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올림픽 경기장 관련 내용을 뒤지다가 서울올림픽 경기장에 대해서 제대로 정리된 글이 없는 것 같아 직접 정리해보기로 하였다.

우선 88올림픽 경기장은 잠실운동장+올림픽공원+기타등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차례대로 보도록 하자.
 

1. 잠실운동장 구역

올림픽 주경기장 : 개/폐회식 및 육상 대부분 경기, 축구 결승전을 했다고 함. 특이하게 승마 장애물 결승 경기도 여기서 했다고 함...

현재는 이랜드FC 등의 홈구장으로 쓰이며 이외에도 대형 행사/콘서트 등에 주로 활용되고 있음. 조만간 리모델링해서 새로 짓는다고 함.

 

잠실야구장 : 야구경기가 열렸지만, 당시 야구는 시범종목에 불과했음. 하지만 올림픽 경기장들 중 지금까지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기장이 아닌가 싶음. 현재는 모두 알다시피 두산, LG의 홈구장으로 사용 중. 얘도 부수고 한강 쪽에 새로 짓는다고 함.

 

잠실 실내체육관 : 농구 전체와 배구 결승 경기가 열림. (참고로 배구 예선 경기는 후술할 다른 두 경기장에서 분산해서 개최함.)

현재는 서울삼성(농구)의 홈구장으로 사용하며, 비교적 큰 규모의 콘서트장으로 활용하고 있음. 개인적으로 콘서트장 이미지로는 체조경기장에 밀리는 거 같아 보이긴 하지만...ㅎㅎ

 

잠실 학생체육관 : 올림픽 당시에는 복싱 경기가 열렸음. 

현재는 서울SK(농구) 홈구장으로 활용되며, 교육청이 관리하고 있어서 각급 학교 운동회로도 활용되고 있음. 우리학교도 여기서 운동회 했었는데... 2학년만 올라가도 짬 좀 찼다고 선생한테 안걸리게 나가 놀다오고 그랬던 기억.

 

잠실 수영장: 올림픽 당시에 다이빙, 수구 경기가 열렸다고 함. 수영이랑 싱크로나이즈 수영 경기는 찾아보면 올림픽공원에 있는 수영장에서 했다는 거 같은데... 영문 위키 찾아봐도 잠실수영장랑 올공수영장 구별이 헷갈린지 다 뒤섞어놔서 뭐가 뭔지 모르겠음... 자세히 아는 분 알려주세여... 암튼 현재는 주민들을 위한 수영장으로 개방중.

 

2. 올림픽공원


- 벨로드롬 : 사이클 경기 개최. 이 때만 해도 경륜장을 실내로 지을 생각이 없었나 봄... (마찬가지로 스피드 스케이팅도 실내화 된게 90년대로 비교적 최근 일) 2006년에 팡띵 경륜장 짓기 전까지는 여기서 경륜을 계속 했지만, 지금은 풋살장으로 개조해서 축구교실도 하고 일반인에게 개방도 하고 한다는 듯.

 

- 역도경기장 : 이름 그대로 역도 경기가 열렸음. 지금은 리모델링해서 '우리금융아트홀'이라고 해서 뮤지컬/연극/클래식 등 공연장으로 활용 중임.

 

- 펜싱경기장 : 이름 그대로 펜싱 경기가 열렸음. 지금은 핸드볼경기장으로 바꿔서 SK핸드볼팀의 홈구장으로 사용 중. 뭐 이 일대가 다 그렇지만 콘서트장으로도 종종 활용 중임.

 

- 체조경기장 : 이름 그대로 체조 경기가 열렸음. 지금은 운동 경기장으로 사용한다는 소리는 거의 안들리고, 공연 전문 경기장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계심. 관중이 만석 이상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여기서 콘서트해서 표가 매진했다고 하면 인기스타/팬덤 화력 빵빵한 아이돌임을 인증하게 되는 곳임. 

 

- 수영경기장 : 원래는 모든 경기를 잠실수영장에서 열려고 했는데, 나중에 급하게 계획을 바꿔 새로 만들게 된 경기장임. 실제로 86년 아시안게임을 대비해서 대부분의 경기장이 올림픽을 하기 몇 년도 전에 이미 다 지었었는데, 이 경기장만 1988년에 가장 마지막으로 완공되었다고 함. 수영경기와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이 열렸다고 하는데, 추가적 정보 있으면 알려줘요... 현재는 지역주민을 위한 공설 수영장으로 활용 중임.

