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2016년 5월 어느날

시계의 종이 13번 울렸다.

 

우만레,모든 것은 그로 부터 시작 됐다.

 

"저희는 유저자치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관련된 사항들은 사용자 및 민선 운영진이 결정할 사항입니다."

 

"오히려 기존의 나무위키보다 더 투명하게 비영리임을 공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저희는 영리회사지만, 영리회사도 기부나 자선을 할 수 있듯이 비영리를 취할 수 있습니다. "

 

 

그가 관리자로 있던 나무위키로 끝나는 게 아니였다.

모든 것엔 나무가 들어갔다 나무위키

나무라이브 나무게시판...

 

전대인 namu의 뜻을 잇는다는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그는 생각했다..

 

모든 문서는 영리화 되었고.

비판은 허용되지 않았다.

나무위키/비판 목록에는

아무 글도 남겨져 있지 않았다.

 

작성을 시도 하면 리캡챠 혼자 돌아가고 있을 뿐

리캡챠는 언뜻 보면 기계를

막아내는 시스템 인것 같았지만

나무 리캡챠는 달랐다.

 

나무 리캡챠는 글을 전체적으로 스캔한 뒤에 

"사측"에 불리한 내용이 있으면 

로봇으로 진단 해버리는 시스템 이였다.

 

그리고 그렇게 글을 올린 계정은 

"탈퇴"해버렸다.

 

나무위키엔 탈퇴기능이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측"은 언제든지 탈퇴할수 있음을 

계속 주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탈퇴 버튼을

찾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또한 그와 같은 관리자들은 하루에 한번 토론 이라는 절차를 거치는 데 마치 하루에 안 좋은 감정을 모두

배출 해나가는 듯 해보였다.

 

그는 토론을 두려워 하면서도

토론이 이루어 지고 있는 문서로 향했다.

 

"그 의견은 종북적으로 들릴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계신지요!"

"반달을 옹호 하시는 건가요!"

사방에서 큰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누군가의 배에 죽창을 찔러 넣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죽창을 찌르는 사람의 아이디를 똑똑히 봤다.

 

리앤이였다,그녀는 후임을 잘 챙기는 이른바

성실하고 착한 관리자 였지만

죽창을 찌르고 있는 그녀의 말투에선

만족감과 더 찌르고 싶다는 욕구가 묻어져 나왔다.

 

그는 점점 토론이 무서워졌다.

 

그때 한 글이 올라왔다.

 

나혁본 이였다,나혁본은 나무위키혁명본부의 준말로

관리자 사이로 숨어 들어가 체제 전복을 꾸민

악당 이였다.

 

나혁본과 관련된 글이 나오자 

관리자들은 무섭게 시위를 나혁본으로 돌렸다.

 

그러고는 나혁본에게 증오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분개해서 오타가 나는 사람도 있었고

욕을 해대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자신도 문득 장문의 댓글을 쓰고 있음을 깨닫고

이내 글을 다시 지웠다.

 

그러자 멘션이 왔다,평소 이런 닉네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조용히 있던 관리자 A 였다.

 

"나혁본 글에 별 댓글이 없으시네요."

 

그순간 그는 이자가 "사측"에서 온 관리자라고

확신 했다.

 

"사측"에서 주장하는 가치는 이것이였다.

 

  문서는 돈

 광고는 생명

 비판은 죄악

 

이 "비판"은 나혁본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다른 비판도 많았지만

"사측"에 대한 비판을 한 이용자는 남김 없이

"탈퇴"했다.

 

이 관리자에게서 멀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어서 멘션이 왔다.

 

"저도 같은 생각 입니다. 

지금 회사는 잘못 됐어요."

 

이건 나를 떠보는 건가,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이야기를

할 대상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속적으로 오는 멘션에 답해주기로 한 순간

한 멘션은 다른 관리자에게 온 것이란 걸 알았다.

 

관리자 B 였다.

 

그 관리자는 누가봐도 친 사측 관리자 였다.

순간 그는 큰일 났다고 생각 하면서도

의심을 지울수 없었다.

 

"어떻게 안 거지?"

