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터키의 성교육>에 이어서 이번엔 <영국의 성교육>으로 돌아왔습니다. 여러분의 성을 향한 큰 관심에 감동했습니다ㅠ 감사합니다ㅠㅠ 댓글에 달아주신 여러 성들은 제가 차차 하나하나 천천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튼 오늘 소개해드릴 성은, 영국의 런던 탑(Tower of London) 입니다. 

모든 섬나라(라고 해봤자 영국과 일본ㅋ)가 다 그렇듯, 대륙과는 확연히 다른 역사와 문화가 나타납니다. 영국도 마찬가지죠. 대륙과 비교되는 영국의 특징은 많은 것이 있겠지만, 제가 뽑는 것은 한 세기 가량 빠른 정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륙에서 왕이 귀족들 눈치나 봐 가며 빌빌거릴 동안 영국의 왕은 손수(!) 귀족들의 모가지를 썰었고, 대륙에서 모든 것이 왕의 뜻으로 돌아가는 동안 영국에서는 의회가 왕을 견제했죠. 

그럼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인가. 저는 정복왕 윌리엄(William the Conqueror, 1028~87)의 치세라고 생각합니다. 노르망디 공작이었던 그는 영국을 침략해 그곳의 왕이 됩니다. 이게 노르만 왕조의 시작입니다. 영국을 정복한 왕은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럼 이제 뭘 할까요? 하렘을 만들어서... 죄송합니다(여담이지만, 그와 그 부인은 보기 드물게 금슬이 좋았다고 합니다. 둘의 스타트를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랬나 싶지만). 바로 집을 지어야죠! 그래서 그는 템즈 강가에 새롭게 건물을 세우는데, 그것이 바로 런던 탑의 시작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런던 탑 인근부터 강의 폭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런던의 중심부로 다이렉트로 뻗을 수 있는 관문이기도 하고요. 더구나 저 위치에 로마 제국시대의 건축물이 남아있었다고 하니 일석이조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11세기에 지어진 이 건물은 쭉쭉 이어져 현재에 이르게 됩니다. 

런던 탑의 정식 명칭은 여왕 폐하의 궁전이자 요새인 런던 탑(Her Majesty's Royal Palace and Fortress of the Tower of London)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런던 탑은 요새로 활용이 됩니다. 사실 저기에다 집만 짓고 살기에는 위치가 너무 좋잖아요? 그래서 꽤 오랜시간에 걸쳐 성벽도 두르고 했습니다만 정작 요새로의 용도로 잘 쓰이지는...

대신 런던 탑은 자신에게 딱 맞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바로 고위 귀족 및 왕족을 위한 감옥이었습니다;; 일단 위험한 인물이라 감시는 해야겠고, 그냥 감옥에 두자니 신분이 너무 높고, 그렇다고 다른 지방에 두기에는 거시기하고... 그러던 중에 런던 탑이 딱 눈에 들어온거죠. 런던 한복판에 높은 벽을 두른 건물이네? 개꿀!   

정말 유명한 사람들이 저곳을 거쳐가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프랜시스 베이컨, 토마스 모어, 앤 불린, 엘리자베스 1세, 앤 여왕, 캐서린 하워드, 그리고 레이디 제인 그레이. 그나저나 헨리 8세 관련 인물이 겁나 많네요. 몇 명이야 저게 다. 여튼 이렇게 죽은 사람이 많다보니 런던 탑에는 유령이 돌아다닌다는 이야기가 꽤 많이 돕니다. 앤 불린이 가장 유명하죠.

평생 자기의 뜻대로 살아보지 못한 9일의 여왕, 제인 그레이

그런데 더 골때리는게 있습니다. 저 건물, 동물원으로도 쓰였습니다;; 심지어 동물들도 매애우 비범했습니다. 호랑이, 사자, 타조, 기린, 코끼리, 뱀, 오랑우탄, 늑대, 표범... 심지어 북극곰도 있었습니다. 뭐 시발?

근데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저 동물들을 제대로 기르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사자야 뭐 고기 던져주면 되지만(새끼 사자는 왕자와 공주가 우유 먹이며 길렀다는 기록도 있고요). 타조는 뭘 먹일 겁니까... 그때 사람들도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는지 타조에게는 못을 먹였다고 합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믿었데요. 다행이도 곰은 탬즈 강에 풀어놓으면 알아서 고기 잡아 먹었다고 합니다. 사건사고도 많았는데, 오랑우탄이 아기를 찢어죽인(?!!!?)일도 있고, 호랑이랑 사자가 싸운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별에 별 일이 다 일어나던 동물원은 현재 다른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쓰다보니 별 뻘소리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은 것 같네요. 다음에는 뭘 써볼까... 일단은 프랑스를 생각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 남자의 속사정?