 

- 테니스경기장 : 이름 그대로 테니스 경기가 열렸음. 용도 변경이 힘든 경기장이라 테니스 대회가 열리는 게 아닌 이상 제일 무쓸모인 경기장이 되어버림. 물론 주변에 연습용 테니스장에는 생활 테니스 하시는 분들 많음.

 

- 몽촌토성 : 근대5종 경기 중 4km 달리기가 몽촌토성을 달리는 코스였다고 함. 

 

- 당시에는 이렇게 개별 경기마다 경기장을 짓는게 유행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활용도가 너무 떨어지기도 하고 경기 종류도 예전에 비해 많이 증가하는 바람에 최근에는 KINTEX같은 박람회장에서 경기를 개최하거나(런던, 리우, 도쿄), 각 동네에 경기장을 만들어서 사후에 주민들의 생활 스포츠에의 접근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쪽(파리)으로 가는 중임.

 

3. 서울 시내 기타 경기장들

3.1. 장충체육관


예전 장충


최근에 리모델링해서 고척돔 같아진 장충체육관은 63년에 만들어진 최초의 돔구장임. 올림픽 때에는 유도와 시범종목 태권도가 개최되었음. 현재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남자부/여자부 배구팀이 있는 나름 배구계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경기장. 

 

3.2. 태릉 사격장


태릉국제종합사격장에서는 올림픽 당시에 당연하게도 사격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장도 올림픽 때 신축한게 아니라, 1971년에 이미 만들어진 경기장을 조금 손만 봤다고 한다. 옛날에는 여기서 일반인들도 실탄 사격이나 클레이 사격 같은거 할 수 있었다는데 지금 폐쇄했다고 함.

 

3.3. 육사 연병장(...)


육사가 나름 대학교라고 해도 군대는 군대니까 운동장을 연병장이라 하나 봄. 여기서는 양궁 경기가 열림. 사실 다른 올림픽을 봐도 그냥 널찍한 벌판만 있으면 되니까 양궁이 제일 경기장 건설 조건이 덜 까다로운 것 같음. 하다못해 돈지랄 잘하는 중국도 올림픽 때 양궁경기장 지었다가 몇 년뒤에 경기장 부수고 지금은 동계올림픽을 위해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짓고 있는 중임. 암튼 서울올림픽의 몇 안되는 임시 경기장이었음.

 

3.4. 새마을체육관

완공 당시 경기장 모습.
 


현 KBS 스포츠월드/KBS 아레나(88체육관에서 리모델링). 강서구 화곡동 강서구청사거리 근처에 위치해 있음. 경기장 중 유일한 강서지역 경기장이지만, 김포공항이랑 가까워서 경기장으로 발탁된 듯. 올림픽 당시에는 배구 예선 경기가 열리는 곳이었으나 지금은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 스포츠 공간이고, 최근에는 공연장으로 리모델링해서 중소규모 공연도 한다고 함. (검색하면 블로그 첫글이 러브라이브 내한 공연임(...))

 

3.5. 한양대 체육관

 완공 당시 모습
리모델링 후 항공 사진.
한양대 안에 지은 체육관으로, 당시에 배구 예선 경기가 열렸다고 함. 개인적으로 국제대회 개최를 위해서 경기장을 지을 때, 대학교 부지를 활용해서 짓는 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의 경우 대부분이 대학교내 체육관을 활용해서 경기를 열었고 선수촌마저 기숙사로 활용있다고 들음.... 대신 경제성은 최고이니까.

 

3.6. 서울대 체육관


서울대 내에 지은 체육관으로, 올림픽 당시에는 처음으로 열리게 된 탁구 경기와, 시범종목이었던 배드민턴 경기가 열렸음. 입학식/졸업식으로 쓰이고 각종 체육 교양이 열리는 곳임. 사실 여기는 준공 이후로 외벽 리모델링은 전혀 안한듯.

 

3.7. 로얄스포츠센터


시범 종목 볼링이 열렸던 곳. 중랑역 근처 동일로사거리에 위치해 있음. 하지만 이후로 볼링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적은 없었다고 한다...

