

그래서 아버지한테 그 딴 자식 내처버리라고 했건만...."


그 때


"방금 전에 혹시 RG그룹 산하 사무실에서 나오신 분이신가요?"


한 여성이 그를 불러세웠다.


"다...당신은...?"


"조금 전에 있던 일 자세하게 듣고 싶어서요....

 실은 제가 한 학교에서 취재를 하고 오는 길인데

 같은 사건과 연루된 거 같아서요...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어서 부른 겁니다."


여성의 행동에 김대윤이 물었다.


"혹시 기자입니까?"


"아...기자는 맞는데 제가 인터넷 채널을 주로 쓰는 프리랜서라서요."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명함을 건네어 주며 말했다.


"저는 이번 누명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프리랜서 기자

 유보영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