 

하지만 그 관리자가 보낸 멘션은 

그의 예상과 전혀 다른 내용 이였다.

 

"우리는 억울함이 없는 곳에서 다시 만날꺼요."

 

그러고는 몇분만에 그 멘션은 사라졌다.

 

나말고도 사측에 저항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자 그는 용기가 솟구쳤다.

 

그는 즉시 관리자 A와 연락해 B를 만나러 갔다.

 

현실에선 만난 A는 조금 말랐고 키가 작은 남자 였다.

 

그에 반해 B는 나이가 많은 푸짐한 아저씨 였다.

 

우리는 만나서 영리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B는 이내 마법 같은 장면을 보여줬다.

 

리캡챠를 통과한 것이다.

 

"당신은..리캡챠를 통과할수 있군요?"

A가 내뱉듯 말했다.

 

"그렇소 하지만 리캡챠를 통과하면서 까지

글을 쓰는 건 나같은 관리자들에게도

위험한 행동이지"

 

B는 그것 말고도 namu에 관한 이야기

과거 namu 시절에 나무위키 이야기를 해줬다.

 

이내 A와 의기투합하고 돌아와서 컴퓨터를 켜

위키에 들어갔지만 보이는 건

차단소명 게시판 뿐이였다.

 

다른 게시판으로 가려고 하자 글이 하나 올라왔다.

 

"우만레"항목에 대한 지속적인 반달로

차단 당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한적도 없는 반달이 증거로 제출 됐다.

다중 계정 검사도 반달계정이

그의 계정이라 말하고 있었다.

 

이내 그는 차단 소명 게시판에 글을 쓰려고 했지만

그 채널에는 글쓰기가 없었다.

 

"우리는 억울함이 없는 곳에서 다시 만날꺼요. "

 

이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이내 그채널에 글이 올라왔다.

B 였다.

 

그는 반가워 B의 글에 들어갔다.

다행히도 댓글은 쓸수도 있었다.

 

"당신도 차단 됐군요,그럴줄 알았어요."

그는 반가움에 말했다.

 

하지만 B의 반응은 없었다.

 

B의 글 내용이 이상했다.

 

차단 소명 게시판 규칙 이였다.

그는 관리자의 권한으로 공지를 올린 것이다.

 

이내 B의 댓글이 달렸다.

 

"사측에 대한 당신의 입장은 어떠한가?"

 

그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함께 글을 썼다.

 

"증오 한다."

 

두 댓글은 몇초 뒤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고

다른 글이 올라왔다.

 

그가 수정한 문서 내역과 그의 토론 행적이였다.

그밑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당신은 수많은 문서를 수정 하면서도

유독 일절 애니메이션 문서는 손 대지 않았군

토론 때도 애니프사에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고"

 

그밑에도 한장의 사진이 있었다.

 

그의 계정으로 애니메이션 문서를 편집하고

저장을 누르기 직전에 멈춘 사진 이였다.

 

그 문서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본인취향,

재미없고 몰입을 방해하는 취소선,씹덕 특유의 문체로 써져있었다.

 

그들은 그의 계정에 저런 기록을 만들 셈 이였다.

두려움이 엄습 했다.

A와 의기투합 했던 건 진작에 잊었다.

 

그래,이상황에 나를 막아줄 방패를 하나 알고 있었지.

 

"A에게 하시오! 나말고!"

 

그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그의 안은 텅 비었다.

이내 새로운 것으로 빈틈없이 채워졌다.

 

이내 B는 말 없이 글을 삭제했고 이내 말하지 않았다.

 

그의 계정에 차단은 풀려있었다.

하지만 문서를 열람만 할수 있을뿐

다른 것은 일체할수 없었다.

 

그는 나무위키 메인을 올려다 봤다.

 

나무위키, 여러분이 가꾸어 나가는 
지식의 나무

 

저 슬로건의 뜻을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흘려보냈다.

문서들의 가치를 몰라보고 영리화를 규탄 했던

지난 날에 방황이여! 자신의 분노를 엉뚱한 데 풀었던

반달행위여! 투쟁은 끝났다,모든것이 잘 되었다.

 

그는 우만레를 사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