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한 번쯤 해 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저 국회의원 놈들 언제 누가 싹 쓸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뭐, 적어도 이 글을 쓰는 작가 본인은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꽤 많았다.


맨날 싸우기만 하는 꼴을 보면 내가 국회의원을 뽑아다 국회에 앉혀 놓은 건지 병신을 뽑아다 앉혀 놓은 건지 헷갈리기도 했더랬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통령 박상훈입니다."


2017년. 국회의사당에서 대통령의 시정 연설이 있던 날이었다.


그곳에서 대통령은, 민생과 관련된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등을 위한 공무원 증원 등을 얘기하며 예산 확대를 얘기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되었다.


제1야당의 거센 반발 때문이 아니었다. 협조를 구했던 제2, 제3 야당의 배신 때문도 아니었다.


아무튼,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무리하려는 그 때...


콰앙!!!


갑작스러운 폭음이 들렸고,


"무슨..."


진상을 확인하러 가거나 대피하러 갈 시간도 없이, 국회의사당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입구부터 무너져내린 국회의사당은, 이후로 두 번의 폭발 끝에 완전히 붕괴했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것이 규정되어 있다.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


하지만, 국무총리도 대부분의 고위 장관들도 심지어는 내각과 국회의 구성원 모두가 죽은 상황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딱 한 명 뿐이었다.


바로, ts 증후군으로 인한 근골격계 약화를 치료하기 위한 물리치료를 받고 있던 여성가족부 장관 이정훈이었다.


그녀는 본래 50대의 남성으로, 아들을 하나 둔 가정의 가장이었다.


하지만 ts병이라는 초 희귀병에 걸려버린 그는, 매우 힘든 삶을 살아야 했다.


ts병은 전 세계에서 걸린 사람이 수천명에 불과한 희귀병이었고, 그가 국내 첫 사례였다.


당연히 이전 직장에서도 다른 직원들과의 마찰로 직장을 그만두고, 여러 일들을 전전하면서 살았다.


하지만 이정훈에게 주목하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여성계였다.


소위 말하는 한국의 페미니즘, PC 집단들은 세계의 다른 PC주의자들이 그렇듯이 ts병 환자들을 소수자 집단에 넣고 싶어했다.


그야, 그들 시선으로 보기에는 변해버린 몸에 정체성 고민을 항상 달고 다니는 ts병 환자들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소수자' 아니겠는가?


수가 적다는 이유로 대접을 못 받는 것도 사실이니 정말이지 그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도덕적 허영심을 채워주기 위한 완벽한 존재였으리라.


아무튼, 이정훈은 그들에 의해 끊임없는 회유를 받았고.


그는 마음은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받아들였고, 명목상 '우리는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라는 것을 내세우려는 페미니즘계에 의해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추천받아 이번 정부에서 그 자리에 있었다.


그렇게 꼭두각시 장관으로 앉혀진 그는 그 나름대로의 공부를 하고 정책 제안 등을 했다.


"여성전용주택이나 여성전용화장실은 낭비 같은데요, 여기 드는 예산을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에 대한 상담이라던가 지원으로 돌리면 안 될까요...?"

"그건 교육부의 일이라서요. 장관님."

"그러면, 청소년 업무는 여성가족부에서 왜 담당하는 건가요? 교육부에서 보면 될 거 같은데."

"장관님. 모르시면 공부하세요.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에요."

"네..."


하지만 그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노골적으로 장관인 그를 무시하는 듯한 말투로 '모르면 공부하세요'를 시전하며 정확한 용도를 모를 예산들을 옹호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것들은 모두 본인들과 일부 시민단체들을 위한 돈들이었다.


아무튼, 자신은 진짜 꼭두각시에 불과한 것을 알고 있는 이정훈은 있는 듯 없는 듯 한 1년 반을 지내고 있었다.


그래도 아무리 꼭두각시라지만 장관이라고 ts환자 전용 물리치료 프로그램을 신설한 것은 괜찮았다.


뭐, 쓸데없는 소리 말고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하는 것일 테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 날 이정훈 장관은 불가피한 이유. 그러니까 ts병 환자들에게는 죽거나 반불구가 될 지도 모르는 근골격계 약화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있느라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가지 못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의 자리는 유일하게 공석이었다.


그리고…


[국회의사당 폭발테러…생존자는 "0명 추정"]

[대한민국 최악의 테러. 배후는 누구?]


"제가…대통령 권한대행이라고요…?"

"예. 대통령 권한대행 16위이신 여성부 장관 이정훈 님 께서는 현 시간부로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셨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었다.


"대통령님, 이쪽으로."


