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고? 거기 완전 개똥통 폐급아니냐?" 소리듣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도 성적이 개판이었다.

영어만 그나마 4등급이었고 국어도 수학도 지금 보면 아주 개븅신새끼가 따로 없었음.

그렇게 텅텅 빈 대가리 붙잡고 2학년이 됐고 예쁘신 여선생님께서 담임이 됐다.

그런데 선생님이 그나마 반에서 싹수있는 놈만 예뻐라하는거야 물론 나라도 그랬겠지만 

오기같은것도 생기고 근자감도 생겨서 안돌아가는 한 학기 동안 대가리 붙잡고 해봤는데 당연히 결과는 그대로였음.


내신은 1학년 때 점수 그대로 중간 기말이었지만, 번호 하나로 밀고 자던 모의고사는 최소한 문제를 읽고 찍으니 등급이 하나씩 올랐음

그걸보고 담임 선생님이 뭔가를 느끼신건지 여름방학때 우등생 몇몇 놈들이랑 나를 엮어서 그분의 모교였던 서울대를 데려가주심

가보니까 이래서 서울대 서울대 하나보다 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내무반 같던 학교분위기에 찌들었던 놈이 그런 멋진 경험을 하고 나니 컴컴한 방에서 한 가닥 빛줄기를 찾은 느낌이었음


물론 빛줄기 하나 봤다고 상황이 달라질린 없었음 2학기때도 내신은 개판이었음.

우리 학교만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이 새끼는 공부안하는 새끼'라는 낙인이 찍히면 수행평가고 노트필기고 점수 존나게 안줬음

대신 서울대 같이 가던 놈 하나랑 말도 트고 매점가서 빵도 먹이면서 친해져서 그 놈이랑 같이 다녔음

그 놈이 국어공부하면 나도 옆에서 국어 문제집풀고 과학공부하면 필기 배껴가고 요약프린트있으면 복사도 해갔음


그러니 모의고사 성적은 쪼끔 오르기 시작함. 특히 언어 영역이.

누가 봐도 빡대가리새끼였는데, 그나마 하나 있던 재주가 남들보다 빨리 읽었는거였음

그때 만화방에서 만화책ㆍ무협지 빌리는걸 이해를 못했음 그냥 붙잡고 1시간 뚝딱하면 몇 천원 이득이었으니까

지문 읽고 풀기 시작하니까 문법 문학은 탈탈 털려도 비문학에서 카바가 쳐지기 시작했음


수학은 지문을 빨리 읽어서 그런지 빨리 찍을수 있었음.(??) 앵무새처럼 따라한다고 늘 것 같지가 않아서 담임한테 도움을 요청했음

방과후에 선생님께서 5문제짜리 문제지를 주셨음. 그 중에 풀 수 있는게 있냐고 물어보셨고 나는 고개를 저었음

다른 문제지를 주셨음. 그 중에 풀 수 있는게 있냐고 물어보셨고 나는 고개를 저었음

또 다른 문제지를 주셨음. 그 중에 풀 수 있는게 있냐고 물어보셨고 간신히 두 문제를 풀었음


씨발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끝날 때까지 중2수학에 쩔쩔맨 개씨발 빡대가리 새끼였음

집에 가서 서럽게 광광 울었다 진짜. 쪽팔려서 뒤지고 싶었음

다음날 선생님이 학교 끝나고 문제집 한권 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감사의 그랜절이라도 박았어야 했는데...

그땐 그냥 쪽팔려서 고개 푹 수그리고 감사합니다 뱉고서 짜졌음


그렇게 겨울방학이 왔고 겨울방학 내내 문제집이랑 존나 씨름해서 고1 수학까진 붙잡을수 있게 됐음

그리고 행운이었던건 주인집 살던 형이 중학교 선배였고 말이 통하는 형이었음 그리고 수학을 잘했음

고대 떨어지고 재수준비하는 중 내 얘길 듣더니 흔쾌히 도와주기로 했다. 진짜 고마운 형이지.

그 형 덕에 수1까지는 어찌어찌 해볼만 한 레벨까지 올라섰다. 그런데 수2는 정말 다른 레벨이더라

6월까지 도움받았는데 6등급에서 도저히 오르질 않았다. 

소중한 재수생 시간 뺏는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스러워서 전 여기까진거 같다고 하고 빤쓰런함


쓰다보니 존나길어졌네 좀 팍 줄임

도저히 수2못할거같아서 나형하겠다고 박박우겼는데 주변에서 다 말림

학교에선 이색기 수학시간에 꿀잠자려는 속셈 다 알고있다 카더라

여름방학때 똥통학교에서 그나마 싹수보이는 100명정도 뽑아서 강제로 야자시켰는데 엉겁결에 나도 하게됨

여름방학땐 탐구 위주로 했는데 제일 부질없는짓이었음

2학기되니까 몸이 못버티기시작했음 자도자도피곤하더라 그래서 잤음 그냥 수업시간에 뭐라하든 어쩌피 내신 신경쓸처지가 아니니까

나형친다 해놓고 7월도 5등급받고 성적이안나오니까 초조해졌던거같음

9월 모의고사때 처음 1등급이란걸 맞아봄 언수외 151 그리고 처음으로 공부로 상장탐 부모님이 진짜 좋아하시더라


좋은건 좋은건데 나형친다 큰소리쳐놓고 5등급 나오니까 나도 어이가 없었음

10월에도 5등급나왔음 이때 정말 노이로제 걸렸다

근데 수능때 언수외 223 나옴 ㅋ 주관식 찍어서 맞춘게 컷다

지금은 모르겠는데 국민대 나형도 쓸수있었음 컷 낮은 학과썻고 예비번호없이 붙었다.



3줄 요약

씹똥통학교에서도 내신 언수외 694찍던놈이 운빨으로 수능 223(나형)찍고 국민대감

고2 겨울방학부터 시작해도 완전 늦은건 아님 근데 늦은거고 그만큼 더 빠지게해야댐

밑에 수저얘기 나왔는데 10중에 수저가 7이면 노력은 3쯤은된다 없는놈들은 3이라도 쟁취해야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