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완료

좋은 아침. 이렇게 인사하긴 했지만, 사실 난 어젯밤에 밤새 기체 교체 때문에 자지는 못했어. 정비가 끝난 후 바로 너에게 이 메일을 보내는 거야. 걱정하진 마. 이번 정비는 전체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됐어. 수술 전 휴식을 취하라는 의사의 지시를 잘 따랐기 때문이겠지. 

신기체로 교체한다면 지휘관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야. 만약 어려운 임무에 부딪힐 때 나에게 연락하는 건 언제든지 환영이야. 비록 나는 '무엇이든지 들어주는 소원 기계'처럼 할 순 없겠지만, 네가 원하는 소원이라면 얼마든지 쉽게 이룰 자신이 있어. 

……잠깐, 그들이 무슨 후속 검사를 하러 가라고 날 부른 것 같아. 그러면 메일은 일단 여기까지만 쓸게. 다른 일은 다녀온 뒤에 이어서 말해줄게. 

반즈의 메일 중 하나


신기체

난 그쪽이 예전처럼 핑계를 대고 나한테서 도망치는 건 줄 알았는데, 정말 신기체로 교체하는 절차가 이렇게까지 번거로울 줄은 몰랐어……. 오해하지 마. 이건 불평하는 게 아니야. 나는 얼마 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서 남들보다 먼저 이 기체를 교체하기로 결정한 거야. 모든 결정에는 대가가 따르는 거잖아. 이제 선택한 이상 후회할 이유를 만들고 싶지 않아. 

그리고 그게 바로 내가 그동안 얻으려고 했던 힘이야. 지휘관, 내가 너를 위해 하고 싶은 건 단순히 네 소원을 들어주는 것만이 아니야. 비록 이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난 여전히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해 나 자신이 그들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으면 좋겠어.  

……전쟁이 불가피하고 상처와 죽음이 항상 존재할지라도 내가 한 사람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의 버팀목이 된다는 의미야. 어쩌면 우리 모두가 모든 비극의 탄생을 끊어버리는 '소원기'가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 고통을 차단하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고 싶어. 

그러니까 앞으로는 나에게 더 의지해도 돼. 내 일과 휴식을 방해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너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내 약간의 휴면 시간을 "희생"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너희들이 오늘도 작은 축하 파티를 준비한 걸 알고 있어. 하지만 미안, 지금으로썬 내가 시간을 낼 수 없을 것 같아. 그래도 오늘 이런 방식으로 나의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됐어. 지휘관, 이게 나에게는 최고의 '환생'이야. 나머지는 검사가 끝난 다음 직접 만나서 얘기해줄게. 

반즈의 메일 중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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