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짜내기 머리아파서 그냥 직구 박았음 ㅅㄱ


1: "이제 국정원이 괴뢰군 말고 괴물도 취조하냐?" 

2: "요즘 국정원은 괴물한테 피자 배달도 해주는구만."


같은 세계관 :  "왜 그냥 포기하지 않는거야? 영원한 쾌락이 눈앞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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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핫... 나같은 괴... 모습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해주다니, 당신... 완전 사교계의 꽃이네. 푸훗... 우리 왕국 파티에 가면 매너 만으로 외로운 기사 몇명 정도는 홀리겠는걸?"


박 사무관의 의도치 않은 배려가 숨 넘어갈 듯이 웃기다는 듯 신나게 웃어대던 에쉬르나가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아, 식사 전에 이렇게 신사님께 심려깊은 배려를 받을 줄이야, 그것도 전쟁터에서. 워낙 귀한 음식이라 그런가? 은식기라도 구해서 얌전히 먹어야 하려나?"

 

에쉬르나는 너스레를 떨며, 허리를 반듯이 편 채 여전히 히죽거리는 얼굴로 피자를 써는 시늉을 했다.

 

박 사무관은 창피함을 잊고자 헛기침을 한 뒤 건조하게 말했다.

 

"아뇨, 원래 손으로 먹는 음식입니다. 그냥 위의 재료들이 떨어지지 않게 적당히 들고 드시면 됩니다."

 

"후후. 그럼 사양않고."

 

그 말 직후, 에쉬르나의 흑색 갑주에 싸인 한쪽 팔이 '풀어졌다.'

 

그저 무늬인줄만 알았던 검은 갑주에 따라 나선형으로 나있는 선들이 풀어지며, 검은색 촉수들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공포스러운 광경에, 박 사무관은 자기도 모르게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뒷걸음질 쳤다. 

 

일련의 본능적인 공포가 행동을 지배한 박 사무관과 에쉬르나의 눈이 마주쳤다.

 

에쉬르나는 '아차' 하는 표정으로 다시 순식간에 촉수들을 모아 검은 갑주 형태의 팔로 바꾸었다.

 

"아아, 미안~ 조금 보기 낯설 텐데 말하는 걸 깜빡했네. 내 한쪽 팔은 촉수로 자유자재로 변형시킬 수 있거든. 데몬 들이 다들 그런 건 아니고, 내가 좀 신기한 케이스야."

 

팔이 촉수로 갈라지는 것이 '조금' 보기 낯설다는 그녀의 한없이 저평가된 어휘 선택에 대해 박 사무관은 동의하지 못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기에 박 사무관이 할 수 있는 것 이라고는 넋 나간 사람처럼 "아... 예." 라고 작게 끄덕거린 뒤 바닥에 널브러진 의자를 세워 아까 보다는 조금 떨어진 곳에 앉는 것 정도였다.

 

이번에는 한쪽 팔을 촉수들로 변형시키지 않고, 얌전히 피자 한 조각을 들어 한입에 해치운 에쉬르나의 표정이 다시금 풀어졌다.

 

거대한 뿔을 가진 2.7m 근육질의 '대악마'가 알 수없는 언어로 황홀한 얼굴을 한 채 피자를 씹으며 뭐라 중얼거리는 광경은, 참으로 살면서 보기 힘든 광경일테다.

 

한 5년 뒤에는 이 심문의 녹화본이 인터넷에 풀려 배달음식의 위대함을 알리는 짤로 돌아다닐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박 사무관이었다.

 

그렇게 세조각 정도를 순식간에 해치운 에쉬르나는, 이제서야 간신히 숨을 돌렸다는 듯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 이제 좀 살 것 같네. 미안, 이 신체가 에너지를 보통 소비하는게 아니어서 말이야. 자, 그럼 역사 수업이나 계속 해볼까?"

