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순방 간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독일·프랑스 정상에게 대북 제재완화를 요구했다가 단칼에 일축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상민(4선·유성을)은 유럽의 홀대에 격분했다. ‘대통령을 위한 변명’을 하고 싶었던 그에게 기회가 왔다. 때마침 서울을 찾은 동북아 담당 독일 고위 외교관이 한·독 친선협회 대표를 맡은 이상민에게 인사를 온 것이다. 

이상민은 그에게 대놓고 따졌다. “독일은 햇볕정책 원조 국가 아니냐. 문 대통령에게 덕담 한마디 못 해주느냐.” 독일 외교관의 대답은 싸늘했다. “비핵화는 유럽연합(EU)의 보편적이고 일관된 요구다. 할 일을 안 하는 북한에 채찍을 내려놓을 순 없다.” 

이상민은 역설로 대응했다. “제재를 조금 풀어주면 북한도 협상의 효용을 인정해 비핵화에 나설지 모르지 않느냐.” 독일 외교관은 반문했다. “북한을 믿느냐. 국제사회가 북한에 속은 게 한두 번이냐. 위험한 나라다.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마당에 제재 완화는 안 된다.” 말문이 막힌 이상민은 “그래도 평화를 위해선 뭐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독일 외교관은 피식 웃더니 이렇게 쏘아붙였다. “북한은 미국보다 유럽에 더 가깝다. 그들의 미사일은 유럽에 더 위협이다. 더 드릴 말씀이 없다. 이만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