 

3.8. 마라톤 코스


88년도 당시 마라톤 코스라고 하는데... 엄청난 부촌만 지나가네ㅋㅋㅋㅋㅋ 우리나라의 발전된 모습만 보여주려고 애쓴 흔적 칭찬함.

 

4. 서울 시외 기타 경기장들

4.1. 상무체육관


성남시 국군체육부대 내에 위치하던 경기장으로 레슬링 경기가 열렸다. 지금은 위례신도시의 개발로 올림픽 경기장으로 사용된 경기장 중 유일하게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경기장이 되었다.

 

4.2. 성남운동장


올림픽 당시 하키 경기가 열렸음. 올림픽을 위해서 신축한건 아니고 1974년에 착공한 것으로 보아 광주대단지사건을 무마하고자 만들었던 운동장 아니였나 싶음. 아무튼 성남이 송파와 가까운 관계로 경기장으로서 낙점된 것으로 보임. 올림픽 이후에는 하키 경기장으로 썼다지만, 하키에 대한 관심이 처참하기 때문에(...) 축구 경기장으로 용도변경 했다고 함. 하지만 지금은 탄천에 새로 축구경기장 지어서 이 경기장은 쓰지도 않고 버려짐.

 

4.3. 수원실내체육관


장충체육관인 듯 보이나, 수원체육관임. 올림픽 당시에는 핸드볼 경기를 열었음. 위치는 수원KT야구장이랑 종합운동장 근처에 있음. 지금은 배구팀(남자 한국전력/여자 힐스테이트)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음. 

 

4.4. 미사리 조정/카누 경기장


미사동이 된지는 이제 30년 되었지만 아직도 경기장 정식명칭은 미사 조정카누 경기장이다... 이름 그대로 조정/카누 경기가 열렸으며, 지금도 그 용도로밖에 못 쓰고 있다. 아니면... 네임드 카페거리로 사용되고 있는거라고 봐야되나...? TMI이지만 조정은 노2개로 양손을 동시에 으쌰으쌰해서 젓는 스포츠이고, 카누는 노1개로 왼쪽 한번 오른쪽 한번 휘젓는 스포츠라는 차이가 있다.

 

4.5. 부산 요트 경기장


88년도 당시 우동 사진(...) 축구 예선을 제외하고는 수도권 밖에 만들어진 유일한 경기장으로, 요트 경기를 개최한 곳이다. 지금 보면 그래도 나름 요트들로 꽉차있던데, 취미용 요트인구 보다는 관광용 요트가 아무래도 대부분이겠지...? 

 

4.6. 과천 경마공원


지금도 주말이면 즐거운 경마엠생을 사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현 렛츠런파크는 올림픽 때 이미 승마 경기장으로 사용되었음. 장애물경기 결승이랑, 지구력 경기를 제외한 마장마술이나 기타 세부 종목들은 다 여기서 열렸음. 사후 활용도는 올림픽 경기장들 중에 최상위권 중 하나인듯.

 

4.7. 원당 마장마술 경기장


승마 중 지구력 경기만 이곳에서 분산되어 개최했다고 한다. 지금도 상당히 교외지역인데, 88년도 당시에는 엄청난 시골이었을듯. 임시경기장이어서 88올림픽 이후로 관련 시설은 다 치웠고, 아직도 종마목장이니, 경마교육원이니 하는 시설로 기능함. 드라마에서 말 나오는 촬영장소들도 대부분 여기라고 함.

 

4.8. 통일로

사이클 도로 경주가 열린 곳. 정확히는 1번 국도-356번 지방도-39번 국도를 이용해 당시의 구파발-원당-벽제를 순환하는 코스라고 꺼무위키에 써있다.

 

4.9. 축구 예선 경기장들

부산- 구덕운동장

광주- 무등운동장

대전- 한밭운동장

대구- 시민운동장

서울- 동대문운동장.

 

전반적으로 올림픽 공원쪽에 경기장들이 과도하게 몰려 있는 점을 제외하면 경기장들의 사후 활용도는 나름 높은 것으로 보임. 물론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의 특성에서 차이가 크긴 하지만, 평창올림픽 경기장의 사후활용도가 시궁창인 점을 보면(...) 물론 해당 지역주민 핌피 때문이지만 반성은 많이 해야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