 

에쉬르나는 피자 한 조각을 가볍게 씹어 삼킨 뒤, 피자로 방해받았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우리 종족연합 제17군단은 원래는 동대륙과 서대륙 사이의 인류 제국의 '레실런' 섬을 점령 하기위해 투입된 병력들이야. '레실런' 섬은 지금은 인류 왕국이 대부분인 동대륙과 우리같은 아인종들이 대부분인 서대륙 사이에 있는 섬으로, 인류 제국이 그렇게 찬양해 마지않는 고대 인류의 유적들이 있고, 꽤나 큰 항구가 있는 섬이라 서로 다른 대륙으로 포탈을 이용하지 않고 상륙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점령해야 하는 섬이지."

 

"최근에 서대륙에서 밀려난 패잔병들이 다 몰려있는 섬을 기습한거라 피해는 컸지만, 어찌저찌 도시에서 제국 놈들을 쓸어버리고 몇 안되는 패잔병들은 섬 위쪽의 고대 사원 쪽으로 밀어냈지. 뭐, 그때까지만 해도 완전히 이긴줄 알았어. 섬 위쪽의 고대 유적은 포위되었고, 항구는 모조리 우리 손에 있었으니."

 

"밀려난 놈들이 제국 최정예라는 성기사단, 마도사단 이라는게 좀 걸리긴 했지. 그래봤자 어쩌겠어? 아무리 용맹한 성기사, 능력있는 마도사라 해도 바다를 가르고 수천명을 순식간에 텔레포트 시킬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피자 한 조각을 집어 올려 그대로 입을 쩌억 벌려 통째로 피자를 집어 넣은 에쉬르나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갑자기 유적에서 마나 폭풍이 치더니, 제국 그 새끼들이 케케묵은 전설로나 여겨졌던, 2천년 전에 고대 인류가 오갔다는 '차원문'을 열어 버렸다는거지. 나참, 내가 말하고도 믿을 수가 없네."

 

마법을 쓰는거나, 차원문을 여는거나 똑같이 말이 안되는 것 아닌가, 라 생각하던 박 사무관이었지만, 얘기의 흐름을 끊지 않기 위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가엾은 피자 조각이 마치 분노의 대상이라도 되는 양 날카로운 송곳니로 짓이기던 에쉬르나가, 계속해서 미간을 찌푸린채 얘기를 이어나갔다.

 

"우리 연합의 정예 추격 병력이 헐레벌떡 유적으로 쳐들어갔지만, 마지막 순간에 그... 성녀라는 개년이 불안정 하게 차원문을 열어버렸고, 유적 안에 있던 병력들은 모두 폭풍에 휩쓸려서 여기로 넘어온거야."

 

급하게 수첩에 귀중한 정보들을 슥슥 적어나가던 박 사무관이 고개를 갸우뚱 했다.

 

"거기까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강경파의 반란까지 이어지는 겁니까?"

 

"뭐, 쉽게 말하자면 당신들이 '고대 인류' 라고 생각한거야. 2천년전에 불현듯 동대륙에 나타나, 동대륙의 아인종 왕국들을 싸그리 멸망시킨 공포의 존재. 정신 지배도 통하지 않고, 마법도 통하지 않으며, 말도 통하지 않는, 오로지 아인종을 죽이는게 삶의 목적인 듯한 '이세상의 것이 아닌듯한' 존재."

 

"실제로 넘어오자마자 당신 측 신도들을 몇 명 잡았는데, 정말 정신계열 마법이 일체 통하지 않더라고. 이런 증거까지 있으니, 지휘관들 사이에서 내분이 난거지."

 

"처음 보는 문명 전체를 상대로 총력전을 일으키기에는, 너무 약한 '심증' 같은데요."

 

박 사무관의 의심스러운 말투에, 에쉬르나는 픽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처음에는 다들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어. 뭐, 우리 알테라에도 마력 저항성이 강한 생명체들이 없진 않으니까. 그저 미발견 대륙의 인간 왕국으로 열린 차원문이고, 정신 저항 마법을 걸어둔 것 뿐이겠지... 라고 다들 생각했지. 당신네들이 '고대 인류'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 말이야."

 

"고대 인류의 언어 말입니까? 그게 무슨..."

 

박 사무관의 물음표 가득한 말에, 에쉬르나는 자기가 더 어이가 없다는 듯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치며 말했다.

