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하루에 몇번씩이나 세상이 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고 살았다.


하루에 몇번, 한시간에도 수십번이나.


그렇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세상이 망할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세상이 망한걸까? 분명히 집에 들어와 방 문을 잠그고 잠들었을뿐인데 나는 폐허속에 낡은 침대에서 깨어났다.


부서진 건물 밖으로는 건물들이 불타오르지만 인간의 비명같은건 들리지 않는,


오로지 타오르는 소리만이 들리는 뭔가 이상한 세계였다.


어차피 이딴 세상 망하던 말던 상관없었지만 자신에게 위해가 되는것은 또 원치않았기에 낡은침대에서 일어나서

 다 부서진 문을 밀고 나와 건물밖으로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빈건물을 돌아다니다가 건물 코너를 돌았을때 무엇인가 커다란 고철덩어리에 부딪혔다.


"아.. 이건 뭐야.. X발..."


홧김에 발로 걷어찼지만 그 고철이라고 생각했던것에 구동음이 들리더니 붉은 광채가 들어오고 곧 유일한 인간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 구르르르르릉... -


"어... 설마.. 이거 좀 위험해보이는데... 어..."


그리고 그 철덩어리.. 아니 로봇은 총기를 겨누기 시작했다.


"으..으아아아아...!!!!"


도망쳤다. 바로 건물을 끼고 이곳저곳으로 숨어들어갔지만 단순한 총알이 아닌지 건물을 부수고 관통했다.


건물들은 무너져 그 로봇을 깔아뭉갰고 여러곳이 찌그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추적을 멈추지 않았다.


-파직.. 파직..-


점차 거동이 느려지고 전원이 나가버렸다.


"하아..하아... 고장...났나?"


조심스레 다가와 무너진 돌 잔해를 마구 내리쳐 총열을 못쓰게 만들고 나서야 찬찬히 다가와 그 로봇을 구경했다.


"근데.. 우리나라 기술력이 이렇게 좋아졌나..? 아직 이정도는 멀었는데..."


하지만 그 로봇을 지켜본다고 뭔 수가 생기는것이 아니었기에 곧 흥미를 잃고 먹을것이라도 찾기위해서 다시한번 건물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콘스탄챠, 여기봐. 나이트칙인데.. 이거 최근까지 전투하다가 사망한거 같아. 이 근처 바이오로이드는 전부 철수했다고 하지 않았어?"


"응, 이 근처 바이오로이드는 전부 철수하고 생명반응도 없었어. 그런데 뭐랑 전투를 실행한거지? 혹시 언니랑...?"


"아니야, 라비아타 총통은 지금 여긴 없어. 근데 우리 바이오로이드랑 전투를 치뤘으면 총탄흔적이 있을텐데

이건 오로지 돌에 의해서 압사당한 흔적이야. 그리고 여기 총열을 봐도 누군가가 내리쳐서 부순흔적이고."


"...설마 그럴린 없겠지만.. 그리폰. 생체에너지 탐색장치 한번 켜볼래?"


"또? 벌써 일주일이나 에너지 공급을 받지 못해서 이번에 찾지 못한다면 두번다시 못켤지도 몰라. 

기계 에너지 충전을 위해서는 오르카로 돌아가야 하는데 가는데만해도 일주일정도 걸릴거야."


"...하지만 왠지 느낌이 이상해. 전투 방식도 우리랑 너무 다르고.. 

이번에 못찾는다면 오르카로 돌아가서 정비를 하자. 약속할게. 한번만 켜봐."


그리폰은 투덜거리면서도 메고 온 장비를 가동시켰고


평소처럼 조용했을 탐색장치는 붉은빛을 내며 신호음을 맹렬하게 내뿜다가 배터리가 다 된듯 천천히 꺼져갔다.


"세상에.. 그럼 진짜로...?"


"그리핀, 공중정찰을 바로 실시해줘. 어쩌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실수 있는분이 나타났을지도 모르니까."


"알겠어-! 최대한 빨리하고 오르카로 돌아가자구."


그리폰은 공중기동장치를 가동후에 건물보다 높게 날아올라 건물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고

콘스탄챠는 자신의 애완동물인 보리와 함께 자신의 총을 움켜쥐고 주변을 샅샅이 수색하기 시작했다.


...

...

...


"저것들은 대체 또 뭐야.."


근처에 숨어있던 인간은 그리폰과 콘스탄챠를 근처에서 몰래 지켜봤지만, 도대체 자신의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혼자서 공중을 날아가버린 금발의 단발머리소녀, 


그리고 총을 들고다니는 메이드복의 아가씨. 


아군인지도 확실하지 않은상태에서 접근할 용기도 없었고 저들의 화기가 두려웠으니 나가지 못했다.


그런데 이 인간의 귀에는 아까 보지 못했던 희안한 모양의 귀걸이가 걸려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