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를 비판할 때 쓰이는 주요 논리 중 하나는 gmo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경우에는 유해성, 안전성 논란과 다르게 아예 비난에 가깝지만 이 이유로 gmo를 께름직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네... 정말 많습니다.

gmo를 맹목적으로 반대하시는 분들은 저런 식으로 gmo 논쟁에서 '자연의 섭리'를 들먹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전통적인 육종 방식도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사실 농업 자체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전통적 육종은 말 그대로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이후 끊임없이 시행했던 전통적인 육종 방식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원하는 형질을 가진 개체끼리 교잡시켜서 그중에서도 원하는 형질이 나타나는 개체를 선별하고 그 개체들을 또 교잡시키는 과정을 반복하여서 새로운 품종을 얻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인위 선택이라고도 하죠. 


이에 비해 gmo는 간단히 말하면 교배하고 다시 선택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필요한 유전자를 끼워넣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분명한 것은 전통 육종방법이라고 해도 절대 자연적인 게 아니며, 이런 육종방법으로 탄생한 식물들은 자연에서 도태되기 적합한 형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밭이나 논과 같은 농지가 아니라면 생존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gmo는 딱히 비자연적이지 않습니다. gmo 품종이 만들어지는 방식과 같은 방식이 자연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수평적 유전자 이동이라는 방식인데요. 수평적 유전자 이동이란 생식에 의해 부모에서 자식으로 유전자가 이동(수직적 유전자 이동) 하지 않고 개체에서 개체로 유전 물질이 이동하는 것입니다. 보통은 단세포 생물 사이에서 일어나지만 박테리아에서 식물로 유전자가 이동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작물 중에서 자연에서의 수평적 유전자 이동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작물이 바로 고구마입니다. 



고구마의 조상은 원래 저렇게 덩이뿌리가 크게 발달하는 식물이 아니었습니다. 현생하는 고구마의 조상의 친척 식물들 또한 그렇고요.

근데 약 80만 년 전 고구마의 야생 조상이 아그로박테리움으로부터 외래 유전자를 전달받았고 이 유전자로 인해 덩이뿌리가 크게 발달하고 그 내부에 녹말이 저장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수평적 유전자 이동은 현재의 gmo 생산 기술과 거의 동일하기에 흔히 고구마를 천연 gmo라고도 합니다. (이전 글에서 다루기도 한 내용입니다)

그나저나 자연에서 만들어진 gmo 식물이라니.. 자연은 자기 자신의 섭리를 거스르는 모순적인 존재인가 봅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자료

Tina Kyndt, Dora Quispe, Hong Zhai, Robert Jarret, Marc Ghislain, Qingchang Liu, Godelieve Gheysen, Jan F. Kreuze. The genome of cultivated sweet potato containsAgrobacteriumT-DNAs with expressed genes: An example of a naturally transgenic food crop.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5; 201419685 DOI: 10.1073/pnas.141968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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