 

"그래. 지금 우리가 말하고 있는 '이 언어' 말이야."

 

"라틴어...?"

 

"아, 당신들은 라틴어라 하나보네."

 

"아니, 아니, 아니... 잠깐. 그게 어떻게... 그럼, 당신들과 우리 세계가 처음 만난 것이 아니라는..."

 

"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건 좋은데 말이야. 일단 하던 얘기는 마저 해도 될까?"

 

"아, 예. 죄송합니다... 계속 하시죠."

 

박 사무관은 인류사를 뒤흔들만한 정보를 마주한 충격에, 애써 고개만 작게 끄덕이며 대답했다.

 

"어찌됐건, 그런 확실한 증거가 나왔으니 지휘부의 의견은 둘로 갈라졌지. 지금 고대 인류의 본거지로 들어온게 뻔하니, 2천년전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모조리 불태워야 한다는 강경파. 그리고 당신들 쪽의 인간 신도들이 적개심 보다는 경악, 공포를 느끼는 것을 보면 이들이 전설속의 '아인종 학살자'들은 아닌 것 같으니 일단 대화를 해봐야 한다는 온건파."

 

"잠시만요. '신도' 라고요?"

 

박 사무관이 펜을 든 손을 들어 에쉬르나의 말을 끊고 물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분석에 따르면, 첫 '차원문' 전이는 대전의 중이온가속기 연구센터 (RAON) 에서 발생했을 터였다. 근처에 큰 교회나 종교시설은 없었을텐데...

 

"거대한 관문과 건축물들이 잔뜩 있는데, 딱히 뭘 만드는 길드의 공방 같지는 않고, 그냥 평민들이나 귀족들이 사는 곳 이라기엔 너무 조용하고. 다들 비슷비슷한 하얀색 동그란 모자에 회색 겉옷을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신도들 아니야? 다들 신전처럼 문에 가져다 대면 열어주는 유물 목걸이도 차고 있고 말이야. 무엇보다 차원문이 열릴 정도의 에너지가 농축된 곳이면 신전 말고 마법 대학 정도일텐데, 온갖 마나가 공기중에 잔뜩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마법 대학은 아니라 생각했지."

 

그녀의 스무고개 같은 말을 따라가며 잠시간 추리를 진행하던 박 사무관은 마침내 그녀가 무얼 말하는지 깨닫고는 작게 탄식을 내뱉었다. 


회색 겉옷에 하얀색 안전모, 그리고 출입을 위해 목에 걸고 다니는 키카드. 중이온가속기 연구 센터의 연구원들과 기술자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들... 어떻게 된겁니까?"

 

갑자기 진지해진 박 사무관의 말에 에쉬르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응? 아... 당신들, 그런거 신경 엄청 썼지. 걱정마. 포로로 잡은 신도들 몇명 한테는 그냥 마법으로 실험 몇 번 하고 억류해 뒀는데, 대부분은 반란 도중에 군단장 지시로 같이 데리고 도망쳤어. 그냥 냅뒀다간 강경파 들이 목을 썰게 뻔하니까."

 

"그건... 다행이군요."

 

그녀의 답변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은 해봐야 알겠지만, 막힘없이 술술 말하는 걸 보면 적어도 완전한 거짓말은 아닌 듯했다. 

 

"우리 군단장 언니는 인간이라도, 무고한 민간인은 전투에 휩쓸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진 아주 고지ㅅ... 철저한 원칙 주의자라구. 좀 답답하긴 한데..."

 

그렇게 살짝 투덜대는 에쉬르나 였지만, 그녀가 '군단장'을 언급하는 말투와 표정으로 보건대 그녀가 정말로 그 '군단장'의 행동에 답답함을 느끼거나, 심각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 듯 했다.

 

"아, 그렇다고 우리 군단장 언니가 대단하지 않다는 건 아니야? 이런 전쟁통에도 묵묵히 규칙과 법, 그리고 철칙에 의거하여 할 일을 해나가는 사람은 흔치 않거든. 특히나 지금 같은 분노와 광기가 넘치는 시대에는 더욱..."