대통령 비서실의 안내로 제네시스 G90 의전차량을 타고 도착한 곳은 있다고 전해지기만 하던 어딘가의 비밀 국무회의장이었다.


"대통령님 들어오십니다."


비밀 국무회의장 안에는 육, 해, 공군의 참모총장들과 비서실장, 경호실장 등이 있었다.


"그러니까, 이게 다 경호실장이 임무를 못 맡아서 그런 거 아니오!"


그들은 아무래도 서로 책임을 묻고 있었던 것 같다.


"아, 대통령님."


합참의장 이형준이 지금 막 도착한 '대통령 권한대행' 이정훈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했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지요."

"예. 대통령님."


이정훈과 이형준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논쟁이 시작되었다.


"그러니까, 이런 짓을 할 놈은 중국이나 북한밖에 없는 데. 현장 주변에서는 친북 시위하고 이런 게 있었다면서요? 답이 다 나온 거 아닙니까?"

"그 시위는 북한 정권과는 관련없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한 시위였습니다. 전혀 관련이 없어요."

"관련이 없긴 뭐가 없습니까. 요즘 새터민 차별이다 뭐다 해서 할당제 받아내려고 혈안이더만. 잡힌 간첩 중 하나도 그런 단체 소속 아니었습니까?"


구체적으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에 대한 논쟁이었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이정훈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여가부 장관 출신이 끼기에는 급이 조금 딸리는 게 사실이었으니까.


대통령 권한대행이라 해도 말이다.


모 드라마에서는 환경부 장관 출신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는데, 환경부 장관은 승계서열 14위고 여가부 장관은 승계서열이 그보다 2단계 아래인 16위로 진짜 최하위이니까.


"대통령님, 가급 국가주요시설인 국회의사당에 테러가 발생했다는 것은 선전포고나 다름없습니다. 어서 북한에 선전포고하고 전시태세 발령하시죠."

"안됩니다 대통령님! 선전포고는 함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국에게 귀속되어 있는 우리는 더더욱 그래서는 안 됩니다!"


합참의장과 국가안보실장 두 명이 동시에 이정훈에게 외쳤다.


합참의장은 북한을 배후로 지목, 전쟁을 수행하자는 강경론을 꺼내들었고. 국가안보실장은 외교적인 이유를 들어 상대적 온건론을 꺼내들었다.


"...언성을, 언성을 높이지 마세요. 두 분 모두."

"...네."

"...예."

"앉으시죠?"


이정훈은 나지막이 둘에게 언성을 가라앉히고 앉으라고 했다.


합참의장과 안보실장은 모두 어쨌든 대통령 권한대행의 말이기에 다시 자리에 앉았다.


"사건이 일어난 지 이제 수십분이 지났습니다. 제대로 북한과의 연관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으니 선전포고는 안됩니다."

"...예."


우선, 그녀는 선전포고를 하자던 합참의장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국정원과 보안사의 조사 결과 진짜로 북한과 관련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릴 것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는 합참의장을 조금 달래었다.


"그럼, 국내와 주변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예, 여기..."


그녀가 국제 정세를 묻자, 보좌관은 화면에 여러 국가들의 입장문과 관련 뉴스 기사들을 띄웠다.


[우리의 중요한 동맹국인 한국의 국가원수를 포함한 내각이 테러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포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전력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미국이 입장을 내었고,


[바로 옆의 친우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에 통석의 염을 금할 수가 없다. 우리 또한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전심전력을 다해 도우려 할 것이다.]


일본 또한 입장을 내었다.


그 외에 영국, 프랑스, 독일 등등의 국가들이 입장을 내었다.


그러나, 입장을 낸 것은 우호국들 뿐만이 아니었다.


[한국은 우리의 주요한 무역 파트너인데 이러한 일을 당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슬픈 일이다. 중국은 양국의 우호를 위해 합동조사단의 구성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잠재적, 아니 준 적국인 중국 또한 성명을 내었고.


[남조선이 당한 일은 우리 공화국과는 결단코 관계가 없으니 남측의 새 지도자는 경거망동하여 우리의 일로 중상모략을 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의 영원한 주적 북한은 우리가 한 일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었다.


"참, 어려운 일이네요."


지금 바로 시급한 것은 임시 국회와 내각의 구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더 큰 문제는 이 사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외교 관계의 파동이었다.


"...하하..."


참, 내정을 다지는 동시에 외교까지 신경써야 한다니.


그녀의 어깨가 참으로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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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빼고 적당히 다듬어 봄


원래는 그냥 현실 정치인들 이름 다 넣을라 하다가 참고 바꿈

그러면 진짜로 걷잡을 수 없게 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