 

"말씀하신 그 군단장님은 반란 모의에서 살아 남은 겁니까?"

 

박 사무관의 질문에, 에쉬르나의 낯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크게 부상을 입은 상태긴 하지만, 여전히 지휘는 하고 있어. 지휘관으로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 어쩐다 하면서 애써 내색하지는 않지만. 이 협상도 자기가 가겠다는걸 간신히 말려서 내가 온거라고?"

 

"그 협상이라 함은...?"

 

"키네리스 그년의 반란을 진압하고, 다시 17군단을 올바르게 군단장 통제 하에 둘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

 

"저희 병력을 빌려 달라는 겁니까?"

 

"에... 그정도 까지 바라는건 아니고. 배신자들을 처단하고 선동에 휩쓸렸던 병력들을 다시 설득하는 건 우리가 해야할 일이지. 단지,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총공격 계획이나, 대마법 전개 같은 광역 타격을 미루어 달라는 말이야. 당신들 병력들 수천명이 창칼을 들고 우리 병력들에게 뛰어들고 있는데, '이 인간들은 우릴 고의로 학살할 생각이 없어요~' 라는 말을 해봤자 아무런 설득력이 없을테니."

 

"지금, 그 '선동에 휩쓸린 병력'에 의해 우리 국민들이 목숨을 잃었고, 더욱 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도시에 갇혀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데, 저희는 기사단장님이 성공할 때까지 충분히 역습이 가능한 병력을 대기 시키라는 말이군요. 그 '반란' 진압 후의 병력들이 다시 통제에 따를지 완전한 확신도 없는 상태 에서요."

 

사실, 정부는 간신히 통제하고 있는 대전 방어선에서 전력도 모르는 상대와 갑자기 전선에 내던져진 예비군 병력들로 대규모 역습전을 치르기 보다는 대피 작전에 모든 행정력을 몰두하는 지극히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가 그 사실을 알 턱은 없을 테였다.

 

에쉬르나는 한 숨을 쉬고 말했다. 

 

"...설득력이 없다는 건 알고 있어. 우리가 감히 당신들에게 이러한 걸 요구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고. 물론, 당신들이 지금 넘어온 병력들을 다 죽여버리려 들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앞으로 수십년간 당신과 우리들은 피로 피를 씻는 역사를 쓰게 되지 않겠어?"

 

"먼저 대한민국의 국민들에 위해를 가하고, 국토를 침략한 것은 칼데아 왕국의 병력이지 않습니까? 첫 조우에서 무력을 행사하고 이제 저희에게 '올바른 선택'을 하라는 발언은 다소 무책임하다고 생각되는군요."

 

박 사무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대답했다. 

 

"칼데아 병력 중 '일부'가 먼저 당신들에게 위해를 가한 건 명백한 우리 잘못이 맞아. 그건 변명의 여지가 없어. 하지만 그런 일을 저지른 건 극히 일부의 극단 세력이 감정적으로 저지른 일이고, 그 일부가 일으킨 사건 때문에 당신들과 우리 사이의 역사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필요는 없지 않냐는 말이야."

  

"당신이나 우리나, 오해를 키워서 더 많은 피를 흘릴 필요는 없지 않겠어?"

 

에쉬르나는 그렇게 말하며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박 사무관은 그 미소 아래에 깔려 있는 저의가 기만인지, 아니면 진심에서 나오는 미소 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말은 굳이 따지자면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박 사무관은 그 뻔뻔해 보이는 태도가 거슬렸다. 자기들이 내부 단속 제대로 못해서 일어난 반란을 진압 할 때까지, 그 군대가 국민들과 도시를 작살 내는 걸 보고만 있어 달라고? 나참.

 

아예 예의도 없이, 높은 콧대를 들이밀며 뻔뻔하게 '인간이라면 주제를 알고 우리 종족들이 일을 정리할 때까지 기다려라!' 이런 식으로 나왔으면 마음이라도 편하게 국방부에게 재래식 화력 풀코스를 대접하라고 전달 할텐데, 저 단장 하나가 말주변이 없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정말 저 '칼데아 왕국' 이라는 세력 전체가 그냥 이런 '협상'에 서투른 것인지 알 바가 없으니 쉽사리 판단을 내릴 수도 없었다.

 

결국 박 사무관이 할 일은, 이 일을 더 높은 곳으로 전달하는 것 뿐이었다. 자신은 대변인일 뿐이고, 판단은 정치인과 군인, 공무원들이 할 일일테다.

  

"...지금 당장 제가 대답을 드리기는 어렵고, 아 측 정부 협상단에게 단장님의 요청을 전달하겠습니다. 그러면, 그 단장님이 말하는 반란 진압 계획은 대충 얼마나..." 

 

그때, 박 사무관의 이어 피스에 불청객이 다시금 끼어들었다.

 

"요원님, 통제실입니다. 긴급한 사안 입니다. 심문실에서 나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분위기도 못 읽나? 지금 저쪽 세계와 이쪽 세계의 수십년 역사를 판가름 하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무슨 당장 나오라 마라는 건지... 박 사무관은 다소 신경질적으로 이어피스에 대답했다.

 

"지금 중요한 단계입니다. 급한 일이 아니면 잠시만 기다려 주시죠."

 

몇 초 뒤, 이어피스를 통해 아까와는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박 사무관님, 청와대 국가안보실 입니다. 지금 아인종 무장 세력의 공격이 대전 방어선 전면에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협상은 일시 중단입니다. 당장 나와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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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속리산, 당소 문수봉 하나! 적군이 1차 방어선 '브라보' 구역을 공격 중이라 알림! 적 세력은 다수의 반투명 방어막 엄호 하 방어선에 근접하고 있음! 소화기 사격 효과 없음! 반복한다, 소화기 사격 효과 없음! 지금 당장 포병 지원이 필요하다 알림!" 


"여기는 속리산. 민간인 거주 지역에 포격 지원은 불가하다. 현재 공군 전폭기 편대가 정밀 폭격 지원을 위해 접근 중이다. 도착까지 2분. 이상."


"최소 연대 규모의 적 세력과 접촉했다! 항공 폭탄 몇 발로는 택도 없다고 알림!"


"당소 문수봉 둘! 전방 화기 진지가 적 세력에게 돌파 당했다 알림! 귀 중대가 보유중인 마지막 대전차 화기를 소진했다! 저 씨발 뭐 존나게 쏴대는 뱀인지 뭔지 좀 어떻게 해봐!"


"여기는 솔매 33, 적 최우선 목표 상대로 폭격 유도중. 데인저 클로즈, 데인저 클로즈. 탄착까지 3....2....1. 탄착 확인."


"콜록! 당소 문수봉 둘! 목표 격파 확인! 2 소대장, 화기 진지에 아직 살아있는 애들 뒤로 빼고 재정비 실시해!"


"당소 문수봉 둘 하나! 지금 적 세력이 방어선에 진입했다! 반복한다, 방어선에 진입했다! 지금 당장 지원이 필요하다! 저거,,, 아 씨발, 저기 위에!-"


"문수봉 둘 하나, 당소 문수봉 둘! 당장 거기서 나와! 씨발, K3! 저 날아다니는 새끼부터 빨리 쏴! 애들 다 죽는다고!"


"당소 성산봉 둘. 판저3 전량 소진! K4 탄약 50% 소진! 90mm 1분대 손실! 전선 유지가 어렵다고 알림!"


"여기는 속리산. 1차 방어선의 전 병력에게 알림. 전 병력은 후퇴하여 2차 방어선에서 재정비를 실시할 것. 현재 전차 대대가 엄호를 위해 2차 방어선으로 전개 중임. 반복한다... 전 병력은 후퇴하여..."


202X년 11월 17일 오후 4시 35분, '차원문' 사건 발생 T+22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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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유니버스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될 예정임. 왜냐면 본인이 장편 쓰는법을 잘 몰?루기 때문...


그리고 당연히 무지성 일방적 학살+고어 같은것도 안쓸예정. 현실적으로 양측이 대화의지가 있으면 자연히 우발적으로 발생했던 교전도 점차 가라앉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